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독자에세이](2024.11.4)

놀랍게도 미대선 직전인 11/4 글로벌리스트의 대표 선전대(Wagon Band)인 뉴욕타임즈에 NYT 입장을 전면으로 반박하는 독자 에세이가 실리면서 트럼프의 승리를 미리 예고했다. 이 글은 또한 트럼프 재집권의 시대가 전개할 주요 정책 방향을 암시하고 있다.<번역자주>

도널드 트럼프가 이번 선거에서 이길지, 질지는 모르지만, 그는 이미 우리 정치체제가 누구에게 봉사해야 하는지에 대한 폭넓은 논쟁에서 승리하고 있다.

정책적 측면에서 트럼프의 승리는 무역과 이민이라는 그의 두 가지 주요 이슈에서 특별히 중요하다. 그러나 그가 제기한 것은 좁은 정책문제를 넘어선다. 트럼프가 2015년 첫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위해 황금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올 당시, 자유무역과 대량 이민이 미국에 해를 끼친다는 그의 주장은 양당의 주요 의견과 학계의 합의와 맞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9년 동안, 트럼프는 두 이슈를 중심으로 미국 정치를 변화시켰고, 공화당을 자신의 이미지로 재편했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자신의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강요했다.

트럼프는 카멀라 해리스를 급진주의자로 묘사하면서도, 그녀가 최근에 자신의 정책을 너무 많이 채택하고 있다면서 "MAGA 캡(트럼프가 즐겨 쓰는 모자)을 보낼 계획"이라고 농담했다. 그는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계속 부과하고, 최근 양당 간 국경 법안을 비롯한 이민에 대한 더 강력한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노력으로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서도 비슷한 말을 할 수 있다.

전문가들도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2016년 대선 캠페인 기간 노벨상 수상자 8명을 포함한 경제학자 370명이 트럼프가 "국제무역의 이점"을 무시하고 이민이 노동계급 임금 침체에서 수행한 "적당한" 역할을 과장했다고 비난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

하지만 올해 3월경, 노벨상 수상자 경제학자 중 한 명인 앵거스 디튼(Angus Deaton)은 자유무역과 이민에 대해 훨씬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저는 다른 경제학자들처럼 미국으로의 이민은 좋은 일이며, 이주민들에게는 큰 혜택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미국 근로자들에게 자유무역이 주는 혜택"과 심지어 세계적 빈곤을 줄이는 데 있어서의 자유무역의 역할에 대해서도 "훨씬 더 회의적으로 되었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트럼프가 가져온 변화는 종종 불안정하고 저항에 부딪혔다. 특히 이민에 있어서 트럼프의 양극화된 접근 방식은 때때로 이민 옹호자들을 정반대 극단으로 몰았다. 그리고 정당 간에는 여전히 중요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세 번째 캠페인을 마치면서 놀라운 수준의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역과 이민에 대한 트럼프의 견해는 그가 정치에 입문하기 수년 전에 정해졌다. 그는 1989년 저널리스트 다이앤 소여(Diane Sawyer)에게 "저는 관세를 매우 강력하게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착취당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2000년 저서 "우리가 마땅히 받아야 할 미국"에서 "불법 이민에 대한 우리의 느슨함은 합법적으로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무모함과 무시를 보여줍니다."라고 썼다. 그 책에서 트럼프는 중국과의 "건설적인 교류"가 결국 중국을 더 큰 경제적, 정치적 자유로 이끌 것이라는 자유시장 가정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는 양당의 대통령들이 중국에 "너무나 쉬운 길"을 주었다고 비판했다.

2016년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의 무역 및 이민에 대한 견해는 힐러리 클린턴과 조 바이든과 같은 민주당 당원뿐만 아니라 공화당 기득권층과도 갈등을 빚었다. 두 정당 모두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반대하고 국경법을 시행한 기록이 있지만, 이러한 조치는 종종 사람과 상품이 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세상으로 가는 길에 있는 단순한 임시방편으로 여겨졌다. 힐러리 클린턴은 “개방된 무역과 개방된 국경을 갖춘 지구촌 일반시장”이 자신의 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2017년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이러한 견해에 직접적으로 도전했다. 그는 북미자유무역협정을 재협상했고, 버락 오바마가 중개한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 탈퇴했으며, 약 3,6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상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그는 또한 이민을 제한하기 위한 400개 이상의 행정조치를 취했다.

트럼프의 무역 접근방식에는 많은 비판이 따랐다. 바이든은 2019년에 "트럼프는 기본을 이해하지 못합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대중 역시 트럼프의 국경 접근 방식, 특히 그의 가족분리 정책에 반감을 품었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국경장벽을 "비미국적"이라고 비난했고, 국경 통과를 범죄에서 제외했으며, 불법 이민자를 위한 정부 의료 지원을 지지했다.

그러나 바이든이 집권한 지 거의 4년 동안 많은 것이 트럼프 주장대로 바뀌었다. 무역과 이민에 대한 트럼프에 대한 민주당의 반대는 흔들렸고 때로는 반전되기도 했다.

무역정책에 대해 살펴보자.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시행한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그대로 유지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작성한 보고서는 중국의 적대적 무역관행에 대응하는 데 효과적이었고 중국 수입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줄였으며 유지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심지어 약 18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기로 했다.

해리스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면 관세 수용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녀는 트럼프 대통령의 10~20%의 일반관세 부과 제안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였지만, 자유무역 옹호자들은 그녀의 주장을 신뢰하지 않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6%가 모든 수입품에 대한 10% 관세를 유지하는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답했다. 국내 정치와 지정학적 경쟁은 관세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한다.

트럼프의 승리할 것이라는 한 가지 신호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 지역에서 민주당 관계자들이 트럼프를 언급하는 것이다. 지난달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 밥 케이시는 "트럼프 편을 들어 NAFTA를 종식하고 중국이 속이는 것을 막기 위해 관세를 부과했다"고 자랑했다. 지난달 위스콘신 상원의원 태미 볼드윈은 국내에서 생산된 재료를 사용하는 요건을 강화하는 연방자금 지원 프로젝트 법안에 서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트럼프가 주창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에 대한 담론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는 또 다른 중요한 증거는 작년에 바이든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인 제이크 설리번이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한 연설이다. 이 연설에서 그는 자유무역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을 거부하는 "새로운 워싱턴 합의"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관세 정책을 옹호했으며, “경제 통합이 중국의 군사적 야망을 막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민 문제에 대해서는 트럼프는 승리하고 있다. 7월 현재, 미국인의 55%가 이민 감소를 원하며, 이는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이민 감소를 원하는 민주당 당원의 비율은 10%포인트 증가했다. 놀랍게도 민주당 당원의 42%가 "무증명 이민자의 대량 추방"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현재 캠페인에서 해리스는 몇 년 전보다 이민에 대해 훨씬 더 제한적인 견해를 취했다. 그녀는 한때 비미국적이라고 불렀던 장벽을 확장하기 위해 수억 달러를 지출하도록 명령하는 국경 법안에 서명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녀는 과거 자신이 취한 조치인 국경 통과를 비범죄화하는 것에 반대할 뿐만 아니라 재범자에 대해 "더 심각한 형사 고발"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래된 민주당 당원과 신진 진보주의자들은 트럼프의 국경 정책를 지지하고 있다. 오하이오주의 셰러드 브라운 상원의원(민주당 소속)은 "도널드 트럼프가 국경에서 마약을 단속하기 위해 서명한 법안을 작성했다"고 자랑하는 홍보물을 제작했다. 네브래스카주 상원의원 중 한 명에 도전하는 노동당 지원 무소속 후보인 댄 오스본은 "트럼프가 장벽을 짓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면, 글쎄, 나는 그 방면에 능숙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에 대해 보다 온건한 노선을 취해 트럼프 시대 유럽산 알루미늄과 강철에 대한 관세를 철회했다. 민주당의 국경 정책이 강경해졌긴 하지만, 여전히 ​​대량 추방을 주장하는 트럼프의 접근 방식과는 대조를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의 최근 어조 변화는 트럼프의 주장으로 수렴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이후 더 심오한 변화의 신호가 될 것이다. 

이민과 무역에 대한 논쟁의 근저에는 경제적 이익에 대한 분석보다 훨씬 깊은 것이 있을 수 있다. 경제학자 디튼이 말했듯이, 이러한 문제에 대한 마음의 변화(결국 디튼은 공식적으로 해리스를 지지했다)는 "우리는 경제 이익을 넘어서 동료 시민들에 대한 추가적인 의무가 있다."는 깨달음과 함께 이루어졌다. 물론 트럼프의 정책 제안을 지지하거나 그의 성격에 매력을 느끼지 않고도 디튼의 주장에 동의할 수는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상기 주제를 대선 과정에서 전면적으로 제기했다면, 이는 그가 미국 국민들로 하여금 진실을 대면하도록 큰 역할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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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 슈미츠(Matthew Schmitz)는 2022년 정치전문잡지 CMPACT MAGAZINE의 창립자이며 편집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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