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2024..21

저자는 미국과 소련의 우주경쟁(제1의 우주시대), 냉전 종식 후 미국의 우주 개발 독주(제2의 우주시대)를 넘어 많은 국가가 이미 자체 위성을 보유하게 된 우주 다극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면서, 이를 제3의 우주시대로 규정한다. 저자는 모든 당사자들이 우주에서의 공동안보, 우주 패권 반대 등의 원칙에 합의함으로써, 우주가 강대국 경쟁터가 아닌 국제 협력과 상생의 새로운 영역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편집자 주>

▶ 저자는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연구원이다.

중국 우주정거장 프로젝트
중국 우주정거장 프로젝트

지금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최근 빈번하게 국제 여론의 초점이 되고 있다. 탈냉전 시대 국제협력의 중요한 지표인 이 거대 우주궤도 플랫폼의 미래는 미국과 러시아의 지정학적 경쟁 때문에 먹구름이 끼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우주선 가스 누출과 같은 기술적 문제로 인해서 2030년까지 계획대로 복무할 수 있을지 의심을 받고 있다. 어떤 분석은 일단 국제우주정거장이 수명을 다하면, 새로운 '우주 지연정치(地缘政治)'도 이에 따라서 시작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국제우주정거장의 현재의 딜레마는 겉으로 드러난 특징일 뿐, 우주 지연정치는 이미 조용히 새 시대에 진입했다.
 
2022년 초, 필자는 우주 기술 및 우주 군비 통제 분야의 관련 전문가들과 여러 번 논의한 끝에 ‘제3의 우주시대’라는 개념을 공동으로 제안했다. 냉전 시대 미·소 우주경쟁이 ‘제1의 우주시대’였다면, 냉전 종식 후에 ‘제2의 우주시대’가 열렸고, 현시점에서 세계는 ‘제3의 우주시대’의 문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는 존 쇼 미 우주사령부 부사령관, 미 싱크탱크 기업연구소 등도 비슷한 표현을 쓴 바 있다. 비록 입장은 다르지만, ‘제3의 우주시대’의 특성에 대한 중국과 외국 전략계의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다.
 
첫째, 우주 국면의 다극화이다. 냉전시대에는 주로 미국과 소련이 우주를 놓고 경쟁하고, 영국·프랑스·중국·일본 등 우주 능력을 갖춘 다른 나라들이 초보적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아직 초강대국들을 따라잡기는 어려웠다. 그 외에 기본적으로 우주를 활용할 수 없는 나라들이 훨씬 많았다. ‘제2의 우주 시대’에는 미국이 마치 말을 타고 달리듯 혼자 쏜살같이 달리고,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쇠퇴하였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우주 역량이 점차 발전하여 우주 분야의 ‘일초다강(一超多强)’ 국면이 점차 드러났다.
 
‘제3의 우주시대’에 들어 우주 국면은 점점 더 다극화되어 수백 개의 국가가 이미 자체 위성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그중 10개 이상의 국가는 자국 영토에서 위성을 발사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신형 우주 민간기업이 등장하고 우주 기술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 버진 갤럭틱 및 기타 회사가 유인 우주 비행, 거대 별자리(巨型星座, 프로젝트 이름-주) 발사 및 화성 착륙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우주 다극화는 더 많은 국가가 우주 개발의 혜택을 받고 우주 개발을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지만, 동시에 우주를 더욱 혼잡하게 만들고 주파수 궤도 자원 할당, 우주 교통 관리 및 우주 파편과 같은 문제를 전례 없이 만들기도 한다.
 
강대국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우주 분야의 집단화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 미군은 우주를 강대국 경쟁의 중심 무대로 내세우고 러시아를 ‘핵심 라이벌’로, 중국을 ‘최대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중·러에 맞서 미국은 동맹국을 끌어들여 우주 동맹을 구축하려 한다. 이것은 냉전 시기 미국의 우주 정책과는 분명 다르다. 미국과 소련이 맞섰을 때 미국은 우주 문제에 대해서는 동맹국들에게 철저히 비밀에 부쳤으며, 많은 동맹국이 우주 군사화 조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현재 우주 경쟁에서 미국은 자신의 우주 우위가 침식되어 단독 승산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동맹국의 우주 역량을 빌리는 동시에 경쟁국들에 대한 기술적 봉쇄를 모색하고 있다.
 
둘째, 우주 무기화 및 전장화이다. 우주는 군사적으로 ‘궁극적인 고지’로 간주되고 있다. ‘제1의 우주시대’와 ‘제2의 우주시대’에서 우주의 군사적 역할은 주로 작전을 보장하는 방면에서 구현되었다. 예를 들어 우주 기반 시설을 운용한 감시, 정찰, 통신, 조기경보, 피해평가 등을 진행함으로써 지상, 해상, 항공의 군사행동을 지원하였다. 그런데 ‘제3의 우주시대’가 되면 우주 자체가 전쟁터가 되고, 우주 역량은 하나의 독립된 군대로서 공방전을 펼치게 된다. 이것도 오늘날 군사 편제에서 '우주군' 건설이 세계의 한 흐름이 된 이유이다.
 
우주 장비에서는 우주 군비 경쟁의 위험이 급증했다. 우주의 군사화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궤도에 핵이나 운동에너지적 살상, 레이저 무기를 배치한 나라가 없기 때문에 우주 무기화는 시작되지 않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이다. 하지만 이 레드라인은 곧 뚫릴 것이며, 미국은 2025년까지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한 반(反)위성 무기를 배치하겠다고 공언했다. 위기 고조 측면에서 우주전의 위험이 현저히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우주방어전략>은 우주에서의 억지 전략이 실패할 경우, 우주로 뻗쳐가는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제기하고 있다. 미군은 실전에 대비해서 ‘슈리버’, ‘글로벌 센티넬’, ‘스페이스 깃발’, ‘검은 하늘’, ‘붉은 하늘’ 등 우주전 훈련을 빈번히 실시 중이다. 이러한 훈련은 실전적 색채가 강하며, 다분야의 협력과 전반적 협력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셋째, 우주 산업화이다. ‘제1의 우주시대’와 ‘제2의 우주시대’에서는 상업적 우주 개발이 제한적이었다. ‘제3의 우주 시대’에 이르러서 우주 산업의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다양한 우주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거대형 작은 위성 별자리 개발 프로젝트는 가장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지구 정지 궤도를 뜨겁게 만들고 있다. 또 다른 예로, 기술의 발전은 원래 요원했던 우주 광물 자원을 점차 현실적인 부의 원천으로 만들고 있다. 미국의 우주전략 학자 개리슨에 따르면, 지구에서는 각국이 물어뜯 듯 자원 쟁취 경쟁을 해도 한 나라 GDP의 1%도 차지하지 못하지만, 우주자원은 세계 GDP의 무한 배이며, 우주자원을 잘 활용하는 국가는 그 영토·인구 규모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이점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주요 우주 강대국들은 떠오르는 우주 ‘골드 러시’에서 케이크를 조금이라도 더 가져갈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제3의 우주 시대’의 충돌의 근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속가능성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우주에 이런저러한 ‘스타크래프트(우주를 배경으로 외계 3종족 간에 전쟁하는 게임)’가 출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제3의 우주시대’의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고 우주의 평화와 안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국제우주법의 기본원칙과 새로운 안보관을 결합하여 우주 안전 관리(거버넌스)의 기본 논리와 안전 보장 메커니즘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공동 안보를 유지하고, 우주의 자유를 지지하고, 우주 패권에 반대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안보 위험에 주의를 기울일 뿐만 아니라, 우주 무기화 및 전장화 문제에 대해 우선적으로 대처하는 포괄적 안전을 유지해야 한다. 세 번째는 협력과 안전을 유지하고, 동맹적 대항과 우주과학기술 봉쇄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우주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다. 모든 당사자는 이러한 주요 원천에 대해 합의에 도달함으로써, 우주가 강대국들이 경쟁하는 새로운 전쟁터가 아닌 신시대적 조건에서 국제 협력과 상생의  신영역이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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