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로동당 제8차대회에서 제기된 3대 이념에 대한 이해(4)

1. 3대 이념의 상호관계
2. 이민위천의 원리적 기초
3. 일심단결을 이룩한 과정
4. 자력갱생의 내용과 위력

▲ 2016년 5월 조선노동당 7차 대회 열병식 장면 [사진 : 조선의 오늘 갈무리]
▲ 2016년 5월 조선노동당 7차 대회 열병식 장면 [사진 : 조선의 오늘 갈무리]

4. 자력갱생의 내용과 위력

1) 들어가는말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집권하였던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전략적 인내’라는 대북정책을 실시하였다. 이 정책은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고 북한이 굴복하거나 붕괴하기만을 인내심있게 기다리는’ 정책이었다. 
‘전략적 인내’는 당시 집권당이었던 민주당도 지금은 실패한 대북정책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수립할 때 당국자들은 자신들의 대북정책이 전략적 인내라고 표현되는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낼 정도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전략적 인내는 매우 그럴싸한 정책으로 평가받았다. ‘사회주의제도는 붕괴, 또는 변질된다.’는 믿음 탓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북한에 가혹한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유엔안보리 제재소동이 벌어진 때로부터 계산하면 20년 가까이, 대북경제봉쇄가 실시된 때로부터 70여년동안 대외교역이 차단되어 있다. 
나라가 크고 식량과 석유를 비롯한 전략물자의 생산량이 풍부한 나라도 경제제재를 몇개월만 당하면 견디기 힘들어한다. 북한에게 적용되는 것과 같은 혹심한 경제봉쇄를 견뎌낼 수 있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가중되는 경제난을 견디지 못해 ‘굴복하거나 붕괴될 것’이라는 기대가 결코 헛된 희망은 아니었다. ‘전략적 인내’가 매우 현실적인 정책으로 간주되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1990년대 중후반에 닥친 극심한 에너지난과 식량난을 고난의 행군으로 이겨냈던 북한은 ‘사상 최대, 사상 최강의 경제제재’가 거듭된 2010년대에 오히려 군사강국, 정치강국의 위용을 높였다.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에서는 경제강국건설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올릴 것을 자신감있게 설계하였다. 
북한붕괴론을 신봉하는 사람들을 매번 좌절시킨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이 비결은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의 다음 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 식 사회주의의 전 역사를 쥐여짜면 자력갱생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자력으로 사회주의를 건설하는 나날에 우리 당과 인민은 전대미문의 시련과 난관을 겪었지만 수천년 민족사를 다하여서도 누릴 수 없었던 모든 영광을 맞이하였습니다.”

자력갱생은 ‘혁명과 건설에서 나서는 모든 문제를 자신이 책임지고 자체의 힘으로 해결하여 나가는 입장과 정신’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북한이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에서 3가지 구호의 하나로 제시한 이 ‘자력갱생’은 북한의 국가 운영과 건설의 방법론적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말해 자력갱생은 ‘자기 나라 혁명은 기본적으로 자기의 주체적 역량에 의거하여 완수하려는 철저한 혁명적 입장이며 자기 나라 건설은 자기 인민의 노동과 자기 나라의 자원으로 진행하려는 자주적 입장’이라는 것이다. 
북은 자력갱생을 방도로 하여 지금까지 마주했던 커다란 시련이나 복잡하고 어려운 난관들을 헤쳐왔다고 한다. 그래서 북에서는 ‘혁명과 건설’의 기본방도로서 자력갱생에 대한 자부심과 믿음이 매우 높다. 

▲ 북 선전화 [사진 : 조선의 오늘 갈무리]
▲ 북 선전화 [사진 : 조선의 오늘 갈무리]

2) 자력갱생의 구현, 자립적 민족경제 건설노선

자립적 민족경제 건설노선은 해방 후 북한이 자력갱생을 집약적으로 구현한 정책이다. 
자립적 민족경제란 한마디로 말하여 ‘자기 발로 걸어가는 경제’를 말한다. 자체의 원료 연료에 의거하고 자체의 기술에 의해 경제의 각 분야가 균형있게 발전하는 경제다. 

해방된 조선은 매우 뒤떨어진 농업국가였다. 일제식민지배로 인해 식량생산량은 필요량에 크게 못 미쳤으며 그나마 있던 몇몇 공업시설은 일제가 다 파괴해버린 상태였다. 
다른 나라에서 조선은 정상적인 농업국가로 발전하는 것도 힘겨울 것이라고 하는 이때에 김일성 주석은 중화학공업을 비롯한 모든 산업을 건설하는 노선을 제시하였다. 
김일성 주석은 “경제적 자립은 부강하고 문명한 독립국가 건설의 필수적 조건이다. 자립적 민족경제를 건설하지 않고는 나라의 정치적 자주성을 확고히 보장할 수 없으며 생산력을 발전시킬 수 없고 인민들의 생활을 높일 수 없다.”고 하며 자립적 민족경제를 건설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북한이 자립적 민족경제를 건설하는 데서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때는 한국전쟁 직후였다.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살 곳도 없이 모든 것이 잿더미로 된 상태에서 중공업도 건설해야 하는 자립적 민족경제노선을 실현한다는 것은 엄두도 나지 않는 일이었다. 
더구나 당시 사회주의 나라들의 종주국을 자처하던 소련은 사회주의나라들이 각각 농업국가, 공업국가 등으로 역할을 나누어 가져야 한다는 ‘사회주의국제분업’을 주장하였다. 그리고 북한에게 이 분업체계에 들어오지 않으면 복구사업에 필요한 경제적 도움을 주지 않겠다고 압박하였다. 

그러나 김일성 주석은 북한을 농업국가로만 발전시키라는 이들의 요구를 단호히 거부하였다. 
김일성 주석은 ‘다른 나라에 대한 의존심을 가지고는 혁명을 할 수 없다.’, ‘의존심이 있으면 자기 힘을 믿지 않게 되며 자기 나라의 내부원천을 최대한으로 동원하기 위하여 노력하지도 않게 된다.’고 하며 ‘중화학공업을 우선적으로 발전시키며 농업과 경공업을 동시에 발전’시킴으로서 자립적 민족경제를 건설하는 정책을 밀고 나갔다. 

따라서 자립적 민족경제는 자력갱생을 집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며, 동시에 자립적 민족경제는 자력갱생의 정신이 발휘된 결과이기도 하다. 
다시말해 자립적 민족경제는 자력갱생 정신을 대표하는 것이며, 또한 자력갱생이 이룩한 성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 북 선전화 [사진 : 조선의 오늘 갈무리]
▲ 북 선전화 [사진 : 조선의 오늘 갈무리]

3) 원칙중의 원칙, 자력갱생의 위력

자금도 부족하고 기술도 없으며 외부의 지원에 기댈 수도 없는 조건에서 낙후한 농업국가를 발달한 산업국가로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북한은 그 방도를 ‘자력갱생’에서 찾았다.  
북한은 자력갱생의 원형이 항일시기의 ‘연길폭탄’에 있다고 한다. 
연길폭탄은 항일유격대가 자체로 제작한 폭탄이다. 전기는 물론이고 기계나 변변한 쇠붙이도 없는 깊은 산중에서 폭탄을 만든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항일유격대는 극히 불리한 조건과 환경에 굴하지 않고 뛰어난 성능을 가진 폭탄을 만들어냈다. 
‘누구의 도움이나 지원에 기대지 않고 자체의 힘으로 일제와 싸워 반드시 이기겠다.’는 정신이 매우 강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보아야 한다. 

“자력갱생의 정신이 없으면 자기의 힘을 믿지 않게 되고 자기 나라의 내부원천을 동원하기 위하여 잘 노력도 하지 않게 되며 따라서 혁명위업을 수행할 수 없다. 우리는 자체의 힘으로 조선혁명을 하며 자기의 로동과 국내자원으로 우리 나라에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건설할 각오밑에 혁명투쟁과 건설사업을 하고 있다.” 
김일성주석은 북한이 공업화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1970년대에 이렇게 말하였다. 자력갱생이 북한의 국가운영과 발전의 근본적인 방도라는 뜻이다. 

자력갱생은 어려울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자력갱생이 가장 뚜렷하게 발휘된 때는 1990년대 중후반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하던 때였다. 
극심한 식량난으로 3주를 버틸지, 3개월을 버틸지 모른다고 하던 그때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수령님께서 마련해 주신 자립적 민족경제의 잠재력을 믿어야 한다.”면서 자력갱생의 정신을 더 높이 발휘하여 갖가지 어려움을 돌파해나가도록 하였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 역사들을 일컬어 “우리가 외세의 압력에 굴복하여 자력의 원칙을 포기하였더라면 주체의 사회주의는 지구상에 태여나지도 못하였을 것이며 세계사회주의체계의 붕괴와 함께 우리의 국호도 빛을 잃었을 것입니다. 자력갱생 궤도우에서 페허우에 천리마가 날아올랐고 인공지구위성제작 및 발사국, 핵보유국이 탄생하는 민족사적 기적이 일어났습니다.”라고 말하였다.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돌파한 것이나 2000년대에 가중되는 제재와 경제봉쇄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더 추켜세우고 있는 것은 자력갱생의 정신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북한의 표현대로 ‘세계를 놀래우는 기적’은 자력갱생의 위력을 말해주는 것이다. 
북한은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에서 자력갱생을 3가지 구호의 하나로 제시하였다. 
이는 자력갱생의 힘을 최대로 발휘하겠다는 것이며 경제강국건설의 목표를 매우 높은 수준으로 설정했다는 뜻이다. 

▲ [사진 : 조선의 오늘 갈무리]
▲ [사진 : 조선의 오늘 갈무리]

4) 맺는말

1968년 1월 푸에블루호사건이 일어났을때 미국은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의 압박을 높이면서 한편으로 소련에게 북한이 굴복하도록 만들라고 요구하였다. 
그러나 그해 12월 미국이 영해침범을 공식 사과하고서야 푸에블루호 승무원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미국은 끝까지 영해침범을 인정하지 않으려했고 배를 돌려받는데 집착하였으나 북한은 요지부동이었다. 
당시 미국의 고위당국자는 ‘이 사건에서 우리가 깨달은 것은 북한은 소련이 이렇게 저렇게 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었다고 고백하였다. 

물론 이런 관계는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사상정치분야에서 주체를 세우는 것과 함께 우리 당은 경제분야에서 자력갱생의 원칙과 자립적 민족경제건설의 로선을 튼튼히 견지하여왔다.”는 김일성주석의 말처럼 자력갱생을 원칙중의 원칙으로 삼았기 때문에 이룩된 것이다. 
지금 미국이 북한에 가하고 있는 경제제재는 결국 자신들에게 굴복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굴복하지도 않고 망하지도 않고 있다. 되려 더 높은 경제적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여 자력갱생이 마냥 멋진 것만은 아니다. 특히 과학기술과 경제는 마음먹는다고 그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급기술과 첨단과학일수록 경제봉쇄하에 있는 나라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자력갱생의 원칙에서 벗어나는 현상들이 더러 나타나기도 한다. 당 제8차대회에서 자력갱생을 3가지 구호의 하나로 제시한 것은 특히 경제건설에서 자력갱생의 원칙을 단단히 세우겠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북한이 자력갱생의 위력으로 또 어떤 기적을 이룩할 것인지 세계가 숨죽여 주목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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