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항상 겁을 먹고 내빼지(TACO)"
러시아는 트럼프를 잘 안다
향후 전망: 결정적 전환점인가, 또 다른 소강 국면인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4일 러시아를 상대로 날린 이른바 ‘최후통첩: 50일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진전이 없으면 러시아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경고’는 표면적으로 강경책처럼 보이지만, 그 실체는 별볼 것 없다.

"트럼프는 항상 겁을 먹고 내빼지(TACO)"
트럼프의 발표는 겉으로는 초강경 외교로 포장됐지만, 정작 내용은 모호하고 실효성도 의문스럽다. 예고된 100% 관세는 발효까지 50일의 유예기간이 주어졌고, 실제 시행 여부도 불확실하다.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는 패트리어트 시스템도 ‘판매’이며, ‘유럽을 통한 간접 지원’이라는 점에서 직접 개입은 여전히 회피하고 있다.
이는 전형적인 트럼프식 접근이다. 협상 초기에 강한 메시지를 던지고, 이후 그것을 조정하거나 철회함으로써 협상력을 높이려는 ‘권모술수’의 일환이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이를 일컬어 “트럼프는 항상 겁을 먹고 내빼지 Trump Always Chickens Out(TACO)”이라는 조어까지 만들어 조롱한다.
러시아는 트럼프를 잘 안다
러시아 측 반응은 단호하다. 러시아의 외교 및 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발언을 “외교적 압박의 형태를 띤 무의미한 쇼”로 평가했다. 핵심은 하나다: 러시아는 결코 ‘힘의 논리’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이미 미국과 대부분의 무역을 단절한 상태이며, 경제 제재에 대한 내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료 조건으로 제시한 ‘점령지에 대한 완전한 통제’는 결코 포기할 리 있다. 따라서 50일의 유예기간은 러시아 입장에서 트럼프의 ‘정치적 연기’로 보일 뿐, 군사적·외교적 노선을 바꿀 유인은 되지 않는다.
트럼프의 이중성
트럼프의 행보는 우크라이나 문제만이 아니라 미국 국내 정치의 맥락에서도 이해해야 한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바이든의 전쟁’으로 규정하며 자신은 평화적 해결을 원하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한다. 그러면서도, 무기 판매와 관세 협박을 통해 미국 방산업계와 우크라이나 지원에 긍정적인 유럽 국가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절묘한 균형을 시도한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그 ‘균형’에 있다. 어떤 실질적 변화도 유도하지 못한 채 러시아의 시간을 벌어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러시아는 이미 이 시간을 활용해 군사적 압박을 강화할 태세다. 특히 러시아 강경파들은 이번 발표를 ‘최후 50일’이라며 전면 공세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
향후 전망: 결정적 전환점인가, 또 다른 소강 국면인가
트럼프의 압박이 실제로 실행될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100% 관세가 발효되더라도, 이미 제재에 적응한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실질적 타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 오히려 이 조치가 중국, 인도 등 러시아 주요 무역국가들과의 관계를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러시아는 현재 전장을 중심으로 상황을 돌파하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50일은 외교적 협상보다 군사적 공세의 시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 역시 이 시기를 전환점으로 삼기 위한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할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미-러 관계는 다시 냉전적 대립의 프레임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
결론: 트럼프의 최후통첩은 최후통첩이 아니다
트럼프의 '최후통첩'은 실질보다는 상징에 가까운 조치다. 국내 정치적 포지셔닝, 외교적 여지를 남긴 관세 유예, 유럽의 부담 전가, 방산업의 이익 도모—이 모든 것이 계산된 결과다. 하지만 이 전략은 양면적이다. 러시아를 움직이지 못한다면, 트럼프는 결국 강한 메시지를 남기고도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하는 지도자로 평가될 수 있다.
진정한 평화는 협박이 아니라, 현실에 근거한 타협과 상호 존중의 외교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트럼프가 이를 깨닫기까지 얼마나 더 많은 '50일'이 필요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