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사설]2025.2.17

환구시보는 변혁의 시대에 중·유럽이 손을 잡고 더욱 협력한다면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국제 질서 구축에 기여하며, 다극화 세계의 새로운 서사를 함께 써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편집자주>

 

뮌헨 안보회의 개막식
뮌헨 안보회의 개막식

제61회 뮌헨안보회의(MSC)가 2월 14일부터 16일까지 독일에서 개최된 가운데, 중국 대표단의 참석이 유럽에 따뜻한 바람을 전했다. 유럽 현지 매체들은 "일부 강대국과 달리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보다 포용적이고 친화적인 태도로 유럽인들에게 연설했다"며 "중국이 신뢰할 만한 파트너임을 보증했다"고 평가했다. 홍콩 사우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중국이 '매력 공세'를 펼치며 우호적 협력 자세와 건설적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올해는 중·유럽 수교 50주년을 맞는 해다. 왕이 부장은 뮌헨안보회의 연설과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독일 총리, 카트린느 콜로나(Catherine Colonna) 프랑스 외무장관, 조셉 보렐(Josep Borrell)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등과의 회담을 통해 유럽과 세계에 중국의 '세계관'을 명확히 전달했다. 즉, 중국은 여전히 다극 체제의 안정적 요소이며, 변혁의 세계에서 건설적 힘으로서의 역할을 확고히 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동시에 중국은 유럽을 다극 세계의 중요한 한 축으로 인식하며, 중·유럽은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 관계임을 강조했다. 다극화 추세는 양측이 더 많은 '공약수'를 찾아 협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이번 뮌헨안보회의 보고서 주제도 '다극화'에 집중되며, 이 추세가 글로벌 거버넌스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분화 심화로 무질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 이는 다극화 배경에서 유럽이 자신의 역할에 대해 느끼는 혼란을 암시한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유럽의 전략적 자원이 계속 소모되고 있으며, 미국의 일방주의 정책은 대서양 동맹 신뢰를 흔들고 있다. 신기술 경쟁, 경제 마찰, 에너지 위기 등도 유럽의 전략적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유럽연합 자체가 주권 국가 연합체로서 다자주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어, 보호주의와 기술 봉쇄, '작은 마당 높은 담장(小院高墙)' 정책이 글로벌 위험만 키울 뿐임을 잘 이해하고 있다. 디지털 격차, 기후 위기, 거버넌스 적자 등은 다자의 평등한 협력으로만 해결될 수 있으며, 이러한 측면에서 중·유럽의 이익과 목표는 크게 일치한다.

유럽이 가장 우려하는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해 왕이 부장은 "위기가 발생한 다음날부터 중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을 희망해왔다"며 "이는 유럽의 평화 갈구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항상 각국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며, 분쟁 해결을 위한 대화와 협상을 강조해왔다. 중국이 제안한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는 공동·종합·협력·지속 가능한 안보관을 내세워 유럽 긴장 완화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멀리서 방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기회를 틈타 이익을 취하지도 않았으며, 관련 각측에 균형 잡힌 태도를 유지하도록 촉구해왔다. 이러한 노력은 모두가 목격한 바다. 중국이 유럽 평화의 건설적 힘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유럽에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도 중·유럽 관계는 전반적 안정을 유지해왔다. 중국은 상호 이익과 공동 승리를 바탕으로 중·유럽 경제협력을 추진해왔으며, 민간 교류에도 다양한 편의를 제공했다. 중국의 '면제 비자 대상국' 중 유럽 국가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1975년 중국과 유럽공동체(EC) 수교 당시 24억 달러에 불과하던 무역액이 현재 약 8,000억 달러로 성장했고, 화물 운송의 '먼 길'에서 연간 1만 9,000여 회 운행하는 '철의 실크로드'인 중-유럽 열차(班列)로 진화한 과정에서 양측은 중·유럽 경제의 상호보완성이 경쟁을 훨씬 능가함을 분명히 인식했다. 이제 다극화가 돌이킬 수 없는 추세로 자리잡은 가운데, 중·유럽 간 협력 영역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양측은 자유무역 수호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공감대를 형성했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경제,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분야에서도 협력 성장점을 모색하고 있다. 유럽의 '전략적 자주성' 추구와 중국의 고품질 발전 요구 사이에는 상생의 거대한 공간이 존재한다.

뮌헨안보회의는 역사적으로 유럽 안보관의 지표 역할을 해왔다. 최근 몇 년간 보고서 주제가 '서방의 부재(2020)', '무력감 탈피(2022)'에서 올해 '다극화'로 변화한 것은 유럽 안보 전략이 수동적 대응에서 실용적 조정으로 전환됐음을 반영한다. 이번 회의에는 '중국 특별 세션'이 마련됐고, 발언자의 약 30%가 글로벌 남부 국가 출신으로 구성되어 국제 권력 구조 변화에 대한 유럽의 존중을 엿볼 수 있었다. 물론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로 인해 유럽 내 대중 정책에는 여전히 분열이 존재하며, 일부 정치인들은 중국을 '제도적 경쟁자'로 규정해 협력 과정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중·유럽 간 합의를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인식과 이익의 이중 장벽을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지난 몇 년간 중·유럽 관계는 일부 도전을 겪었지만, 양측은 여전히 지난 50년 간의 우호와 협력을 계승·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항상 평화의 추진자, 협력의 옹호자로 국제무대에서 일관된 건설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기후 협상부터 AI 거버넌스까지, 중·유럽은 다자주의 프레임워크 유지에 광범위한 공동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 변혁의 시대에 중·유럽이 손을 잡고 더욱 협력한다면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국제 질서 구축에 기여하며, 다극화 세계의 새로운 서사를 함께 써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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