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란·이스라엘 전쟁은 일어날 것인가

다. 이란·이스라엘전쟁은 일어날 것인가.

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큰 테러조직은 이스라엘이다.

테러와 전쟁으로 살인과 파괴를 가장 많이 하는 나라는 물론 미국이다. 하지만 국가, 정부 자체가 테러를 일삼는 데서 이스라엘을 따라갈 곳이 없다.

이스라엘은 테러를 벌이는데서 수단과 방법을 가지지 않는다. 이들이 자행하는 납치, 고문, 살인 방법은 잔인하기 그지없다. 국가기구, 정규군의 무력까지 동원하는 이들의 테러는 국제사회의 공인된 규범과 질서도 아랑곳하지 않는 뻔뻔스러움으로 유명하다.

2024년 7월 31일 이스라엘은 이란의 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수도 테헤란을 방문한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엘 하니예를 살해하였다.

며칠뒤 이스라엘은 드론으로 공격하여 하마스를 살해했다고 하며 자신들이 소행임을 인정하였다.

다른 나라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국가수반을 그가 방문한 그 나라에 침공하여 살해하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그런 짓을 버젓이 벌이는 놈들이다. 이들은 다른 나라 대사관도 대놓고 폭격한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이스라엘의 테러에 의해 목숨을 잃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몇년사이에 이란의 고위급 지휘관 두 명이 이스라엘의 테러에 의해 살해당하였다.

가장 최근의 사건은 이란의 혁명수비대 예하 쿠드스군 사령관인 모하메드 레자 자헤디를 살해한 일이다. ‘혁명수비대’는 이란의 정규군 명칭이다. ‘쿠드스군’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다.

2024년 4월 1일 이스라엘 F-35 전투기가 미사일 6발을 발사하였다. 공격 대상은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에 있는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이었다.

이 폭격으로 자헤디 사령관을 포함하여 이슬람 혁명수비대 대원 7명, 골란해방전선 단원 8명, 헤즈볼라 단원 1명 등 1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자국영토를 공격한 것, 그것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외국 수반을 살해한 것은 이란으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용납해서도 안되는 일이다.

이같은 명백한 주권침해, 도발에 대해 이란은 이스라엘에 보복을 하는 것이 당연하며, 전면전을 불사한 응징공격을 해야 한다.

이것을 못하면 이란은 국제사회에서 자주독립국가로 대접받기 힘들 것이다. 앞으로는 이란의 대통령취임식이나 국가행사에 다른 나라는 참석하기를 꺼릴 것이다.

그런데 이란은 미적거리고 있다.

앞서 말한 자헤디 사령관 살해사건때 이란은 무려 12일 후에야 이스라엘을 향해 200여발의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다.

물론 그 대부분은 이라크에 있는 미군의 요격망과 이스라엘의 요격체제에 걸려 격추되었다. 이란의 공격은 이스라엘에게는 의미있는 타격을 주지 못하였다.

그런데 이란은 단한번의 공격만 하고 말았다. 심지어 이란은 더 이상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까지 발표하였다.

자헤딘 사령관을 살해하기 4년전인 2020년 1월 이스라엘은 이라크의 바그다드공항을 공습하여 그곳을 방문하고 있던 이란 혁명수비대의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살해하였다.

솔레이마니는 이란 국민들에게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이었으며 이란의 이슬람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측근이었으며 유력한 이란의 차기 대통령이었다.

그런데 이란의 대응은 이라크에 있는 미군기지에 몇발의 미사일을 쏘는 것뿐이었다. 그것도 시간과 대상을 미국에게 미리 통지하고 발사하였다.

이란이 의미있게 한 일이라고는 솔레이마니의 장례식을 크게 치른 것이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그 장례식 행렬에 폭탄을 터트려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치게 하였다.

그로부터 4년뒤 이스라엘은 솔레이마니의 후임 이슬람 혁명 수비대 산하 쿠드스군의 사령관 자헤디를 살해하였다.

거듭해서 얻어맞는 자에게는 그럴만한 까닭이 있기 마련이다.

이란에는 미국에게 협조하는 것들, 이스라엘의 첩자가 득실득실하다. 이번 사건에서 확인할 수 있듯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지도부의 상당히 깊은 곳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모사드를 비롯한 이스라엘의 공작기관들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묘사되지만 그들에게는 이런 배신자, 변절자들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물론 미국도 자기들의 협조자를 통해 얻는 정보를 이스라엘에게 제공해 주고 있다.

모사드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특별함은 그들이 살인에 중독된 인간백정이라는 것이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있다.

우리가 유의해야 하는 것은 미국과 윤석열의 대한민국이 틈만나면 지껄여 대는 ‘참수작전’이라는 것이 결국 이런 것이라는 점이다. 이보다 더한 방법도 사용한다는 점에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하니예 암살이 자신들이 저지른 일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고 있다. 드론 공습으로 이 일을 해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런 주장은 자기들의 협조자들을 숨기려는 수작이다.

아마도 하니예의 숙소에 설치한 폭탄 또는 근거리에서 발사한 폭탄을 사용했을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이 무엇이었건 자헤디나 솔레이마니의 경우와 같이 하니예의 일정이나 동선과 같은 극비사항이 이스라엘에게 파악되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헤즈볼라의 지도자급 인물을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하니예는 오랜기간동안 이스라엘의 추적을 잘 피해왔다. 그것은 이란과는 다르게 하마스의 조직력이 탄탄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하니예는 이란이 자기 나라의 군 사령관도 지키지 못한다는 사실에 유의하지 않았다. 이것은 하니예가 저지른 일생일대의 실수다.

곧 이란이 무언가를 하겠지만 이미 체면과 위신은 구겨질대로 다 구겨졌다. 하게될 그 무엇마저도 신통하지도 않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사건직후 이란의 이슬람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공격’ 명령을 내렸음에도 이란의 혁명수비대는 잠잠하다.

이란의 신임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이 하메네이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는, 좀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논쟁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페세시키안은 얼마전 이란의 대통령으로 당선된 자이다. 그는 의사출신으로 이전 정부에서 보건상을 하기도 했다. 물론 그가 이스라엘에 대한 응징을 하지 않으려는 것은 군인 출신이 아니기 때문은 아니다. 코미디안 출신이라고 전쟁을 지휘하지 못하는 건 아니니까.

문제는 페세시키안이 서방사회와 미국식 생활을 동경하는 자라는데 있다. 이란에는 이런 사람들이 꽤 있다. 이들을 서방언론들은 ‘개혁파’라고 부르는데 선거에서 이슬람주의자들과 번갈아가며 이란의 대통령 자리를 차지한다.

이란은 회교혁명으로 봉건왕조체제, 미국놈들의 앞잡이 정권을 타도하는데는 성공했으나 사회의 혁명적 개조를 이루지는 못했다. 물론 이것은 이슬람주의를 지도이념으로 하고 있는 나라들이 안고있는 근본적인 한계이기도 하다.

하니예의 일정과 동선은 극비였다. 이스라엘은 극비중의 극비인 하니예의 숙소를 어떻게 미리 알아냈을까. 추정하건대 이란의 새 대통령 페세시키안 측에서 미국놈들에게로 흘러나갔을 가능성이 크다.

이란은 대통령이 이슬람최고지도자의 명령을 집행하기를 거부하고 상반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이런 일이 자국의 언론에 보도된다. 이란이 정신이 좀 몽롱한 나라라는 것을 말해준다.

물론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는데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다. 이스라엘을 공격하려면 이라크와 요르단의 영공과 영토를 지나가야 한다. 바다로 접근하는 길은 매우 마땅치 않으며 이란에게는 그렇게 먼거리를 항해할 해군력도 없다.

이라크와 요르단 영공을 통과하려고 해도 이란의 공군력은 그렇게 강하지 않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국경은 가까운 곳도 1천km가 넘는다.

이란에게는 이스라엘까지 날아가 타격할 수 있는 전투기·폭격기가 없다.

미사일 기술은 초보적인 단계를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드론은 장거리 비행을 하여 타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무기다.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은 이라크에 있는 미군기지들의 요격망과 전투기를 피해 가기 어렵다. 최신 회피기능이 없는 이란의 미사일들과 속도가 느린 드론은 이스라엘의 요격망을 뚫기 힘들다.

반면 이란의 공군력, 군사력은 이스라엘의 공군을 막을 힘이 없다.

자헤디 사령관 살해에 대한 보복이라며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하자 이스라엘은 공군을 동원하여 테헤란 등을 폭격하였다. 이란은 일방적으로 얻어맞았다. 그 폭격을 얻어맞고 이란이 한 일은 ‘자기들은 이스라엘을 또 공격할 계획이 없다’는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이란의 개혁파 대통령 페세시키안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이란의 개혁파들에게는 이스라엘은 힘이 강하고 두려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쟁은 군사기술적인 요인과 조건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전쟁은 지리적 조건, 군사력의 장단점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전쟁은 전쟁수행의지에 의해 결정된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는데 이런저런 애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결행하지 않고 있는 것은 주권수호에 대한 의지가 분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쟁을 수행하려는 의지가 약한 때문이다.

지금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미국 본토에 대한 타격능력은 고사하고 동해로 접근해오는 미 항모전단을 공격할 마땅한 수단조차 없던 70년대와 80년대를 돌이켜 보게 된다.

그런 조건에서도 미국의 거듭된 위협과 군사적 압박에 굴하지 않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참으로 대단한 나라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도발에는 전쟁으로 답하겠다.’ ‘전면전쟁에는 전면전쟁으로!’라는 구호는 듣기에는 속시원하다.

하지만 이 구호는 전쟁의 참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나라의 자주권과 인민의 자유와 행복은 어떤 댓가를 치루고서라도 지키고 말겠다는 전쟁수행의지가 확고하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들 수 없는 구호다.

오랫동안 팔레스타인 인민들이 투쟁을 조직지도해온 PLO는(팔레스타인민족해방전선) 1993년에 이스라엘과 오슬로협정을 맺고 손에서 무기를 내려놓게 된다.

PLO가 투쟁의 기치를 내려놓는 대신 얻은 것은 자치권이라는 문서장이었으며 자치경찰이라는 허약하기 짝이 없는 군사력이었다.

굴욕적인 오슬로협정에 반대한 사람들은 PLO를 탈퇴하여 정치군사조직을 결성하였다. 그것이 하마스다.

이렇게되자 PLO의 대표자였던 아라파트(야세르 아라파트, 본명 모함메드 압델라우프 아라파트 알쿠드와 알후세이니, 1929∼2004)의 위신과 영향력은 급격히 추락하였다.

물론 아라파트가 꿈꾼 오슬로협정에 의한 팔레스타인 국가건설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협정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을 침공하기 시작했다. 아라파트는 이스라엘 군대가 점령한 지역에서 연금된 상태로 말년을 지내게 되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힘이 빠지고 늙었다고 해서 아라파트를 그대로 두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기어이 아라파트를 독살하여 죽이고 만다.

제국주의 침략자들에게 환상을 가지고 양보를 기대하면, 제국주의 침략자들과의 투쟁을 멈추면, 어떤 결말이 오는 가는 수많은 사례들이 한치의 어김도 없이 말해주고 있다.

이란(정식명칭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어떤 나라인가? 이 물음에 간단히 답하기는 쉽지 않다.

이란은 이슬람을 국교로 하는 중동국가이면서 아랍과는 다른 별개의 역사를 가진 나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속빈 강정같지만 어쨌든 회교혁명으로 미국을 몰아낸 나라이기 때문이다.

굳이 요약한다면 ‘이슬람주의에 의거하여 기독교와 서구식 문화를 배척하는 성향이 강한 나라이며 중동의 국가들, 특히 이슬람나라들의 맹주를 지향하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이란이 미제의 식민지배를 허용하지 않는 자주성이 강한 나라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사회와 나라의 개조발전(혁명화)을 이루는 사상이론으로서는 명백한 한계가 있는 이슬람(회교)을 이념으로 삼고 있는 나라라는 뜻이다.

또한 이것은 중동의 많은 나라들 특히 이슬람 국가들과 인민들이 미국과 대립·대결하고 있음으로 반미노선을 채택하고 있으나 세계의 반제자주화위업에 복무하는 정신이나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이란과 그렇게 가깝게 지내지 않는데는 다 까닭이 있는 것이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침공, 도발에 대해 응당한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지리적 요인이나 군사력의 문제가 아니다.

이유는 주권수호의지가 강하지 못하고 전쟁을 수행하려는 결의가 높지 않은데 있다.

무엇보다 반제정신이 투철하지 못한 것, 제국주의, 제국주의 침략자들에 대한 환상이 있는 것이 근본원인이다.

‘전쟁은 무기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담력으로 한다.’는 격언이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지금의 이란은 예멘의 후티군보다 나을 것이 없다.

‘미국놈들이 이란을 반미국가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란으로서는 억울한 일이다.’라는 우스개말도 있다. 다 틀린 말도 아니다.

이스라엘은 하니예를 암살하는데 성공했지만 이것이 이스라엘에게 득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하니예는 하마스의 대표적 인물중에서 온건파로 분류되던 사람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총리를 지낸 적도 있는 하니예는 이스라엘과의 전면투쟁을 선포하고 하마스의 투쟁을 이끌어 왔지만 군사행동은 2인자였던 야히야 신와르(1962년 출생)가 결정하고 집행해왔다.

2023년 10월 하마스가 감행했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도 하니예가 아니라 야히야 신와르가 결행한 것이었다.

하니예가 사망하자 하마스는 야히야 신와르를 하마스의 수장으로 선출하였다.

야히야 신와르는 전형적인 군인이며 군사가다.

이스라엘은 혹떼려다 혹붙인 격이며 여우 피하려다 범 만난 꼴이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스라엘의 하니예 살해를 ‘살인에 중독된 자들, 인간백정들이 벌인 앞뒤 가리지 못하는 멍청한 짓’‘이라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어떤 수준이건 어떤 형태건 이란과 이스라엘간에는 충돌이 벌어질 것이다.

이것은 중동의 정세를 더 첨예하게 만들 것이다. 투쟁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에게는 작은 도움이라도 될 것이다.

또한 사태는 어떻게 번져나갈지 모른다. 이란은 일이 크게 번지는 것을 바라지 않겠지만 여기에 연관되어 있는 것은 이란만 아니다. 예멘의 후티군이 있고 레바논의 헤즈볼라도 있다. 시리아도 있으며 그외 이슬람 국가들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은 이 사건과 현재 상황을 반제자주투쟁이 견지에서 대하지 못할 것이다. 이스라엘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지도 못할 것이다.

따라서 이란·이스라엘 문제는 세계대전으로 번져나갈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란·이스라엘 전면전쟁으로 벌어질 가능성조차 낮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서 팔레스타인으로 그리고 이란으로...

반미열전은 이미 세계대전의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을 몰락과 파멸로 몰아넣는 세계대전의 폭발음은 과연 어디에서 터져 나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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