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정상외교 재개, ‘포괄적 전략적동반자관계’ 격상
군사협력 실질화, 말이 아닌 실질적 행동으로
고위급 외교 교류, 최선희·라브로프 ‘전략대화’개최
‘제3차 세계대전 발발’ 우려, 북·러의 입장은?

최근 러시아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방북해 최선희 외무상과 ‘제2차 전략대화’를 갖고, 김정은 총비서를 면담했다. 면담에서 ‘공동의 핵심이익 수호를 위한 중요문제, 국제 및 지역정세에 관한 양국 지도부 의견 완전일치’를 확인했다는 보도는 현재 북·러 관계의 수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2021년 1월, 북이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대외관계 노선은 단호했다. ‘강대강, 선대선’ 원칙에 따라 적대세력에는 강경하게, 반제자주세력과는 연대를 확장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후 북과 러시아는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비약적으로 격상되고 있다. 김정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의 잇따른 정상회담은 물론 군사, 경제, 과학기술, 문화 등 다방면에서 협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북·러 정상외교 재개, ‘포괄적 전략적동반자관계’ 격상

북·러 관계 진전의 본격적인 신호탄은 2023년 9월, 김정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으로 시작됐다. 극동지역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진행된 북·러 정상회담에서 “반제전선에서 두 나라 사이의 협동과 연대를 강화”하고 “고위급 왕래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의 다방면적인 교류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이후 2024년 6월,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조러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 조약’을 전격 체결했다. 이 조약은 상호 군사 지원을 포함한 방위협력을 명문화한 것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관계인 ‘군사동맹’으로 평가된다. 조약은 양국 의회의 비준을 거쳐 2024년 12월 4일 공식 발효됐다.

‘포괄적 전략적동반자관계 조약’ 체결까지 이어진 일련의 행보는 북의 대외관계 노선이 말보다 행동으로 빠르게 이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군사협력 실질화, 말이 아닌 실질적 행동으로

북·러 사이의 ‘전략적동반자관계’는 외교수사적 표현이 아닌 실질적 행동으로 공고화되고 있다. 2025년 4월, 북은 당 중앙군사위 입장문을 통해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 조약’ 제4조에 의거, 우크라이나의 정예무력이 침공한 ‘러시아 쿠르스크지역 해방작전에 참전하여 승리적 종결에 중대한 공헌을 했다’고 발표하며 군사지원을 공식화했다.

포괄적 전략적동반자관계 조약 제4조는 양국 중 한쪽이 외부로부터 침략을 받을 경우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조항이다. 당시 당 중앙군사위는 ‘조러 국가 간 조약 정신에 기초한 임의의 행동에도 충실할 것임을 확언한다’고 덧붙이며 우크라이나전에 관한 나토를 위시한 유럽 등의 확전을 주장하는 상황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고위급 외교 교류, 최선희·라브로프 ‘전략대화’개최

외무장관을 비롯한 양국 고위급의 교류도 강화되고 있다. 러시아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2023년 이후 수차례에 걸쳐 평양을 방문했으며, 2024년 11월 벨로소프 국방장관, 2025년 6월 류비모바 문화장관 등이 잇따라 방북했다. 특히 작년 12월, 최선희 외무상과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제1차 전략대화’에 이어 지난 7월 12일, ‘제2차 전략대화’를 가졌다.

이번 2차 전략대화에서 러시아측은 ‘북의 현 지위 부정하려는 시도 단호히 반대’, 북측은 ‘우크라이나분쟁 근원 제거 등 러시아 조치에 전적인 공감’을 표했다. 또한 ‘주요국제문제 등 국제정세에 대한 쌍방의 평가 일치, 세계적 판도에서 적대세력의 패권지향적인 침략책동에 전략적 의사소통 강화’에 합의하고 ‘북·러 사이의 ‘2026년-2027년 교류계획서’를 체결하는 등 양국관계를 전방위로 확대발전시키기로 했다.

‘제3차 세계대전 발발’ 우려, 북·러의 입장은?

한편, 최근 미국의 이란 침공 등 중동지역과 미 트럼프의 강압에 의한 ‘나토 국방비 5% 증액’, ‘독일의 직접 참전 의사피력’ 등 우크라이나전에 유럽이 후방지원을 넘어 전쟁 당사자로 변모하여 전면적 충돌로 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더해 미국 주도의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 움직임 속에 대만과 남중국해,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는 잠재적인 전쟁 위기에 놓여 있다.

지금의 국제정세는 ‘제3차 세계대전은 이미 시작되었다’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이 같은 상황은 “국제지정학적 형세에 주동적이며 적극적인 자세에서 임하려는 조·러 두 나라의 조정된 외교적입장이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보장에 긍정적 기여를 할 것”이라는 북·러의 입장과 움직임에도 관심을 돌리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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