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정치연구(10)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물고기 풍년에 대한 염원은 각별하다. 거기에는 그만한 사연이 있다.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너무도 뜻밖에 집무열차에서 순직하였다는 비보를 받고 달려가니, 열차집무실 책상 위에는 평양 시민들에게 새해를 맞으며 물고기를 공급할 데 대한 비준문건이 놓여있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 문건이 “장군님께서 마지막으로 보아주신 문건”이라며, 자신이 “수산부문을 추켜세워 우리 인민들에게 더 많은 물고기를 먹이려고 하는 것도 장군님께서 마지막으로 남기신 유훈을 관철하기 위해서”라고 후에 갈린 음성으로 일군들에게 말하였다고 한다.
‘유훈 관철’을 절대적으로 생각하고 전당에 어길 수 없는 확고한 방침으로 정해 놓은 김정은 위원장은, ‘장군님의 마지막 유훈’을 자신이 관철할 결심을 굳히고 있었던 것이다.
2011년 12월 16일 21시13분 물고기 공급 문서에 비준을 한 김정일 위원장은 그 밤으로 또 다시 현지지도의 길을 떠나려고 하였다. 일군들은 한사코 만류하였다. 12월에 들어서면서 의사들이 25일까지는 특별히 건강에 주의하여야 한다고, 휴식을 해야 한다고 간절히 말했다는 것을 그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전날인 12월 15일도 역시 휴식하기를 절절히 호소하는 일군들에게 김정일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지금까지 언제 한번 인민을 위한 길에서 힘들다고 물러서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 인민들을 남부럽지 않게 내세워 주려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어떻게 편안히 앉아 휴식할 수 있겠습니까. 나는 우리 인민을 위하여 강행군을 할 때가 제일 맘이 편하고, 백날을 호강하는 것보다 더 좋습니다.”
12월 17일 8시 30분, 겹쌓인 정신육체적 과로로 하여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달리는 야전열차에서 순직하였다.
![▲ 2009년 4월 삼일포특산물공장을 현지지도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진 : 조선의 오늘 캡처]](/news/photo/202012/11160_23266_4431.jpg)
지난 시기 삼일포 특산물공장 현지 지도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이렇게 말 한 적이 있다.
“우리 인민을 하루빨리 남부럽지 않게 잘 살게 하려는 것이 나의 가장 큰 소원이고 이를 현실로 꽃피우는 길에서 우리 인민과 고락을 함께하며 정력적으로 사업하는 것이 나의 가장 큰 낙입니다.”
인민들에게 풍족하게 물고기를 먹이려는 김정일 위원장의 일화, 《물고기떼에 비낀 소원》은 유명하다. 김 위원장이 어느 한 양어장에 갔을 때 자신에게로 물고기들이 모여들자, “이 물고기떼가 인민들에게로 갔으면 얼마나 좋겠는가”고 가슴 속 소원을 말하였다는 일화이다.
![▲ 201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경남도 금야군 원평대흥수산사업소를 시찰하는 모습 [사진 : 조선의 오늘 캡처]](/news/photo/202012/11160_23267_4723.jpg)
그 소원을 이루려고 2010년 대한날인 1월 20일에도 강추위를 무릅쓰고 수산기업소들을 찾아갔고, 2월 2일에도 원평대흥수산사업소를 찾아갔다.
그 날은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들이닥친 강추위로 바닷물마저 얼어붙었다. 배가 수산사업소 앞바다에 이르렀을 때, 두께가 수십㎝가 넘는 얼음층이 가로막았고 얼음까기를 하면서 한치 한치 헤쳐나가 마침내 잔교에 배를 붙이고야 말았다. 선원들도 항해에 나설 엄두를 못내는 그런 날이었다.
평양시민들에게 공급하려는 물고기가 원산항에 도착했다는 보고를 받은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들이 집행을 잘해서 장군님의 뜨거운 사랑이 시민들에게 빠짐없이 가닿도록 해야 합니다. 설날까지 열흘밖에 없는데 빨리 수송조직을 해야겠습니다. 애도기간이라고 이것저것 재지 말고 화물렬차, 랭동차들을 긴급동원하시오...”
라며 문건에 비준하였다.
2012년 새해 첫날, 물고기를 받아 안은 평양시민들은 그저 눈물만을 흘릴 뿐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장군님의 마지막 유훈’을 관철하기 위하여 인민경제 여러 부문들 가운데서 가장 뒤떨어져 있는 수산부문을 추켜세울 결심을 하고 인민군대를 선도자로 내세웠다.
김정은 위원장의 ‘유훈관철전’ 호소에 인민군대 수산부문의 일군들과 어로공들은 물고기대풍으로 화답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수산사업소 현지 지도에서 “물고기 비린내를 맡으니 기분이 상쾌해진다”면서, “인민군대 수산부문의 일군들이 잡아들인 물고기를 미처 처리하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는데 얼마나 좋은가”고 기쁨에 넘쳐 말하였다.
2014년 12월 27일 당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성대하게 열린 표창수여식 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이렇게 평가하였다.
“인민군대 수산부문에서는 이번에 우리나라 바다에는 물고기가 없다고 이런저런 조건타발을 하던 신념이 투철하지 못한 패배주의자들에게 사상적 타격을 주었습니다. 올해 인민군대와 사회의 물고기잡이 실적에서 차이가 생긴 것은 어로방법이나 조건과 환경이 문제로 된 것이 아니라 당의 사상과 방침을 어떻게 접수하고 어떻게 관철하는가 하는 관점과 투쟁기풍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인민군대 수산부문에서는 당에 대한 끝없는 충성심을 안고 당의 방침관철을 위해 목숨을 내대고 헌신의 땀방울을 바침으로써 물고기대풍이라는 빛나는 결실을 이룩하였습니다.”
이어 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불리한 어황조건에서도 물고기대풍을 안아 온 성과를 통하여 수산부문에서부터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돌파구를 열어나갈 결심을 피력하며, “사회주의 조국의 바다를 황금해로 전변시킬 것"을 호소하였다.
![▲ 조선인민군 제810군부대산하 석막대서양연어종어장과 락산바다연어양어사업소를 현지지도하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 : 조선중앙통신]](/news/photo/202012/11160_23268_4916.jpg)
![▲ 조선인민군 제810군부대산하 석막대서양연어종어장과 락산바다연어양어사업소를 현지지도하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 : 조선중앙통신]](/news/photo/202012/11160_23269_501.jpg)
2015년 5월 함경북도 석막대서양연어종어장과 낙산바다연어양어사업소 현지 지도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커다란 기쁨을 선사하였다.
일찍이 “련어양어를 기어이 성공시키고 우리 함께 손을 잡고 금수산태양궁전에 계시는 어버이 장군님께 인사를 드리자”고 하던 소원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전망이 확고한 고급어족생산기지가 마련된 것에 대해 기뻐하며, 일군들에게 “련어양어는 내 나라, 내 조국을 위한 일이며 바다 련어양어를 실현해야 우리나라가 양어가 발전된 나라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다고 하신 위대한 장군님의 유훈을 심장깊이 새기고 소문 없이 큰일을 해놓았다”고 대만족을 표시하면서 “우리나라를 바다양어와 양식에서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들어서게 하여야 한다"고 당부하였다.
![▲ 2020년 6월 10일 함경북도 직하대서양연어종어장을 현지지도하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 : 조선의 오늘 캡처]](/news/photo/202012/11160_23270_5326.jpg)
2020년 6월 10일 자 <조선의 오늘>은 함경북도 직하대서양연어종어장에서 칠색송어를 바닷물에 적응시켜 그물우리양어장에서 키우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하였다. 아울러 칠색송어 외에도 다른 종류의 민물고기를 바다에서 기를 높은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2016년 2월 14일 로동신문 정론 <유훈, 불러만 봐도 눈물이 앞을 가리운다>에는 이런 내용이 나와 있다.
유훈, 그것은 오늘도 들려오는 장군님의 당부, 폐부에 스며드는 장군님의 음성, 뜨겁게 다가서는 장군님의 모습이다.
그이의 체취, 그이의 사색, 그이의 꿈과 리상이였기에 유훈관철, 이 앞에서 우리 원수님의 심장은 언제나 진할 줄 모르는 것이며 그 길에선 영원히 만족을 모르며 끝없이, 끝없이 앞으로만 마음달리신다.
김정일 위원장은 평소 “자신의 한 생을 쥐어짜면 인민이라는 두 글자가 남는다”고 말하였다.
그렇기에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심정을 이렇게 토로한 적이 있었다.
“나는 지금도 펼치면 바다가 되고 쌓으면 하늘에 닿을 장군님의 한생의 업적을 합치면 인민뿐이라고 노래한 〈인민사랑의 노래〉를 들을 때면 한평생 인민을 마음속에 안고계신 장군님의 자애로운 영상이 어려와 눈물이 나오는 것을 금할 수 없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인민은 곧 “위대한 수령님들”이었다. 인민을 위한 유훈관철은 곧 “생명선”이었다.
로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해설한 2015년 2월 21일자 로동신문 사설은 유훈관철에 대한 당의 입장을 이렇게 분명히 천명하였다.
위대한 김정일동지의 유훈을 한치의 드팀도 없이, 한걸음의 양보도 없이 무조건 끝까지 관철하여 우리나라를 세계가 우러르는 천하제일강국, 인민의 락원으로 만들려는 것은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이고 의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