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군은 5월 16일 미국의 5세대 전투기인 F-22와 한국 공군 F-35A가 근거리 공중전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의 대표 전투기들이 일명 ‘도그파이트(Dogfight)’이라고 불리는 근접 공중전 훈련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

이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5월 13일 F-22가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이 있는 군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진주만-히캄 합동기지(Joint Base Pearl Harbor–Hickam, Hawaii) 소속은 F-22는 일본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한국 군산기지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훈련 목적 “태평양 지역 내 중국과의 전투 능력 테스트”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태평양 지역 내에서 민첩한 전투 고용(ACE)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계획되었다. 문제는 이 훈련이 중국 전투기와의 교전을 가상한 훈련이었다는 점이다.
군사전문잡지인 Military Watch Magazine 5월 17일 자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5세대 전투 항공기 분야에서 선도적인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이러한 훈련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이 군사전문지는 보도했다.
이 잡지에 따르면 중국의 J-20 전투기의 연간 생산량은 F-35의 수와 거의 비슷하며, J-20의 정교해진 능력은 미국 관리들 사이에서 큰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즉 F-35를 중국의 J-20으로 가상하고, 미국의 전투기 F-22가 J-20과의 근접전을 벌이는 상황을 테스트한 셈이다.
훈련이 내포한 두 가지 문제
이 훈련은 두 가지 문제를 내포한다.
첫째, 미국이 중국과의 전쟁을 염두에 둔 훈련을 한반도에서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한미 군사연습을 “북한의 위협을 억제”한다는 명목으로 해왔으나 중국과의 전쟁을 준비하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둘째, 미국이 중국을 상정한 전쟁 연습에 한국군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근접 공중전 훈련은 중국이 한국을 공격했을 경우를 상정한 것이 아니라, 대만 유사시를 상정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훈련에 한국군이 동원되는 것은 한미상호방위조약 등 한미 군사협정 어디에도 근거하지 않은 위법 행위이다.
이날 훈련에 참가했던 한국군 파일럿은 “전투기 간 근접 전투기동훈련을 통해 양국의 전술 노하우를 교류할 수 있었다”면서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강력히·끝까지 응징할 수 있는 철통같은 방위 태세를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국군이 중국을 적으로 상정한 적이 있던가. 이 발언이 한중 관계와 한반도 안보 상황을 얼마나 위태롭게 만드는 것인지 이 파일럿은 알고나 있을까.
지난해 8월 한미일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에 모여 사실상 ‘한미일 군사동맹’을 합의하고, ‘한미일 군사동맹’의 범위를 “인도-태평양과 그 너머”로까지 확대한 바 있다. 앞으로 중국과의 전쟁을 염두에 둔 한미, 한미일 군사연습 및 훈련이 빈번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한미군사훈련은 한미 동맹이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범위를 넘어 무한정 확대되고 있는 현실, 한미 동맹을 폐기하지 않으면 한반도 주권과 안보 상황이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된다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