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사설]중영 관계의 새로운 출발점을 마련해야 한다(2024.10.19)

최근 영국 외교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영국 재무부 장관도 중국 방문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환구시보는 이런 영국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영국이 보다 적극적인 대중 협력 외교에 나설 것을 주문한다. 영국이 중국과의 공동 이익과 협력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 그 출발점으로 교류(communication), 합의(consensus), 협력(cooperation)의 '신3C 원칙'의 관계 발전을 제안한다.<편집자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기도 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교부 장관이 베지이징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2024년 10월 18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기도 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교부 장관이 베지이징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2024년 10월 18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10월 18~19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교부 장관이 중국을 공식 방문했다. 영국 새 정부의 첫 방중 각료인 래미 장관은 지난 8월 양국 정상 간 통화에서 합의한 바를 이행하고, 전략적 신뢰 증진과 분야별 대화 협력 강화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이는 키어 스타머 행정부의 대중국 관계 조정 움직임으로 간주되며, 언론들은 양국 관계 개선 및 정상화를 위한 긍정적 여건 조성이 기대된다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가 집권한 뒤 ‘서류함 속의 산적한 외교 난제’ 중 하나가 바로 “최근 몇 년간의 대중국 정책 혼선을 바로잡는 일”이라는 점도 이번 영국 정부의 중요한 변화 방향이 됐다. 외부적으로 보면, 영국은 이미 최근 몇 년 동안 중·영 간의 접촉과 연락에 있어 다른 대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졌으며, 특히 G7에서 ‘절대적 아웃사이더’가 되어 위기감을 느꼈다. 내부적으로는, 영국도 최근 몇 년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중·영이 서로 단절되어서는 안 되고 단절될 수도 없음을 깨달았으며, 대중국 협력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것들이 영국의 대중국 정책 조정의 배경이 됐는데, 래미 외교부 장관에 이어 레이철 리브스 재무부 장관도 방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영국의 리시 수나크 당시 총리가 중국이 영국 경제 안보의 ‘최대 국가 위협’이라고 발언한 후, 새 정부가 대중국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기까지 런던 기조 전환의 근본 요인은 역시 중·영 간 상호관계 발전의 내적 필요성이다. 그 후 일정 기간 중국과 영국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외교, 경제 재정, 에너지, 국방 및 기타 분야에서 고위급 상호 작용과 대화를 수행하면서, 양국 관계(쌍무관계)가 안정되는 신호를 방출했다.

양국이 경제 연계를 강화하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한 것은, 현재 양국 관계의 현실에 기반한 실용적 선택이라고 봐야 한다. 근래 양국의 ‘정치’는 얼어붙었지만 ‘경제’는 여전히 뜨거웠다. 현재 영국은 유럽에서 중국의 세 번째 큰 무역 파트너이고, 두 번째 큰 투자 목적지이자 세 번째 큰 해외 투자의 원천이다. 또한 영국은 중국 기업의 유럽 시장 상륙을 위한 첫 번째 선택지 중 하나이며, 영국 정부가 매우 중요하게 간주하는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양측의 협력 전망은 매우 광대하다. 영국 비즈니스계는 보편적으로 대중국 경제 및 무역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 하는데, 특히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번 방문이 영국의 대중국 외교와 대중국 정책의 혼선과 방향 상실 상태를 종식하고, 양국 관계의 전반적인 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영국 새 정부의 대중국 사고가 미국식 대중국 전략 경쟁 사고와 새 병에 묵은 술을 담는(형식은 새롭지만 내용은 구태의연한-주) ‘3분할 방식’에서 벗어나, 전략적 자율성 견지를 기반으로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태도의 안정적 호혜와 중·영 관계를 추구하는 새로운 길을 걸을 수 있을지는 하나의 시험이라 할 수 있다. 작금의 행태에 국한한다면, 지난 몇 년간 중·영 관계를 최악으로 몰아넣었던 정치의 틀을 근본적으로 벗어나지 않는다면 아마도 힘들 것이다. 일부 영국 언론도 정부가 중국과의 협력, 경쟁, 도전 및 미국과의 대중국 정책 조정에서 어떻게 균형을 이룰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 외에도, 현재 영국 국내의 대중국 태도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다원적이거나 모순적인 상태에 있으며, 양국 관계의 안정적인 기반이 매우 공고한 것은 아니다. 래미 외교부 장관의 방중 전 영국 내 일부 압박 여론을 보면, 중국에 대한 이념적 편견 및 ‘중국 위협론’과 관련된 변종 내지는 심지어 단순히 중·영 관계가 좋아지길 바라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어떻게 이러한 압력을 견뎌내면서 중·영 관계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실현하고, 최근 몇 년 동안 범정치화 및 범안보화의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에서 벗어나 중·영 간의 공동 이익과 협력의 요구를 절실히 인식하고, 기존 메커니즘을 활성화하여 유리한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앞으로 영국의 대중국 정책 조정이 추구하는 중요한 목표여야 한다.

우리는 영국 새 정부가 얼마 전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방식으로” 중·영 관계를 관리하겠다고 밝힌 것이 새로운 인식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중국과 영국 사이에는 제도적 차이와 문화적·사회적 차이가 존재하지만, 상호 존중과 상호 이익이 실현될 수 있다면 양국 관계는 안정적이고 호혜적인 새로운 단계를 시작할 수 있다. 앞서 환구시보는 영국이 제기한 ‘경쟁(compete)과 협력(cooperate), 도전(challenge)’이라는 3C 원칙에 대해, 더 나은 ‘신3C 원칙’--교류, 합의, 협력(Communication, Consensus and Cooperation)을 제안한 바 있다, 래미 외교부 장관의 방중을 배경으로 이 제안을 재확인하면서, 양측이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원칙에 기초해 성과를 이루고, 양국 인민을 위하며 글로벌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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