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환구시보 사설
번역자 주: 국제적으로 아프간 난민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에도 8월 26일 전 아프간 난민 378명이 도착해 충청북도 진천에 임시 안주하였다. 환구시보는 아프간 전쟁을 일으킨 미국과 서구 동맹국들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탈레반 정권이 들어선 아프간에 대해 현재 경제 재건을 방해하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 많은 난민이 생성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출처: 환구시보 사설
2021-08-23 17:26 (현지시각)

미군은 아프간에서 철수했지만 사태 수습이 큰 문제로 남아 있다. 현재 카불 공항에는 서방이 넓은 의미의 난민으로 분류한 외국인, 그리고 미군 및 그 동맹국들을 도운 아프간인들이 모여 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는 난민들이 현재 카불 공항에 갇혀 있는 사람들보다도 훨씬 많다. 누가 이들을 받아들이느냐가 새로운 국제적 논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이 수용 의사를 밝힌 난민 수가 적기에 워싱턴은 아프간 주변국과 유럽 국가들이 최소한 난민들이 일정 기간 체류할 수 있는 문을 열어주길 바라고 있다. 많은 유럽 국가들은 2015년 난민 물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일제히 거절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터키도 아프간 난민 추가 수용 거부를 분명히 했다. 앙카라(터키 수도-주)는 이미 500만 명을 수용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아프간의 두 이웃인 파키스탄과 이란은 현재 각각 100만 명의 아프간 난민을 수용하고 있어서 더 이상의 난민 유입을 원치 않을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일요일(8/22) “모스크바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러시아와 인접한 중앙아시아로 보내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앙아시아 국가 주민들은 비자 없이 러시아에 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밖에 기자회견 등을 통해 중국이 아프간 난민을 받아들일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서구인도 있다.
아프간 난민을 배치하는 데 있어 미국과 동맹국들이 대부분의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고 분명하다. 재난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일으킨 것이다. 당시 그들의 침략이 없었다면 과거의 아프간 난민 풍파는 없었을 것이다. 또 만약 미군이 이렇듯 황망하게 동맹군들과 함께 도망치지 않았더라면 최근의 아프간 난민은 출현하지 않았을 것이다.
난민 상황이 이렇듯 급한데도 미·영은 G7을 끌어들여 탈레반 새 정권을 제재하려 한다. 그것은 아프간 정세를 계속 악화시키고 반탈레반 세력들을 고무시켜, 전쟁이 완전히 끝났는지 의문을 일으켜 전후 복구를 힘들게 할 것이다. 이는 더 많은 아프간인이 자기 국가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난민으로 고향을 떠나게끔 할 것이다.
미국과 서방은 정말 중동지역 난민들에게 사과할 책임이 있다. 더욱이 그들의 인생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부채를 지고 있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과 동맹국은 '반테러전쟁'을 시작해서 사담 후세인 정권의 붕괴, '아랍의 봄' 이름의 리비아 전쟁과 시리아 전쟁까지, 중동의 기존 구도를 흔들고 일련의 폭력적인 정권교체가 출현케 했다. 원래 자원이 풍부한 중동 지역은 전 세계 난민의 최대 유출지가 되었다.
미국과 서방 정치지도자들은 중동지역에서 그들이 한 일에 대해 진정으로 반성하고 뉘우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들은 행동마다 '도덕'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선전하고 '인도주의 깃발'을 들고 다녔다. 하지만 실제론 수많은 민간인이 전쟁에서 살육당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떠돌 도록 만들었다. 그들의 행동은 그럴 듯한 자신들 구호와는 정반대로 움직였던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의 새로운 정치현실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미국은 지금 아프가니스탄을 철수하면서, 그 최대 관심사는 자신에게 불리해진 지정학적 파장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있다. 아프간의 복지는 이 같은 고민의 아주 먼 뒤꿈치에 있으며 심지어는 전혀 고려 밖이다.
그러나 이번에 미국이 저지른 죄과와 그에 대한 보상 책임이 명백한 만큼, 국제사회는 마땅히 "스님은 도망갈 수 있어도, 절은 도망 못 간다" 는 속담에 따라야 한다. 워싱턴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한 동맹국들에 대해 절대 다수의 신 아프간 난민을 안치할 것, 보상 대신 '기부' 할 것,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이 시급히 추진해야 할 인도주의적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할 것 등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미국의 집권 엘리트들이 도덕성과 수치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 같은 보상을 거부하지 말아야 한다. 또 자신들이 아프간 국민에게 진 경제적 부채와 도덕적 해이를 회피할 수 있는 핑계들을 찾지 말아야 한다.
서방 언론은 이제 미군이 카불 공항에서 어떻게 '인도주의적 철수'를 하는지에 관한 선전을 중단할 것을 희망한다. 아프가니스탄이 지금 가장 시급히 필요한 것은 인심의 안정이며, 이는 평화와 재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