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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윤석열-명태균 육성 파일 공개…“오빠, 대통령 자격 있는 거야?”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개입을 입증할 육성 파일이 공개됐다. 충격적이다. 명태균 사태 이후 이어진 믿기 어렵던 주장과 전언이 사실로 밝혀진 것.

2022년 5월 9일 윤석열 대통령은 명태균 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창원의창 보궐선거 후보)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고 했는데”라고 하자, 명 씨는 “진짜 은혜 평생 잊지 않겠다”라고 감사한다. 그 다음날, 국민의힘은 실제로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한다.

윤 대통령과의 통화 후일담은 더 충격적이다. 명 씨는 윤 대통령과의 통화가 끝난 후 김건희 여사에게 전화가 왔고, 윤상현 당시 공관위원장에게 전화했으니 다음날 취임식에 꼭 오라고 했다.

김 여사는 명 씨에게 전화하기 전 윤 대통령에게 “아니 오빠, 명 선생 일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님이 이렇게 아침에, 놀라셔가지고 전화 오게끔 만드는 게, 이거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 있는 거야?”라고 따졌다. 이 상황을 설명하면서 명 씨는 “(윤 대통령이) ‘나는 분명히 했다’라고 마누라(김 여사)에게 얘기하는 거야. 마누라 앞에서 했다고 변명하는 거야. 그리고 바로 (전화) 끊자마자 지 마누라한테 전화 왔어. '선생님 윤상현이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에 꼭 오십시오.' 이러고 전화 끊은 거야.”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확보한 녹취에서 명태균 씨는 김영선 전 의원 외에 김진태 강원도지사,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김건희 여사의 선물이라 하고 3월 서초보궐 조은희 의원 당선도 자신 덕분이라고 말한다.

녹취대로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에도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씨의 뒷거래가 이뤄졌다. 사적 채널이 공적 질서를 무너트린 ‘국정농단’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놓친 뉴스]

과거 '공천 개입' 박근혜 기소했던 검사 윤석열‥이번에는?

지난 2018년 서울중앙지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 친박 의원들이 공천받도록 선거 전략을 수립하고 박 전 대통령이 이를 승인하거나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통령도 당원이기 때문에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 개진은 할 수 있지만, 비박 후보 배제와 친박 후보 다수 당선이라는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계획적, 능동적으로 실행한 것이어서 정당원으로서 할 수 있는 단순한 의견 개진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한 서울중앙지검장이 윤석열 대통령이다.

다만 윤 대통령의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관련 발언 시점이 취임 전인 5월 9일이므로 당시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공천 개입에 따른 효력(공천 발표일)은 취임 이후 발생했으므로 책임을 벗어나기는 어렵다.

대통령실, ‘김영선 공천 개입 육성 공개’에 “결정권자는 이준석·윤상현”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육성이 공개되자 서둘러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고 발을 뺐다. 그러면서 “명씨가 김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변명했다. 당초 대통령실은 명태균 씨 파문이 불거지자,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입당 전후 명 씨와 두 차례 만났고, 경선 이후 명 씨와 연락을 끊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예전 해명이 '거짓 해명'이라고 인정한 셈이다.

‘공천 개입’ 의혹 용산 해명에…이준석 “말미잘도 이것보다 잘 대응”

공천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한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말미잘도 이것보다 잘 대응할 것”이라며 “양두구육(羊頭狗肉)을 넘어서 인면수심(人面獸心)을 하려 하냐”고 반문했다. 이어 “저는 윤 대통령이 공관위에 보고받는지 후보측 관계자에게 이런 내용을 전달하는 것도 몰랐다”라며 “그건 바로 당신들이 해명해야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여당 최다선 조경태, 육성 공개에 “당무 감사 착수해야”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육성이 공개되고,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사실이 드러나자 “개인적으로 당무 감사를 착수하는 것이 올바르다”며 “필요하다면 제가 요청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홍준표 또 "탄핵전야 데자뷔‥박근혜가 그래서 간 것“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개입 육성이 공개된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이 "탄핵전야의 데자뷔를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우리당 일부 중진들이 배신하고 야당과 야합하는 걸 보면서 한탄한 그때처럼, 한 줌도 안 되는 정치낭인들을 모아 내부총질이나 일삼고 있다"며 "박근혜가 그래서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버지 무덤에 “증거물 묻어뒀다”는 명태균, 압수수색 피해 “불태우러 간다”

검찰이 명태균씨 집을 압수수색 했다. 하지만 명씨는 집에 없었다. 그 시각 기자들은 명씨 선친의 묘소를 찾느라 동분서주했다. 명씨가 “아버지 묘소에 묻어둔 증거물을 불태우러 간다”라고 밝혔기 때문. 명씨 휴대전화는 켜져 있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기자들은 명씨가 태어난 곳, 어려서 자란 곳 등 명씨와 관련된 지역을 수소문했지만 명씨 아버지 묘소의 위치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명씨는 아버지 주검을 화장해서 뿌렸고, 그래서 아버지 묘소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진보당 정혜경 “박근혜-최순실보다 더하면 더했지”

진보당 정혜경 원내대변인은 “명태균-김건희-윤석열 게이트이고, 국정농단 헌정질서 파괴”라면서 “의혹들에 거짓과 공작으로 답해 온 이런 대통령이 아직도 자리를 보존해야 할 명분이 남았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증인, 증거, 정황만이 아니라 대통령의 육성까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탄핵 요건을 갖추고도 남는다”라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보다 더하면 더했지, 부족함이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마땅히 탄핵 절차로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