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동업자, 부패 연루·해외 도주
반부패기관 통제 논란 재점화
징집 혼란·탈영 증가…병력난 ‘심각’
젤렌스키, 국가 통제력 시험대 올라

우크라이나가 동부전선 최대요충지 포크롭스크 포위로 인해 위기에 빠진 가운데 고위층 부패 스캔들과 징집·탈영 문제까지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 특히 부패 사건의 핵심 인물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목되면서 파장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젤렌스키 동업자, 부패 연루·해외 도주

우크라이나 반부패국(NABU)은 국영 원자력 기업 ‘에네르고아톰(Energoatom)’을 둘러싼 약 1억 달러(약 1,500억) 규모의 리베이트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하청 계약 유지 대가로 계약금의 10∼15%에 해당하는 뇌물이 오갔다는 증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사 과정에서 티무르 민디치가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민디치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오랜 동업자이며 최측근으로, 대통령 출마 이전까지 제작사 ‘Kvartal 95’를 함께 운영해온 인연으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반부패국의 핵심 조사 대상이지만 체포 직전 이스라엘로 도주했다.

젤렌스키 집권 후 민디치는 에너지 분야 등 여러 이권 사업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젤렌스키를 우크라이나 재벌 이호르 콜로모이스키에게 소개한 인물로, 콜로모이스키는 젤렌스키 대선 캠페인의 주요 후원자였다가 2023년 횡령과 사기 혐의로 수감됐다.

반부패기관 통제 논란 재점화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7월 반부패기관(NABU·SAPO)의 독립성을 약화하고 대통령 직속 검찰총장 통제하에 두는 법안을 추진해 큰 반발을 샀던 사실도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에도 젤렌스키 최측근들에 대한 부패 수사가 진행되던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에 터진 최측근 부패 스캔들과의 연관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번 뇌물 사건으로 현재까지 5명이 체포되고 최소 7명이 형사 혐의 대상에 오른 가운데, 게르만 갈루셴코 법무부장관과 스베틀라나 그린축 에너지부장관은 사임한 상태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인프라 피해가 누적된 가운데 에너지 부문의 대규모 부패 의혹까지 불거지며 국민적 공분도 커지고 있다.

징집 혼란·탈영 증가…병력난 ‘심각’

한편, 전선의 병력 부족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최근 한 달간 탈영·무단이탈 신고 건수가 2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징집 강화에도 병력 충원이 순조롭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BBC는 우크라이나 검찰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우크라이나군 2만1천 명 이상이 무단 탈영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4년간 전쟁 기간 중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탈영 규모다. 군 복무 중인 전 국회의원 이고르 루첸코도 이를 확인하며 “실제 탈영 규모는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Politico와의 인터뷰에서 “기록적인 수의 남성들이 해외로 도피하고 있으며, 동원령만으로는 병력을 채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징집 연령을 추가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징집 연령을 기존 27세에서 25세로 낮추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병역 회피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징집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돌·폭력 사건이 사회적 불안을 키우고 있다.

젤렌스키, 국가 통제력 시험대 올라

외신들은 “부패 스캔들과 탈영·징집 혼란이 겹치면서 국가 내부 통제력과 전쟁 지속 능력이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치적 몰락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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