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없는 협상, 러시아는 웃었다
러우 전쟁 촉발한 배경, 나토(NATO) 동진
전쟁 종식 아니라 경제적 이익 원하는 미국
미국의 제국주의적 본색..."강대국끼리의 협상"
![▲[리야드=AP/뉴시스]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18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디리야궁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첫 고위급 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국 측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앙에 사우디 측 파이살 빈 파르한 외무장관과 모사드 빈 무함마드 알 아이반 국가안보보좌관, 오른쪽에 러시아 측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2025.02.19.](/news/photo/202502/15858_36000_503.jpg)
미국과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시작했지만, 정작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는 배제됐다.
이는 미국이 국제정치를 자국 중심의 강대국 거래로 치환하며 제국주의적 외교 방식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미국은 나토 동진을 추진해 전쟁의 주요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러시아와 독자적 협상을 진행하며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없는 협상, 러시아는 웃었다
이번 종전 협상은 2025년 2월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미국과 러시아 외무장관이 만나면서 시작됐다.
회담은 전쟁 종식보다 미국과 러시아의 경제 협력 재개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미국 측은 우크라이나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반면 러시아는 협상에서 별다른 양보 없이도 미국과의 대사관 업무 정상화 및 경제 복원 논의를 이끌어내며, 서방세계 복귀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베테랑 외교관 우샤코프와 라브로프가 협상을 주도하며 미국을 압박하는 한편, 외교 경험이 부족한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상대로 주도권을 장악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협상이 핵심 당사자의 등 뒤에서 이루어져서는 안 되며, 어떤 결정도 우크라이나에게 강요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러시아와의 협상을 지속하며 우크라이나를 철저히 배제한 채 종전협상에서 이득을 취하려 하고 있다.
러우 전쟁 촉발한 배경, 나토(NATO) 동진
현재 미국이 러시아와 종전 협상을 진행하는 모습은, 애초에 러우 전쟁을 촉발한 원인을 미국이 제공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가 크다.
러시아는 전쟁의 주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이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의 지속적인 동진 압박이 러시아를 자극했고, 이것이 결국 전쟁으로 이어진 셈이다.
그러나 이제 와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종전 협상을 이끌고 있으며, 이는 전쟁을 일으킨 원인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의 점령지(돈바스 지역) 인정, NATO 가입 불가, 러시아인의 보호 등을 러시아의 요구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이는 전쟁을 일으킨 주체가 러시아뿐만이 아니라 미국과 나토의 확장주의적 정책에도 원인이 있음을 반증하는 셈이다.

전쟁 종식 아니라 경제적 이익 원하는 미국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협상을 강행하는 이유는 군사적 패권 유지보다는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기 때문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의 조건으로 5000억 달러 규모의 희토류 및 전략 광물 지분을 요구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압박을 가했다.
또한 미 국무장관 루비오는 협상 후 "전쟁이 끝날 경우 특별한 경제적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와의 경제적 관계를 재정립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 동맹국들도 협상에서 배제했는데, 이는 그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낸 전쟁비용 지원 및 대 우크라이나 사모펀드, 연기금 투자금 회수를 위해 러시아와의 독자적 협상에 집중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모습은 미국이 국제 질서를 유지하는 방식이 철저히 제국주의적 거래 논리에 기반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미국의 제국주의적 본색..."강대국끼리의 협상"
미국과 러시아의 협상 방식은 강대국 중심의 신제국주의 외교 방식을 여실히 보여준다.
"강대국끼리 협상하면 국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는 과거 제국주의 열강들이 식민지의 운명을 함부로 결정하던 방식과 유사하다.
영토 문제 등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운명을 미국이 결정하려는 것은 강대국의 힘에 의해 약소국의 운명이 결정되는 제국주의적 패턴과 다를 바 없다.
결국 미국은 전쟁의 원인을 제공하고도, 전쟁 종식이 아니라 희토류와 석유기업 이익 보호 등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우크라이나를 희생시키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