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철회 당론 어렵다는 우상호 원내대표, 야3당 합의 '사드특위'가 3개월째 구성 안 된 것도 몰라

지난 밤, 민주당의 책임있는 의원들은 끝내 농성장을 찾지 않았다. 실망감을 안고 국회 앞 출근 1인 시위에 나선 농성자들은 정문, 후문 등 5군데에서 사드저지의 절박한 마음을 국회 근무자들에게 전달했으며, 오전9시30분에는 야3당과 퇴진본부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박근혜체제 적폐청산은 6대 긴급현안 해결부터! 국회토론회’에 참석해 야3당 원내대표의 인사말을 유심히 경청했다.
인사말에서 민주당은 “사드배치 논의는 차기정권으로 넘겨라”는 당론을 이야기했고, 국민의 당은 “사드반대가 당론”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밝혔으며, 정의당은 “사드 즉각철회”를 외치며 다른 야당의 분발을 촉구했다. 야당들이 공히 사드배치에 대해 우려하는 기조를 가지고 있고, 차기정권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았지만 문제는 ‘행동’이 받침되고 있지 않다는 것.
대표들의 인사말이 끝나고,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자리를 뜨자, 농성자들은 우대표의 입장을 정확히 듣기위해 국회 로비로 따라 나갔으며, 그 자리에서 몇 가지를 물었는데 돌아온 답변에 실망하는 눈치가 역력했다.“민주당에서 점거농성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못 들었느냐. 왜 오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알지 못했다”고 답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우 원내대표와 11시부터 당대표실에서 1시간가량 공식면담을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 농성자 대표는 ‘국방부-롯데의 토지교환 합의서가 교환되면 사실상 사드는 불가역적으로 되는데, 차기정권으로 넘기라는 소리가 공염불이 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있는가를 물었으며, 우 원내대표는 사드철회를 명확히 당론으로 정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노력하고 있다며, 모든 것을 다 밝힐 수는 없음을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농성자들이‘미국-국방부간 사드배치 합의문을 본적이 있는가’라고 따지며, 국회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도 왜 놓고 있는지, 야3당이 3개월 전에 합의한 ‘사드특위’는 왜 시작조차 하지 않고 있는지 따져 묻자, 우 원내대표는 옆 사람에게 '사드특위가 아직 구성되지 않았냐'고 되물어 참가자들의 허탈감을 자아냈다. 본인이 사드대책위원장이었다가 원내대표가 되면서 당으로 넘겼는데 최순실 사태 등으로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 같다며 앞으로 김영호 의원 등을 통해 사드대책위부터 재가동할 의지를 표명했다.
농성자들은 그간 민주당이 립서비스만 하고, 구체적인 행동이 없는 것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으며, 당대표와의 면담을 주선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우 대표는 오늘은 농성자의 의견을 잘 들었고, 당내에서 사드논의를 좀 더 강화하겠다면서도 자신이 당대표를 강제할 권한이 없다며 당 대표와의 면담주선에는 난색을 표했다.

농성자들은 자신들이 어제 전달한 공식질의에 대해 민주당에서 납득할 만한 공식답변을 받을 때 까지 점거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우 원내대표가 자리를 뜨자 김영호, 김현권 의원과 면담이 이어졌는데, 이 자리에서 추미애 당 대표와의 면담을 두 의원이 추진하기로 합의를 봤다.
이후 농성자들은 최근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을 만나고 온 송영길 의원이 오후 3시30분에 민주당사에 온다는 연락이 와 농성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의장이 농성장을 지지방문 해 함께 사드철회에 힘을 모을 것에 대한 결의를 나눴다. 송의원과의 간담회 후에는 저녁7시에 민주당사 앞에서 사드저지 긴급촛불집회가 개최되며, 저녁8시에는 농성장에서 농성자 전체회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