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상법개정안 등 처리 무산
국힘, 비쟁점 법안까지 볼모로 잡아
두 번이나 폐기됐던 양곡관리법 통과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7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방송3법 반대 필리버스터가 시작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 뉴시스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7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방송3법 반대 필리버스터가 시작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 뉴시스

노란봉투법, 방송3법, 상법 개정안 등 ‘민생 직결 입법’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 예고하자 민주당은 의사일정 변경을 통해 다른 법안들을 먼저 통과시켜야 했다. 다수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마저도 반대표를 던지며 비쟁점 법안까지 볼모로 이용했다.

7월 임시국회가 마무리되기 하루 전인 오늘, 민주당이 민생 현안 입법을 추진했으나,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돌입하면서 또 미뤄지게 됐다. 결국, 이번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라는 정치 전술이 민생 법안을 사실상 가로막은 모양새가 됐다.

민주당은 방송3법 가운데, KBS 이사를 늘리고 사장을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하는 방송법 먼저 추진했다. 이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에 나서면서 나머지 2개(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의 법안과 노란봉투법, 상법개정안은 다음 8월 임시국회에서나 처리가 가능해졌다.

새로 선출된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을 슬로건으로 내 건 만큼 방송법 처리를 우선하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 국회TV 갈무리
ⓒ 국회TV 갈무리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법안들을 뒤로 두고 다른 법안들을 먼저 처리하기 위해, 의사일정 변경안을 제출했다. 필리버스터 전에 다른 법안들이라도 먼저 통과시키려는 의도였다. 여당의 과반이 넘는 의석으로 안건 순서 변경에는 차질이 없었으나, 국민의힘은 다수 의원은 이마저도 반대표를 던졌다. 민생 법안 처리조차 정쟁의 볼모로 사용한 거다.

민주당이 목표했던 4일 방송법과 노란봉투법 통과가 차질을 빚자,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 주장에 반박하고 나섰다. 

‘사용자 범위를 무분별하게 확대하여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산업경쟁력을 저하시킬 것’이란 국민의힘 측 주장에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개정안은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권을 가진 경우에만 사용자로 인정하는 것으로,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우는 지극히 상식적인 원칙”이라고 반박했다.

방송3법에 대해서도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수호하기 위한 법안을 정략적인 이유로 가로막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행위”라며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윤석열 내란 정부의 전횡을 옹호하고, 민주주의의 회복을 방해하는 행태”로 규정했다.

현재 법사위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진보당의 강한 요구로 원안 그대로 본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노동부가 내놓은 정부안에 노동계 요구가 상당 부분 누락 돼, 노동계가 반발했다. 진보당은 ‘윤석열 정부에서 폐기된 원안 그대로의 통과’를 강조하며 국회 앞에서 농성까지 벌였고, 이에 민주당은 원안대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이번 본회의에서 윤 정부에 의해 두 번이나 폐기됐던 양곡관리법은 본회의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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