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위 국정감사, 핵심 증인 불출석
모르쇠로 일관한 기조실장, 위증 반복?
“2월에 인정전 방문해 어좌에 앉았다”
이배용·최응천 동행명령장 집행 실패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등 종합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모니터에 질의자료가 송출되고 있다. ⓒ 뉴시스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등 종합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모니터에 질의자료가 송출되고 있다. ⓒ 뉴시스

김건희 씨가 근정전에 이어 인정전에서도 어좌에 앉았다는 제보가 나왔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채택된 증인,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과 최응천 전 국가유산청장이 출석하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들에 동행명령장을 발부했으나, 연락 두절로 집행되지 못했다.

29일 김건희 씨가 적어도 11회 종묘와 조선시대 궁궐을 찾았던 것이 알려지자,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이에 관한 질의가 쏟아졌다. 그러나 증인으로 채택된 이 전 위원장과 최 전 청장은 국정감사에 불출석하며, 불출석 사유서조차 제출하지 않았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건을 ‘문화유산 침탈’로 규정하고 “단순 국감 회피 정도가 아니라, ‘진실 은폐, 내란을 계속하고 싶다’는 선언 같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어 민 의원은 제보받은 내용을 공개하며 황성운 기획조정실장과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에게 질의를 이어갔다. 그는 “김 씨가 의자(근정전 어좌)에 올라가서 여러 포즈를 취하면서 사진을 찍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그 사진들이 통째로 USB에 담겨 있다는데 그 행방을 아냐”고 물었다. 

둘 다 “모른다”고 답하자 민 의원은 위증 가능성을 제기하며 “다 찍혀 있는 그 사진이 공개되는 날이 머잖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 실장은 과거에도 김 씨 관련 의혹을 숨기려 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국감에서 ‘KTV 국악공연에 김 씨가 참석했냐, 한 걸 알았냐’는 질의에 “몰랐다”고 답했으나, 해당 공연에 대한 김 씨 참석 일정이 당시 문체부 장관은 물론, 대통령실에까지 공유된 정황이 포착됐다.

이기헌 민주당 의원은 “김 씨가 의자(어좌)에 앉는 것을 봤냐”는 질의에 황 실장이 “나가 있어서 못 봤다”고 답하자, “작년에도 황제관람 관련해서도 질의할 때는 (몰랐다더니) 사진 나오고 진술 나오니까 말을 바꾼다” 질책하며 “올해는 그냥 넘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김 씨가 근정전 외에 창덕궁 인정전에도 들어가 어좌에 앉았다는 제보도 공개했다. 그는 “2023년 2월 23일 김 여사가 창덕궁 인정전에 구두를 신고 들어갔다”며 “어좌에 앉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9월 12일 김 여사가 이 전 위원장 등과 함께 경복궁 근정전에 방문했을 때는 슬리퍼를 신었던 점을 강조하며, “2월은 겨울이고 (근정전에 간) 9월은 여름 날씨라, (인정전에 간) 2월에는 춥다고, 발이 시리다고, 슬리퍼를 안 신고 구두를 신고 인정전에 들어갔다”고 자세한 경위를 설명했다. 

한편, 두 증인에 대해 동행명령을 집행하기 위해 나선 이기헌 의원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이 전 위원장의 자택을 찾았으나, 끝내 증인을 만나지 못했다. 최 전 청장에 대한 동행명령 역시 집행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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