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대위, MBK 김병주회장 자택 앞 규탄대회
홈플러스 17개 점포 계약해지.. 김병주 국회 청문회 출석 촉구
“투기자본 들여온 공범.. 내란공범과 싹쓸이 처벌”

“홈플러스를 살려내라” 19일째 단식을 이어가던 노동자가 결국 응급실로 실려 갔다.

그러나, 벌써 1만 명의 노동자를 일터에서 쫓아낸 회장,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재산을 불린 회장은 국회의 청문회 부름에도 응답하지 않고, 기업을 팔아먹고 먹튀할 생각뿐이다.

마트노동자들과 홈플러스 지키기에 한마음이 된 시민들은 홈플러스 대주주 MBK 김병주 회장 자택까지 찾아가 MBK와 김 회장의 책임을 촉구했다.

“양심이 있으면 집부터 팔아서 사태해결에 보태라.”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 인수 후 7년 만에 12조 원의 재산을 증식했고, 2023년 한국부자순위 1위를 차지했다.

▲ 서울 이태원 MBK 김병주 회장 자택 앞에서 열린 규탄대회. 참가자들이 현수막을 들고 자택 앞을 에워쌌다.
▲ 서울 이태원 MBK 김병주 회장 자택 앞에서 열린 규탄대회. 참가자들이 현수막을 들고 자택 앞을 에워쌌다.

“김병주 회장.. 양심있으면 집이라도 팔라”

20일, 야당과 시민사회 등이 함께 만든 서울공동대책위원회는 서울 이태원에 자리한 김병주 MBK 회장 자택 앞에서 김 회장을 규탄하고, MBK 책임을 촉구했다.

홈플러스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들이 투쟁에 연대했다.

김수정 학생(진보당 대학생직접정치위원회)은 “한국 최고부자 1위까지 오른 김병주 회장이 돈이 없어서 홈플러스를 포기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또, “홈플러스의 자산과 부동산을 팔아치우기 바쁜 파렴치한 약탈 자본을 처벌하는 게 한국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며 “내란 청산을 외치는 지금, 2004년 악질 사모펀드가 판을 치게 만든 설계자 역시 한덕수, 최상목 등 내란범들이다. 함께 청산해야 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MBK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 홈플러스의 자산을 담보로 거액을 대출받았다. 영업이익이 생기면 대부분은 이자비용으로 썼다. 이도 모자라, MBK는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잘 나가는 매장과 부동산까지 팔아치웠다. 그리고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지금, 홈플러스를 없앨 심산이다. 벌써 전국 17개 매장에 대한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노동자들은 대규모 실업 사태에 내몰렸다.

윤범기 민주노총 서울본부 중부지역지부장은 “드라마,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부자 동네, 중부지역지부가 포괄하는 있는 이곳에 김병주 자택이 있는지 몰랐다. 국회 출석은 거부하고 틈만 나면 해외 도피를 일삼는 김병주에 분노한다”면서 홈플러스 인수 당시 1조원 사재 출연에 대한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지난 17일, 검찰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영국에서 귀국한 김병주 회장을 공항에서 압수수색했다. 현재 미국 시민권자인 김 회장은 출국금지까지 당한 상태다. MBK는 김 회장의 미국 이름 ‘마이클 병주 킴’(Michael ByungJu Kim)의 약자다.

▲ 서울 이태원 MBK 김병주 회장 자택 앞에서 열린 규탄대회
▲ 서울 이태원 MBK 김병주 회장 자택 앞에서 열린 규탄대회
▲ 김병주 회장 자택을 둘러싸고 호루라기를 불며 경고,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 김병주 회장 자택을 둘러싸고 호루라기를 불며 경고,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벌써 17개 점포 계약해지.. 김병주 국회 청문회 출석 촉구

진보정당도 홈플러스 대책위에 참여하며 김병주 회장의 국회 청문회 출석과 사모펀드 규제 법안 마련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김용연 진보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홈플러스 인수 당시 빚을 갚는 이자비용 14%, 주주배당금 13%, 홈플러스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 책임은 MBK와 김병주 회장에 있다”고 규탄한 데 이어,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회생계획안을 내기도 전에 17개 점포 임대 계약을 해지한 것은 노동자 해고 통보”라며 “반드시 김병주 회장을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MBK는 6월 12일까지 기업회생 계획서를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17개 점포 계약해지를 통보받은 당사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홈플러스 부산 감만점에서 일하는 정승숙 조합원은 “열심히 일한 우리는 하루아침에 ‘계약해지’라는 뒤통수를 맞았다. 장사가 안돼 문을 닫는 게 아니라, 임대료가 비싸서 계약해지 한다는 데 말이 되느냐”고 분노했다. “홈플러스가 산산조각 당하며 해고를 앞둔 노동자, 입점 점주들의 가슴엔 피멍이 들고 있다”고 했다.

▲ 부산에서 올라와 투쟁 중인 이미경 마트노조 홈플러스 부산본부장(오른쪽), 정승숙 조합원.
▲ 부산에서 올라와 투쟁 중인 이미경 마트노조 홈플러스 부산본부장(오른쪽), 정승숙 조합원.

마트산업노동조합(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이미경 부산본부장은 “17개 점포 계약해지로 끝나지 않는다. 점포가 하나하나씩 모두 없어지게 될 것”이라며 “일하는 노동자가 삭발하고 목숨을 걸고 단식해도 눈 한번 깜빡하지 않는 MBK”를 규탄하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투쟁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19일째 단식하다 병원으로 후송된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장을 대신해 서울로 상경해 단식 농성 투쟁 중이다.

MBK가 홈플러스 인수한 후, 이미 1만 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쫓겨났다. 기업이 청산되면 10만 명의 생존이 벼랑 끝에 놓인다. 직영 직원은 물론, 협력업체, 입점업체, 하청업체, 배송 노동자들까지 이에 해당한다.

국민마트를 지키기 위해 광장의 시민도 이날 김 회장 자택 앞에 함께 했다. 한 시민은 “윤석열, 김건희도 모자라 노동자를 핍박받게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지 몰랐다”면서 “노동자들이 땡볕에 나앉아 투쟁하는데, 혼자 호의호식하는 김병주 앞에 국가는 무엇을 하는가” 소리 높이며 “결국 홈플러스 투쟁도 국민이 이길 것”이라고 힘을 북돋았다.

▲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4자 대화기구 구성 촉구 기자회견’에서 단식 19일차였던 안수용 지부장이 힘겹게 발언하고 있다. ⓒ마트노조
▲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4자 대화기구 구성 촉구 기자회견’에서 단식 19일차였던 안수용 지부장이 힘겹게 발언하고 있다. ⓒ마트노조

마트노조 ‘4자 대화기구’ 제안.. 릴레이 단식 계속

한편, 지난 1일 세계 노동절, ‘홈플러스 지키기 국민대회’가 열린 날부터 단식을 시작한 안수용 지부장은 MBK의 1조 투자 약속 이행과 폐점·구조조정 없는 온전한 회생을 요구하며 투쟁하다 19일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 참석 직후 하복부 통증과 급격한 체력 저하로 인해 의식을 잃은 듯한 상태였다.

‘투기자본의 일방적 청산이 아닌 사회적 합의를 통한 회생 계획 수립’을 요구하는 마트노조는 회견에서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4자 대화기구(노동자-입점업주-MBK-국회) 구성”을 촉구했다. 노조는 지난 16일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을 공식 제안했으나, 홈플러스(주)는 노동조합이 요청한 시한까지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홈플러스를 지키기 위한 릴레이 동조 단식은 계속된다. 공동대책위원회는 투쟁하는 마트노동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이날부터 22일까지 ‘집중 연대의 날’로 정하고 한 끼 동조 단식을 이어간다. 한 끼를 굶어 한 끼 식사비를 마트노동자 투쟁기금으로 후원하고, ‘홈플러스 지키기 범국민서명운동’도 집중해서 모을 예정이다.

▲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분노를 담아 김 회장 자택 앞에 ‘먹튀 김병주 구속’, ‘김병주 사람이 되라’ 등의 글귀를 남겼다.
▲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분노를 담아 김 회장 자택 앞에 ‘먹튀 김병주 구속’, ‘김병주 사람이 되라’ 등의 글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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