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북한의 ICBM 시험발사 성공에 따른 북미관계 전망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하자, 미국은 “더욱 강력한 조치로 북한의 ICBM 시험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미국의 이런 반응은 46년 전 중국이 ICBM 발사에 성공했던 1971년 9월에도 마찬가지였다.

패색이 짙어가던 베트남전에서 출구전략을 찾던 미국은 69년 7월 괌에서 ‘닉슨 톡트린’을 발표한다. 

중국은 기다렸다는 듯 그해 9월 지하 핵 시험에 성공한다. 그리고 2년 뒤 ICBM 시험발사에도 성공한다. 

미국은 ‘닉슨 독트린’의 내용대로 “핵보유국의 위협에 대해서는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한다”며 겉으로는 중국에 압력을 가하는 듯 보였지만, 한달 후 중국은 UN 가입과 동시에 상임이사국이 되고 이듬해 2월에는 중미 정상이 만나 ‘상하이 공동선언’을 발표한다. 

미국이 중화민국(타이완)을 버리고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국교를 수립한 결정적인 계기를 중국의 ICBM 발사 성공으로 보는 이유다. 

그렇다면 미국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고 국교를 수립하게 될까?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월 “북한은 미국의 일부 지역에 도달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의 최종 단계에 있다고 말했는데, 그것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North Korea just stated that it is in the final stages of developing a nuclear weapon capable of reaching parts of the U.S. It won't happen!)”라고 트윗을 통해 장담하듯 내놓은 예측은 빗나갔다. 향후 전망도 미국의 의도대로 전개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물론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나아가 중국이나 러시아까지 북한 문제에 대한 지금까지의 접근법 자체를 송두리째 뒤바꿔야 하는 상황이 돼버린 것만은 분명하다. 

또한 세계에서 6번째로 핵 시험과 ICBM 발사에 성공한 북한을 언제까지 ‘불량국가’(rogue nation)로만 취급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북한의 달라진 위상을 국제사회가 외면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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