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사설]2024.10.8
브라질 룰라 정부가 '일대일로'에 참여하려는 기류에 대해 미국은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른바 중국과의 협력 확대는 위험하다는, '디커플링', '탈리스크' 담론이다. 환구시보는 워싱턴의 '탈리스크' 담론 뒤에 '먼로 독트린'의 유령이 있다고 지적한다. 환구시보는 '먼로 독트린'을 남미를 자국의 '지정학적 뒷마당'으로 삼는 미국의 권력 이데올로기라고 주장한다. <편집자주>

최근 데이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발언은 브라질 주재 중국 대사관으로부터 반격을 받았다. 그녀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B20) 비즈니스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동안, 브라질이 '일대일로' 공동 건설에 참여하기 전에 그에 대한 '위험(리스크) 평가'를 제안했다. 데이지의 이번 브라질 여행은 또다시 '설교를 위한 출장'임이 분명하다. 그녀가 중국을 '위험'하다고 묘사한 황당한 말 뒤에는 먼로 독트린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 브라질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자 최대 수출시장이며 주요 흑자 공급원인 중국이 어찌 기회가 아닌 위험일 수 있을까? 더욱이 브라질은 누구와 협력할지, 어떤 파트너십을 맺을지에 대해 다른 사람의 결정이 필요하지 않다. 중국과 남미 국가의 정상적인 경제/무역 협력은 제3국의 손가락질을 받아서는 안 된다.
데이지가 브라질에 한 경고는 브라질을 미국의 '지정학적 뒷마당'으로 삼는 권력 이데올로기로서, 브라질 정부와 인민에 대한 기본적 존중이 부재함을 드러낸 것이다. 미국 고위 관리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리처드슨 미 남부사령관도 지난 5월 브라질을 방문했을 때, 일대일로에 참여하는 것은 브라질의 주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2013년부터 중국은 150개 이상의 국가 및 30개 이상의 국제기구와 '일대일로' 건설을 위한 협력 문서에 서명했는데, '일대일로' 가입으로 인해서 '주권 침해'가 발생한 국가는 하나도 없다. 오히려 이들 미국 관리들이 브라질에 대해서 베이징과 워싱턴 사이에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노골적인 주권 간섭이다.
미국 관리들은 말끝마다 남미를 위한다며 '탈리스크'를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워싱턴이 진정으로 제거해야 할 것은 남미에 대한 '먼로주의' 콤플렉스이다. 리처드슨은 일대일로 공동 건설을 포기하라고 설득하면서, 브라질과 미국의 외교관계는 200년이 지났으며 "서로 주권을 존중"하고, 그에 비해 중국과는 수교한 지 불과 50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황당한 대조를 했다. 브라질과 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워싱턴의 남미 통제욕을 찌르고 있다는 것이 그녀가 진짜 말하고 싶은 바이다.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냉전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제로-섬 방식으로 중국과 남미의 협력을 미국에 대한 '충격'으로 계산하는 것이야말로 워싱턴을 휘감고 있는 심마(心魔)이다.
현재 중남미에서 브라질은 '일대일로' 공동 건설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이다. 룰라 대통령이 지난해 재선된 후 브라질이 가입을 추진 중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일대일로 제창은 룰라 정부의 재산업화 계획 및 남미 통합 경로와 같은 개발 전략과 매우 일치하며, 브라질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인프라 프로젝트, 특히 남미의 다양한 운송 경로와 관련된 프로젝트 파트너를 찾는 것은 브라질의 근본적인 경제적 이익에 해당한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7월 일대일로를 언급하며 "벤치석에 앉아 있고 싶지 않다"라고 공언했고, 중국도 브라질의 조속한 가입과 일대일로 건설에서 멋진 '세계적 물결'을 보여준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과 브라질의 관련한 협력이 자율성과 자발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양방향 추진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작은 마당 높은 벽"(小院高墙)을 브라질과 다른 중남미 국가에 세우려 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멕시코에 투자한 전기차 공장, 페루에서 수주한 창카이항도 미국 측의 거부와 방해를 받고 있으며 워싱턴 매파에 의해 '군사적 대결용'으로 왜곡되고 있다. 중국은 어떤 국가와도 군사적으로 대결할 의사가 없다. 창카이항을 건설하는 것은 양국 무역과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더 나은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완공 후의 창카이항은 페루와 남미 전체 물류 무역 패턴을 크게 개선할 것이며, 페루 해안에서 중국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1/3 단축할 것이다.
페루 고위 관리는 미국이 만약 페루에서 중국의 증가하는 존재를 걱정한다면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일찍이 말한 바 있다. 미국은 2022년 "중국의 영향력에 대항하기 위해" 소위 '미주 경제 번영 동반자 관계' 계획을 내놓았지만, 아직 몇 차례 회의를 열었을 뿐 실질적인 성과가 없다. 중국은 남미와의 협력에서 제3자를 배척한 적이 없으며, 남미 국가도 중-미 사이에서 '단일한 선택'을 하길 꺼린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예외 없이 중국과 무역을 하는 상황에서,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로 하여금 이른바 '디커플링' 혹은 '탈리스크' 이론을 믿게 하려는 것은 매우 터무니가 없다. 미국은 이 지역을 중국에 대항하는 '신냉전 전선'으로 보는 대신에, 중국과 함께 남미 국가의 현대화 과정에 완전히 참여할 수 있다.
중국과 브라질은 각각 동서반구에서 가장 큰 개발도상국으로서 자유무역을 확고히 지지하며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 파바로 브라질 농업장관은 지난주 브라질이 일대일로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이는 "서방 파트너의 무역장벽 돌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 브라질의 협력은 양국 이익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남부'가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를 공동 건설하려는 요구이기도 하다. 이 같은 추세는 워싱턴이 결코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