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사설]팔레스타인 문제는 미국의 양심만 시험하는 것이 아니다(2024.4.20)

미국은 4월 18일 팔레스타인을 유엔 정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초안을 자신의 한 표를 통해 부결시켰다. 이와 함께 눈여겨볼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이란 중부 이스파한에서 4월 19일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미국 관리들은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중동 전란(战乱)은 나선형으로 격화될 위험이 있다. 둘째는 미 의회가 20일 밤(현지 시간) 미국의 우크라이나·이스라엘 지원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양국 모두 주권을 수호할 능력이 있지만, 그럼에도 양자는 모두 무기를 포함한 미국의 원조에 의존하고 있다. 지금이 바로 중요한 때다.”라고 밝혔다.

* 미국 하원은 20일 진행된 투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608억 달러, 이스라엘에 260억 달러의 특별 군사원조를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주 상원에서의 투표를 남겨두고 있지만, 상원의 의석 구조가 민주당에 유리한 만큼 지원 법안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종합하면 미국이 패권주의적이고 지정학적 전략에 따라 중동 평화를 '설계'해 왔다는 사실이 새삼 분명해진다. 팔레스타인에서 수천 명 평민의 생명과 안전을 미국 정치 프로세스(과정)의 우선순위에 따라서 계획해야 하는 것은, 중동 평화의 슬픔이자 국제법에 대한 미국의 경멸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는 두 나라의 미래뿐만 아니라 중동 전역 및 전 세계 안보와 안정과도 직결된다.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신청은 '양국 방안'의 이행을 촉진하는 중요한 절차이다. 이는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에 대한 국제적 인정일 뿐만 아니라, 독립과 주권 행사를 촉진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유엔의 정식 회원국이 됨으로써 팔레스타인은 더 효과적으로 자신들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하고, 중동 평화를 촉진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독립과 건국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오랜 염원인데, 공식적으로 유엔 회원국이 되는 것은 이 불가피한 과정의 핵심 단계이다. 이번 안보리 투표 결과는 찬성 12표, 반대 1표, 기권 2표이다. 미국의 반대 1표, 영국과 스위스가 2표의 기권표를 던졌다. 유엔 규정에 따르면 결의안 초안이 안보리에서 채택되려면 최소 9개 회원국이 찬성해야 하며, 중국 프랑스 러시아 영국 미국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나라도 거부하지 않아야 한다.

국제사회의 중요 기구로서 유엔은 국제평화와 안전을 수호하는 것이 안보리의 주요 임무이다. 그 결의안은 종종 국제사회의 공통된 의지와 특정 문제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를 반영한다.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은 '두 국가 해법'의 중요한 단계로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투표에서 미국 단 한 나라만 반대표를 던진 것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의 프로세스 추진에 대한 국제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보여주는 것과 함께, 미국의 패권적 독선과 이기심을 보여준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분쟁은 영토 분쟁, 종교 차이, 민족주의 및 강대국 정치 게임과 같은 여러 측면에서의 뿌리를 갖는 오래되고 매우 복잡한 지정학적 문제다. '두 국가 해법'은 이 충돌 해결을 위한 제안이며,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충돌 지역에 두 개의 독립 국가ㅡ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ㅡ를 만들어 평화공존을 이루자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을 유엔 회원국으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은 양국 방안의 최종 합의를 위한 첫걸음이자 결정적인 조치이다.

이미 2011년 팔레스타인이 유엔 가입을 신청했지만, 개별 국가의 반대로 당시 안보리 활동은 보류된 바 있다. 13년이 지난 후 가자 지구에서 발생한 전례 없는 인도주의적 위기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음을 보여준다. 과거 어느 때보다 팔레스타인을 유엔 정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일이 시급하다.

중동에서 평화의 토양을 키우는 일은 어렵고, 한 걸음 한 걸음의 노력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하루아침에 이룰 수 없다는 것은 역사적 경험이다. 중요한 점은 한 걸음 한 걸음이 긴장을 줄이고, 이해를 증진하고, 화해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토대를 마련하도록 하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이 유엔의 일원이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한 걸음이다.

이 첫 번째 단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자간, 포용적이고, 균형 잡힌 경로가 필요하다. 국제사회는 대화를 촉진하고 신뢰를 강화하여 양측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장거리 경주로'를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 정치적 의사뿐만 아니라, 양측의 핵심 관심사에 대한 창조적이고 외교적인 노력과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강대국, 특히 역사적 책임을 지고 있는 강대국이 사심과 잡념을 버리고, 진정으로 중동 지역 사람들의 행복이란 관점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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