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보고·군사 요충지 가치와 트럼프 정책의 국제적 파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처음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2019년 8월이었다. 당시에는 황당한 발언으로 여겨졌으나, 재선 이후 그의 발언은 다시 국제적 이슈로 부상했다. 지난해 12월, 트럼프는 "국가 안보와 전 세계 자유를 위해 미국은 그린란드의 소유권과 지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그린란드가 가진 자원과 군사적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그린란드, 트럼프가 탐낸 이유

그린란드는 풍부한 자원을 가진 지역이다. 특히, 전기차, 스마트폰, 첨단 군사 장비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가 대량 매장되어 있다. 네오디뮴(Neodymium), 프라세오디뮴(Praseodymium) 같은 희토류 원소는 물론 우라늄, 철광석, 금속 광물, 석유, 천연가스까지 포함되어 있어, 그린란드는 전 세계 자원 경쟁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 희토류 자원의 약 25%가 그린란드에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희토류 외에도 그린란드 주변 해저에 약 500억 배럴의 석유와 상당한 양의 천연자원이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여기에 눈독을 들여 탐사를 시도했으나, 높은 비용과 열악한 기후조건으로 상업적 생산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녹으며 자원 접근성이 개선되고 북극 항로 개척 가능성까지 열리면서 그린란드의 경제적 가치는 크게 상승했다. 미국과 유럽은 중국이 장악한 희토류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체 자원을 찾고 있으며, 그린란드는 이러한 전략적 필요를 충족할 중요한 지역으로 부상했다.

군사적으로도 그린란드는 북극에서의 요충지다. 그린란드 북서부의 “피투피크 우주 기지(Pituffik Space Base)”는 냉전 시기부터 미국의 핵심 군사 거점으로 사용돼 왔으며, 현재도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의 조기경보 시스템이 배치되어 있다. 이 기지는 러시아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탐지하고, 북극 방어 체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1950년대부터 미국의 전략 공군 사령부의 폭격기를 위한 전진 기지로 운영되고 있다.

그린란드 피투피크 우주기지의 레이더 장치. 최근 이 기지를 현대화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린란드 피투피크 우주기지의 레이더 장치. 최근 이 기지를 현대화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피투피크 기지를 현대화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4년 기간 3억 2천300만 달러 규모의 레이더 시스템 업그레이드, 활주로 확장, 극한 환경 대응 인프라 구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F-35 스텔스 전투기와 우주 감시 시스템도 배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제 규범 흔들고, 국제 평화 위협하는 트럼프의 접근

트럼프의 발언에서도 확인되듯이, 트럼프는 보다 적극적으로, 보다 공세적으로, 보다 일방적으로 그린란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부통령 당선자인 밴스 역시 최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안보를 보호하고, 그 놀라운 천연자원이 개발되도록 (미국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실제 기회가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발언이 나오지 덴마크와 그린란드 주민들은 즉각 반발하고 있다. 덴마크 정부는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라고 반박했고,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그린란드 자치정부와 주민들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선언했다. 만약 트럼프가 그린란드에 대한 자신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국제 규범을 약화시키는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다.

또한, 그린란드를 둘러싼 자원 개발은 환경 파괴와 기후 위기 심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파리기후협정 탈퇴 등 환경 문제를 경시하는 정책을 펼친 바 있어, 그의 자원 개발 우선주의는 북극 생태계와 글로벌 기후 안정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의 군사 중심 접근도 국제 평화에 위협이 된다. 그린란드의 군사화는 북극에서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러시아와의 갈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는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며, S-400 및 S-500 방공 시스템, MiG-31 요격기 등을 북극에 배치하는 등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가 곧 미국 대통령으로 다시 취임할 예정인 가운데, 그의 강경 외교 정책은 신냉전 구도를 더욱 격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중국은 그린란드를 포함한 북극 지역에서 자원과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는 지정학적 대립을 심화시킬 전망이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은 다자 협력보다는 일방적 행동을 선호하며, 국제 규범을 흔들고 지정학적 긴장을 높이는 경향을 보인다. 그의 강경한 외교 정책은 그린란드를 포함한 북극 지역에서 자원과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경쟁을 가속하며, 국제 평화를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1월 20일 취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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