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8일차,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시민 촛불
12.3 비상계엄 및 끝나지 않은 내란 사태 8일 차.
11일, 여의도 국회 앞은 여지없이 5만 인파로 가득 찼다.
이날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시민 촛불’은 오전 1500여 단체가 모여 발족한 하나의 촛불 대오 ‘윤석열퇴진행동’이 주최하는 첫 번째 촛불이다.
무대 앞엔 예정된 시간보다 더 일찌감치 발길을 서두른 10대 청소년, 20~30대 청년들이 자리했고, 촛불과 응원봉을 든 참가 대오는 여의도 공원까지 이어져, 더 크게 하나 된 촛불이 국회와 국민의힘을 향해 타올랐다.

‘내란 수괴 윤석열’과 ‘내란 동조자 국민의힘’에 분노한 시민들의 자유발언 신청이 쇄도하자, 약속된 시간인 오후 6시보다 더 앞선 시간에 사전발언이 시작됐다.
먼저, 청년과 청소년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행동하겠다”는 결심을 밝혔다.
경기도 안성에서 왔다는 최지우 청년은 “아버지가 총에 맞아 돌아가셨다. 총의 무서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 범죄자는 감옥에 가 있다. 그런데 윤석열도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눴다. 윤석열을 그 범죄자 옆방으로 보내야 한다”고 분노했다.
이어 “공짜로 얻은 민주주의에 감사한 줄 몰랐다. 민주주의를 위해 몸 받치고 피 흘린 사람들이 없었다면 누릴 수조차 없는 민주주의에 감사해하며, 곧 태어날 조카에게 민주적인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야구 응원봉을 들고 무대에 오른 한 열혈 야구팬은 “내가 응원하는 팀이 33년째 우승하지 못하고, 7년째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어도 열심히 야구장을 찾아 응원했다. 그런데 지금 야구가 중한가?”라고 되물으며 “스포츠는 국민을 정치에 무관심하게 만들기 위한 도구인 ‘3S 정책’ 중 하나였다. 이젠 야구팀을 응원해왔던 끈질김으로 내란 범죄자들이 올바른 처벌을 받을 때까지 싸우겠다”는 결심을 표했다.

고등학생들이 무대에 오르자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정민 학생(고2)은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여의도에 왔다”면서 “공부도 안 하고, 할 일 없어 보이는 저보다, 대통령으로서 제대로 할 수 있는 일도 없으면서 반국가세력을 해치우겠다고 계엄령을 발표한 윤석열이 더 한심하다”는 그는 “내 가족들과 친구들이 불안과 공포에 떨며 잠들지 못했던 밤을 만든 윤석열을 탄핵하자”고 외쳤다.
성우가 꿈이라는 문보람 학생(고3)은 낭낭한 목소리로 “윤석열 퇴진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지 못했다가 이젠 부끄럽지 않게 살기 위해 촛불에 참가했다”면서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지 않는 핑계로 비상계엄을 선포했으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는데, 숨어서 현 상황을 회피하고 있다”고 호통쳤다.

‘윤석열 즉각 퇴진’을 열망하는 세대들의 화합의 장이 연출됐다.
무대에 오른 노래팀 ‘세여울’이 80년대에 발표된 민중가요 ‘불나비’를 함께 부를 것을 제안했다. 10~20대 참가자들은 무대 화면에 나오는 노래 자막을 보면서 연신 응원봉을 흔들며 따라 불렀다.
아끼고 아껴왔던 아이돌 그룹 응원봉 뿐만 아니라 아이돌 멤버의 얼굴이 담긴 굿즈 상품 무릎담요까지 챙겨 나와 추위를 달랬다. 미쳐 끼니를 때우지 못하고 촛불에 참가한 한 학생은 빵을 먹으면서도 ‘불나비’를 열창했다.
노래가 끝나고, 다음으로 40~50대 참가자들이 청소년, 청년들의 의지에 화답했다.
최영찬 빈민해방실천연대 위원장이 “우리의 미래, 청년 학생들에게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시게 하고, 국민 자존심까지 팔아먹으며 굴욕외교를 펼쳤던 무식하고 무능한 정권이 국민들을 향해 총부리까지 겨눴다”는 말에 모두가 분노로 공감했다. “노동자, 농민, 청년학생 등 땀 흘리며 사는 사람, 이 땅의 정의를 위해 싸우는 모든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을 위해, 거리에서 장사하는 노점상, 철거민들이 국민의힘 해체를 위해 투쟁하겠다”고 전했다.
사무금융업에 종사하는 안상일 씨는 청년학생들 앞에 무릎을 꿇고 ‘윤석열 퇴진’을 위한 결의를 밝혔다. 그는 ‘윤석열을 체포하라’는 8행시로 입을 열었다.
‘윤’ 윤봉길 의사의 명이시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석’ 석고대죄 대역죄인 윤석열을 구속하라
‘열’ 열사의 염원이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을’ 을사오적 버금가는 국민의힘 해체하라
‘체’ 체제붕괴 내란수괴 윤석열을 체포하라
‘포’ 포기하고 국민앞에 무릎꿇고 사죄하라
‘하’ 하야를 명령한다 윤석열은 하야하라
‘라’ 나도 역시 죄인이다. 너를 찍은 죄인이다
마지막 8행시를 외치며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에 투표했다고 밝힌 그는 무릎을 꿇고 “제 마음은 참회와 후회로 가득 차 있다. 이렇게 무릎 꿇고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용서를 구하는 마음을 담아 백의종군의 정신으로 내란수괴 윤석열을 끌어내리는 그날까지 앞장서서 끝까지 힘차게 싸우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그를 격려했다.

노동조합의 결심도 이어졌다.
윤중현 택배노동자는 윤석열 탄핵 체포를 위해 ‘달리는 국민광고판’을 자처한 전국택배노동조합의 결심을 밝혔다. 윤석열 탄핵과 체포를 바라는 시민들의 문구를 받아 택배노동자와 한 몸인 택배차에 광고판(현수막)을 달고 달리겠다는 것. 코로나 시절 넘치는 택배물량으로 인해 과로로 목숨을 잃어가던 택배노동자들이 ‘과로사 대책 사회적 합의’를 만들 수 있게 관심과 지지를 보내준 국민들을 향한 보답이라고 했다. 수백, 수천 대의 택배차가 전국 방방곡곡,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겠다는 소식을 듣자 “너무 좋다”라는 말이 여기저기 터져 나왔다.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내일(12일) 서울로 상경해 윤석열 퇴진을 위한 총파업·총력투쟁을 벌인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금속노조는 세종대로와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투쟁을 벌인다고 밝혔다.
자유발언 신청자가 차고 넘쳐, 미쳐 선착순 신청에 들지 못한 참가자는 다음날을 기약했다.
오늘 출범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윤석열퇴진행동)’ 발족선언문을 함께 낭독하며 촛불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근조 화환에 둘러싸인 국민의힘 당사로 행진했다.
당사 벽면에 ‘윤석열’ ‘탄핵’ ‘내란 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는 레이저 글귀를 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촛불을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