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사설]2024.10.11

 

환구시보는 중동을 전면전의 언저리에서 끌어내 상황을 냉각시키고, 휴전 및 폭력 종식을 촉진하여 인도주의적 재앙을 피할 것을 촉구한다. 입으로는 휴전을 외치면서도, 지난 1년간 이스라엘에 최소 179억 달러의 군사 지원해 중동 지역 ‘폭력 사이클’을 지속하는 엔진 역할을 해 온 미국을 비판한다. 각 당사자들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입장에서, 현 상황을 냉정하고 합리적이며 책임감 있는 태도로 처리해야 할 것을 주문한다.<편집자주>

중동 전쟁이 오래 끌며 최근 몇주 동안 더욱 격화하고 있다. 특히 레바논은 ‘수십 년 이래 가장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군사 공격을 받은 것으로 간주된다. 먼저 레바논 내 수천 대의 통신장비가 원거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하였고, 그 후 이스라엘은 시리아와 레바논 남부, 동부에 대한 대규모 공습에 이어 이달 초 또 레바논에 대한 지상 공격을 개시하였다. 동시에 이스라엘의 군사·안보 목표물도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한편으로 일촉즉발의 전면전이, 다른 한편으로 무서운 속도로 악화하는 인도주의적 재앙이 불어닥치고 있다. 중동의 거취는 전쟁 관련 각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준엄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레바논이든 중동이든 모두 전쟁의 불길에 휩싸인 ‘인간 연옥(人间炼狱)’으로 전락하여서는 안 된다. 민간인을 겨냥한 ‘집단 응징’과 무차별 공격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아직도 200만 가자 시민이 봉쇄와 포화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절대로 레바논이 다음 ‘가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9월 말 이후 이 나라 국민의 4분의 1이 이스라엘로부터 군사 철수 경고를 받았다. 60만 명 이상의 사람이 의지할 곳을 잃고 떠돌고 있으며, 30만 명 이상은 이 나라를 떠났다. 레바논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2,141명이 숨지고 1만 99명이 다쳤다. 이런 인간적 비극은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일어나서는 안 된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사람들은 중동에서 피 흘린 상처가 아물기는커녕 전쟁에 휘말린 나라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을 뼈아프게 목격하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 보호를 위해 중동에서 군대 규모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이 이란 발사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을 도왔다. 이와 동시에 모든 군사적 대결은 중동 어느 나라의 안정감도 높이지 못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의 사실은 미국의 중동에서 수십 년간 계속된 군사 개입도 이스라엘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없으며, 오히려 더 많은 지역 무장의 저항력을 발생시켜 이스라엘의 생존 환경을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고 있다. 중동 민족과 교파 간의 갈등과 원한도 끊임없이 격화되는 전쟁 속에서 더욱 깊어지고 있다.
 
폭력 논리가 주도하는 중동정세는 브레이크를 잃은 차량처럼 언제든지 낭떠러지로 추락할 수 있다.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무선호출기 폭발 사건은 극단적인 방식으로 경고를 보낸다. 적개심과 첨단 기술의 결합은 현대전의 잔혹성 지수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 있다. 지금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은 생명과 인권에 대한 무시가 끔찍할 정도에 이르렀으며, 공기 중에 피비린내와 공포감이 팽배하고, 전쟁은 결코 올바른 해결 방식이 될 수 없고 고통과 재앙을 가져올 뿐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중동의 평화 재건을 위한 기회의 창구가 빠르게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급선무는 군사적 모험을 자제하고 상황을 냉각시키는 일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월 9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두 달 만에 첫 통화를 했지만, 중동 전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으며 또한 “치명적이고, 정확하며, 놀라운” 방식으로 이란에 보복하겠다고 선언했다. 워싱턴은 입으로는 휴전을 외치면서도, 지난 1년간 이스라엘에 최소 179억 달러의 군사 지원해 중동 지역 ‘폭력 사이클’을 지속하는 엔진 역할을 했다. 같은 날, 푸총(傅聪)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안보리 공개회의 연설에서, 관련국에 생명 구제를 최우선으로 하고 정치적 의지를 보여주며, 공정한 입장을 견지하고 정치적 계산을 버리며 가능한 모든 영향력을 당사자에게 행사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중동 문제를 군사적 수단이 아닌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하는 것은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자, 전면전의 벼랑 끝에서 중동을 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결국 중동 전체의 항구적 안보의 전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공존이다. 상호 인정과 안전을 바탕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공하는 ‘양국 방안’은 오랜 갈등과 폭력 순환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열쇠로 여겨져야 하고, 더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추동을 받아야 한다. 중동에 대한 외교적 중재에는 여러 당사자의 성의와 협조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유엔은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기구로서 평화적 위기의 해결이라는 중대한 임무를 짊어지고 있으며, 또한 큰 시험대에 올라와 있기에 절대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 
 
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피해자만 있다. 중동을 전면전의 언저리에서 끌어내 상황을 냉각시키고, 휴전 및 폭력 종식을 촉진하여 인도주의적 재앙을 피하는 것은 국제적 합의이자 국제사회의 공동 책임이다. 각 당사자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입장에서, 현 상황을 냉정하고 합리적이며 책임감 있는 태도로 처리해야 한다. 특히 영향력 있는 강대국들이 응당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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