참사 1년, 기억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가득 찬 광장
야당 모두 참석, 여당은 당직자들만 참석

이태원에서 15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지 1년, 시청 광장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그러나 유가족이 준비한 대통령 자리는 끝내 채워지지 않았다.
3시부터 이태원역에서 행진을 시작한 유가족과 시민들의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용산 대통령실을 지나, 서울역에서 울렸고, 마침내 시청에 도달했다. 추모하기 위해 시청 앞에 도착해있던 시민들이 유가족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격려했다.
이번 추모대회에는 시민사회단체와 야당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윤희숙 진보당 대표가 함께했다. 녹색당과 노동당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여당 국회의원은 오지 않았다. 이만희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인요한 혁신위원장 등 당직자들만 참석했고, 유가족이 대통령을 위해 마련한 자리는 끝까지 비어 있었다.

29일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는 “159명이 별이 되어 사라진, 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해달라”는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여는 말로 시작됐다.
이 위원장은 이태원 참사 집회는 정치 집회라고 말했던 윤 대통령을 향해 “가족을 잃은 슬픈 마음과 고통의 순간을 위로받으면서, 1년 전의 악몽 같은 시간을 돌아보며, 잃어버린 우리 아이들을 추모하는 이 시간은 결코 정치 집회가 아니”라고 말하며 “참사 이후 우리 유가족들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정치적 행동을 한 적이 없고. 단지 우리는 우리의 억울함을 호소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우리에겐 특별법만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밝히며. “특별법은 국민의 참사에 대한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는 법안이기도 하다. 진정성 있는 자세로 특별법 통화에 힘을 보태달라” 호소했다.

이 자리에는 1년 전 이태원에서 생존한 이주현 씨도 참석했다. “처음에는 이 자리를 거절했었다”는 이주현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어렵게 발언을 이어갔다. “짧은 5분 안에 제 마음과 생각을 다 전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못한 말은 그냥 다 없는 말이 될 것 같았다”
그렇지만 이주현 씨는 분노했다. “어떤 사람들은 저보고 운이 좋다고 하는데, 그럼 거기서 희생당한 159명은 운으로 생사가 갈렸어야 했던 것이냐”고 따졌다. 분향소보다 이태원을 더 자주 갔다는 이주현 씨는 “외면한다고 해서 없던 일이 되지 않는다. 저는 여기 항상 계속 서 있을 것이고, 생존자로 계속해서 남아있을 것이고, 그때 상황이 어땠는지 계속해서 기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같은 날 윤 대통령은 성북구 영암교회의 참사 1주기 추도 예배에 참석했다. 유가족이 모인 시청 앞 추모대회는 “정치적 행사”라며 참석을 거부하고 교회로 향한 것이다, 하지만 26일, 해외 순방에서 돌아온 대통령은 곧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모식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 정치적 행보를 보인 바 있다.
교회 추모식에서 대통령은 “불의의 사고로 떠난 분들, 이분들이 사랑했던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며 "반드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그분들의 희생이 헛되게 만들지 않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