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울산시당, 여성청년 110명 인터뷰 결과 발표
-여성정책 점수 3.53점… “사실상 작동 안 한다”
-선택지는 없고, 떠나는 길만 열린 도시
-여성청년이 요구한 ‘울산 변화 5대 과제’
-여성청년이 떠나는 울산에는 미래가 없다

ⓒ진보당 울산시당
ⓒ진보당 울산시당

울산에서 살아가는 여성청년 110명이 직접 밝힌 “울산의 현실 보고서”가 나왔다. 진보당 울산시당은 18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개월간 진행한 여성청년 심층 인터뷰 결과를 발표하며 “울산은 여성이 불안하고 청년이 머물기 어려운 도시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여성정책 점수 3.53점… “사실상 작동 안 한다”

조사에 따르면 여성청년들이 매긴 울산 여성정책 점수는 평균 3.53점(10점 만점)에 그쳤다. 110명 중 63%가 4점 이하의 부정 평가를 선택했고, 11명은 0점을 줬다. 진보당 울산시당은 “울산 여성안전과 성평등 정책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나왔다며 “울산시가 내놓은 각종 여성·청년 정책이 현장의 체감도와 완전히 동떨어져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여성청년들이 말한 울산의 현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안전’이었다. 복수응답으로 집계한 결과, 연애·교제 폭력 59회, 일자리 차별 57회, 경력 단절 57회, 야간·골목길 불안 48회, 디지털 성폭력 40회가 언급됐다. 한 응답자는 “울산에서 밤 10시 이후 혼자 걸어본 적이 없다. 골목길이 너무 위험하다”고 말했다. 진보당은 이를 두고 “개별 사건이 아니라 일상 전체가 위험하다는 집단적 증언”이라고 규정했다.

선택지는 없고, 떠나는 길만 열린 도시

인터뷰에 참여한 여성청년들은 울산을 떠나는 이유도 분명히 말했다. 적절한 일자리 부재, 승진 차별, 안전한 주거 부족, 고정관념과 성차별 문화가 결합해 “버티기보다 떠나는 게 더 나은 도시”가 됐다는 것이다.

조사 과정에서 “회사에 여자는 승진이 늦는 분위기가 당연하다고 한다”, “여성은 공장에 들어가기 어렵고, 사무·서비스직은 박봉이다”, “경력단절 예방 정책은 사실상 없다”는 증언이 반복됐다. 진보당은 “여성청년에게 필요한 건 특별한 혜택이 아니라, 최소한 ‘살 만한 도시’의 기본조건인데 울산이 그걸 놓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거와 공간 문제도 심각했다. 응답자들은 “월세는 비싸고 청년·여성 공공주거는 턱없이 부족하다”, “여성이 안전하게 머물 교류·문화 공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영상·문화·예술 공간, 청년 교류 공간, 여성친화 공간이 부재한 현실은 울산을 떠나는 핵심 요인으로 드러났다.

정신건강 분야에서도 “상담비 부담이 크다”, “기다리는 시간은 긴데 적절한 기관은 부족하다”는 답변이 이어졌지만, 청년·여성 맞춤형 심리 지원 체계는 여전히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고 진보당은 꼬집었다.

여성청년이 요구한 ‘울산 변화 5대 과제’

ⓒ진보당 울산시당
ⓒ진보당 울산시당

이번 인터뷰에서 여성청년들이 제시한 변화 요구는 울산시 정책이 실패해온 지점을 정면으로 가리키고 있다. 진보당 울산시당은 이를 다음 다섯 분야로 정리했다.

1. 여성 1인가구·청년 안전 인프라 확충

도어락·CCTV·방범창 등 1인가구 안심세트 전면 지원, 여성안심귀갓길 재정비, 야간 순찰 강화, 골목길 비상벨·공원 안전조명 설치가 요구됐다. 특히 “스토킹·데이트폭력 피해자가 갈 곳이 없다”는 지적을 바탕으로 원스톱 지원센터 설립이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2. 스토킹·데이트폭력 원스톱 대응체계 구축

현재 울산의 젠더기반폭력 대응 체계가 사실상 비어 있다는 평가 속에, 피해 접수·보호·법률·의료 지원을 묶은 통합 시스템 구축이 요구됐다.

3. 여성 맞춤형 일자리·재취업·경력단절 예방 지원

제조업 중심 구조 속에서 여성청년이 밀려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여성친화 일자리 확충, 재취업·전직 지원의 실질화,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제도적 장치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 청년·여성 공공주거 및 교류·문화 공간 확대

공공주택 물량과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여성청년이 안전하게 머물고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교류·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5. 정책결정 구조에 여성청년 참여 보장

시민위원회·정책위원회 등 정책 결정 테이블에 여성청년이 거의 보이지 않는 현실을 바꾸고, 여성청년 당사자가 정책 설계 단계부터 참여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진보당 울산시당은 “이 다섯 가지 중 단 한 가지라도 빠지면 울산은 ‘여성청년 유출 1위 도시’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여성청년이 떠나는 울산에는 미래가 없다”

기자회견문에서 진보당 울산시당은 “울산은 밤길이 불안한 도시, 일자리는 남성 중심 구조에 갇힌 도시, 성차별과 젠더폭력이 일상인 도시, 정책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도시”라고 규정하며 “그래서 오늘도, 내일도 여성청년은 울산을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보당 울산시당은 “오늘 발표한 110명 여성청년의 목소리는 시작일 뿐”이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정책 개입, 여성청년 직접정치 조직화, 울산시 ‘무늬만 정책’ 감시를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울산이 여성에게 안전하고 청년이 떠나지 않는 도시, 머물고 싶은 도시가 될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진보당 울산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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