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개발처(USAID) 폐쇄가 공식 발표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2월 1일부터 USAID의 모든 활동을 중단시키고, 공식 웹사이트 및 SNS 계정을 폐쇄했다.

트럼프는 “USAID가 급진적인 민주당 정치인들과 조지 소로스 같은 억만장다들이 이용하는 조직”이라고 비판하며 미국 납세자의 돈이 국익과 무관한 활동에 낭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론 머스크는 “USAID는 범죄 조직이며, 이제 죽어야 할 때”라고 선언했다. 미 국무부는 해외 원조를 90일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탈북 단체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민주주의 지원 기금(NED)에 대한 예산도 동결되었다.

USAID는 1961년 인도주의적 지원과 개발 원조를 명목으로 설립되었다. 그러나 민주주의, 인권의 이름으로 여러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거나 정치적 변화를 유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박정희 시대에 USAID는 농촌 근대화 계획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는 이후 새마을 운동으로 발전했다. 또한 1968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또한 USAID의 차관으로 설립되었다. 박정희 독재 정권의 성과를 도운 것이다.

미국 내로 한정해 본다면 이번 USAID 폐쇄는 트럼프와 민주당, 일론 머스크와 조지 소로스의 대립으로 보인다. 조지 소로소의 오픈 소사이어티 재단(OSF)과 USAID는 깊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조지 소로스는 미국 내에서 반 트럼프 정치 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민주당 후보들에게 상당한 기부를 했다.

미국 내 보수 성향 싱크탱크들은 USAID와 소로스 재단 간의 이러한 연계가 특정 정치적 이념만 지지한다며 우려를 제기해왔다. 트럼프는 자신이 통제하기 어려운 외교 및 공작 네트워크를 해체하기 위한 첫 순서로 USAID를 지목한 것이다.

미국은 여러 국가에서 친미 NGO와 언론을 육성하고, 시장 개방을 강요하며 선거에 개입하는 등 정치 공작을 광범위하게 펼쳐왔다. 그 중심에 있는 기관이 USAID, NED, CIA 등이다. 트럼프는 USAID 폐쇄로 미국의 정치 공작을 포기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미국의 돈을 퍼붓는 방식에서 벗어나 경제 압박과 기술적 통제를 이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려는 것이 중론이다.

그 와중에 주목 할 만 것이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이다. 머스크는 이란 반정부 시위 당시 이란 정부가 인터넷을 차단하자 스타링크를 통해 정보 유입을 지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스타링크를 통해 드론 작전, 정찰, 정보전을 수행하고 있다. 중국은 스타링크를 미국의 정보·군사 공작 도구로 규정하고 이를 견제하고 있다. 인터넷 인프라를 장악하는 것은 국가의 통제력을 약화시키는 중요한 전략적 수단이다.

USAID 폐쇄는 미국의 내정 간섭 방식이 변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일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말 안듣는 기존의 외교·공작 네트워크를 해체하고, 새로운 기술 기반의 공작 방식을 구축하려 한다. USAID는 그동안 무슨 일을 해왔을까? 그리고 앞으로 미국의 정치 공작은 어떤 모습으로 바뀌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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