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0억 달러...역대 최대 규모 무역 흑자
제조업 강국으로의 도약
국제적 반발과 심화하는 보호무역주의
“중국에서의 제조, 포기할 수 없어”

중국이 2024년 한 해 동안 거의 1조 달러에 달하는 무역 흑자를 기록하며 글로벌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이는 20세기 중반 미국이 전쟁 이후 제조업을 지배하던 시절 이래 전례 없는 수준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 흑자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수출은 총 3조 5,800억 달러로, 수입 2조 5,900억 달러를 크게 앞질렀다. 9900억 달러의 흑자는 2022년의 이전 기록인 8380억 달러를 경신했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이 수치는 20세기 어느 국가의 흑자 기록도 능가하며, 독일과 일본 같은 전통적인 수출 강국들을 넘어선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전에 관세 인상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수출이 급증하며 월간 무역 흑자도 1,048억 달러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제조업 강국으로의 도약
중국은 자동차, 태양광 패널, 로봇, 전기차 등 전 세계 제조업의 약 3분의 1을 책임지고 있다. 이는 미국, 일본, 독일, 한국, 영국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수출 주도형 성장은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단순 생산직뿐 아니라 엔지니어, 디자이너, 연구원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에게도 기회를 제공했다.
또, 중국의 성장 전략은 자급자족에 초점을 맞춘 ‘중국제조 2025’ 정책에 의해 더욱 가속화되었다. 이 정책은 첨단제조업을 지원하기 위해 3,000억 달러를 투자하며 자동차 수출에서 일본을 앞지르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국제적 반발과 심화하는 보호무역주의
반면, 중국의 수출 호황이 이어지는 동안 미국 경제는 주택 시장 붕괴와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백만 명의 건설업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중산층 가계는 큰 손실을 입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제품 구매를 꺼리고 있다.
중국의 압도적인 수출은 여러 나라에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럽연합과 미국이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거나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등 그간 자신들이 주장해왔던 자유무역을 철저히 부정하는 행보를 보이는 이유다.
이에 대해 왕링쥔 중국 관세청 부국장은 “이는 본질적으로 보호무역주의에 불과하다”며 중국의 발전을 견제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중국에서의 제조, 포기할 수 없어”
중국은 1993년 이후로 무역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특히 인플레이션을 조정할 경우 2024년 무역 흑자는 이전 타국이 세운 기록들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예를 들어 일본의 흑자는 1993년에 960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으나 오늘날 달러로 환산하면 1,850억 달러로, 지난해 중국 흑자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독일 역시 10년 전 유럽 금융 위기 이후 수년간 엄청난 무역 흑자를 기록했으나, 그 규모는 2017년에 현재 가치 3,260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수준이라 작년 9900억 달러를 낸 중국의 흑자 규모에 한참 못 미친다.
이에 미국 기업인 에릭 포세스는 “미국에서 생산하는 비용은 두 배나 들고, 필요한 전자 부품은 미국에서 제조조차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서방 정부 관료들의 생각과 달리 여전히 중국에서의 제조가 경쟁력을 갖춘 선택지임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