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의 땅에서 민족교육 이어가는 조선학교와 함께한 6.15합창단


지난 13일 도쿄지방법원 재판장에서는 조선학교에 대한 ‘고교 무상화’ 적용 배제에 대한 1심선고가 있었다.
“원고측의 청구를 기각한다. 모든 재판 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라고 판결문을 낭독하고 황급히 사라져버린 도쿄지방법원 재판관의 단 두 문장이 법정 밖으로 알려지면서 판결 결과를 기다려온 1600여명의 조선학교 학생들, 학부모들의 심장을 때렸다.
9월의 맑은 초가을 하늘에서 쏟아지는 따가운 햇살을 견디며 초조한 기다림 속에 전해진 부당판결의 소식에 재판소 앞 풍경은 망연자실한 학생들, 학부모들의 흐느낌과 분노의 절규가 메아리 쳤다.


도쿄지방법원의 부당 판결은 인권의 최후 보루로서 역할을 해야 할 사법부가 교육의 기회평등에서 조선학교를 배제한 차별정책을 인정한 꼴이 되고 말았다.
7월 오사카의 승소판결로 도쿄재판의 승리를 기대하며 그 순간을 나누기 위해 조선학교 아이들과 함께한 선생님들의 절규와 눈물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분노에 찬 눈물을 삼키며 모두가 함께 노래 ‘소리야 모여라, 노래야 오너라’를 불렀다. “얼마나 더 외쳐야 한단 말이냐/ 빼앗겨온 소리가 있다”고 시작되는 노래는 비록 과정에서는 졌으나 결과는 창대하리라는 다짐의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차별의 땅에서 민족교육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조선학교에 대한 연대의 마음으로 6.15합창단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일본의 조선학교 차별반대와 교교무상화 적용’을 위한 도쿄 ‘통일마당’에 다녀왔다.
도쿄재판에서 패소 후 첫 번째로 치러진 문부과학성 앞의 금요행동에 함께한 6.15합창단은 조선학교 차별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낭독하였고 집회 참석자들과 함께 ‘바위처럼’을 합창하였다. 또 6.15합창단은 사이타마에 있는 조선학교를 방문하여 운동회 준비와 통일마당 공연 준비를 하고 있는 많은 학생들과 만나 기념사진도 찍고 교실 견학도 하였다. 그리고 조선학교 교장 선생님의 아이들을 향한 민족교육의 열의에 숙연해지기도 하였다.
사이타마 시민회관에서 치러진 도쿄 ‘통일마당’ 행사에 참여한 합창단의 공연은 ‘지금, 여기 고향의 봄’이라는 합창단원의 자작시 낭송으로 시작되었다. 수십 년간 고향을 떠나온 동포들의 심금을 울린 낭송으로 공연장의 모든 관객들이 눈물을 흘렸다.
아직까지도 식민 지배의식이 남아있는 일본에서 조선 사람으로 태어나 조선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민족교육권 확보를 위해 벌이고 있는 조선학교 차별 반대투쟁은 그들의 하나의 삶이 되고 있다.
민족분단의 상징인 조선학교 차별에 대한 반대투쟁은 우리 모두가 민족적으로 공유하여야 할 저항의 역사이다. 조선학교 아이들의 하나의 삶이 된 민족교육 차별 반대투쟁이 하나 될 통일조국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