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추진 중인 새로운 미사일방어체계 구상, 이른바 ‘골든 돔’은 방어 개념이 아니다. 그 구조와 작동 원리, 그리고 정치적 배경은 명백히 미국의 군사 패권과 우주 지배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선제공격을 목표로 한다. 미국으로 인한 전 지구적 불안정과 군비경쟁의 새로운 출발이며, 동맹국의 희생을 전제로 한 군사 도박이다.
미국은 수십 년에 걸쳐 미사일방어체계를 진화시켜 왔다. 1980년대 전략방위구상(SDI), 1990년대 국가미사일방어(NMD), 그리고 2000년대 지상 기반 중간단계 방어체계(GMD)까지 이어지는 미사일방어체계는 우주를 기점으로 한 핵전쟁 시나리오를 단계적으로 준비해 온 것이었다. 이번 ‘골든 돔’ 구상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미국 본토를 ‘물 샐 틈 없이’ 방어하겠다는 허상 아래 우주를 무대로 한 핵 체계를 완성하려 애써왔다.
미국이 대 이란 방어를 구실 동유럽에 배치한 MK-41 다목적 발사대는 방어용이 아니라 공격용으로 전환될 수 있는 전형적인 이중 무기다. 요격 미사일(SM-3)뿐 아니라 공격용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도 발사 가능한 구조다. ‘골든 돔’은 이 같은 선제 공격을 우주를 통해 전 세계로 확대하려는 시도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미국이 우주에서의 핵무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우주 항공모함’으로 불리는 궤도운반체를 개발 중이다. X-37B라는 무인 우주비행체는 2010년부터 7차례 임무를 수행했다. 이 기체는 시속 3만km 이상으로 비행하며 2년 이상 우주 궤도에 머물 수 있어 지구 어디든 2시간 이내 폭격이 가능하다. 사실상 지구 전체를 핵 타격 범위에 둔 전략 자산이다.
미국의 ‘골든 돔’은 우주공간을 전장으로 만들며 군비경쟁을 유발하고, 핵 군축 질서를 송두리째 뒤흔든다. 이 체계는 새로운 군비 경쟁의 문을 여는 ‘판도라의 상자’다.
한편, 미국은 2016년부터 일본, 한국과 함께 각종 요격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에는 한국에 우주군이 창설됐고, 2024년에는 일본에 미 우주군이 발족했다. 2023년 부터는 한·미·일이 실시간 미사일 정보를 공유하는 체계를 가동 중이다.
미국은 동맹국들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자국의 우주 전략에 편입시키고 있다. 미군의 선제공격이 개시되는 순간 한국과 일본은 최전선 공격 기지가 된다.
‘골든 돔’은 군사 전략만이 아니라, 미국 군산복합체를 위한 이권 사업이기도 하다. 미국 의회예산국은 이 사업이 최대 5,420억 달러, 약 73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 가운데 3,000억 달러 이상이 위성망 구축에 투입될 예정이며, 스페이스X를 비롯한 거대 군수 기업들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다.
미국이 방어라는 명분으로 추진하는 ‘골든 돔’은 핵전쟁의 우주화를 전제로 군사 패권 전략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 한국이 끌려 들어가고 있으며, 미국의 최전선 전쟁 기지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미국의 군사 전략이 더 이상 ‘공동 방어’를 위한 것이 아님을 정확히 직시해야 한다. 골든 돔이 의미하는 것은 한국의 희생을 전제로 한 우주의 전장화다. 이것이 오늘날 한미 동맹의 실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