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명의 희생 덕분에 가능했던 대승
비례대표 공천 잡음 최대한 줄여
진보정치의 촛불, 의정 활동 주목돼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진보당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방송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시청하며 기뻐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이경민 공동대표, 윤 상임대표, 진보당 추천 더불어민주연합 정혜경 비례후보.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진보당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방송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시청하며 기뻐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이경민 공동대표, 윤 상임대표, 진보당 추천 더불어민주연합 정혜경 비례후보.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단독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정권 심판론을 등에 업은 야권의 승리라는 점은 아무도 부정하지 않지만, 민주당 혼자 ‘정권 심판론’에 담긴 국민의 분노를 총선에 오롯이 담아냈는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이번 총선에서 진보당이 약진했다. 정의당이 원외로 밀려났지만, 진보당이 3석을 차지하면서 진보정치의 불씨를 살렸다. 일각에서는 ‘기대치에 못 미친 성과’라는 야박한 평가를 내놓지만, 192석이라는 야권 전체 승리 이면에는 정권심판을 위해 후보직을 내려놓은 68명의 진보당 후보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진보당이 이뤄낸 성과는 진보정치의 불씨를 살린 것만이 아니다. 진보당은 이번 총선에서 정권 심판 민심이 한 곳으로 집중될 수 있도록 길을 터 최대한의 1:1 구도를 만들었다. 이번 총선만큼 1:1구도가 많았던 적은 없다. 그만큼 야권이 통합을 이뤘다는 것인데, 그 중심에는 진보당이 있다.

진보당은 총 87개 지역구에 후보를 냈다. 이후 선거연합 합의에 따라 66명의 후보가 민주당과 단일화를 이뤘다. 쟁쟁한 후보도 적지 않았다. 중앙당 합의에 반발한 울산북구 이상헌 민주당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자 진보당 윤종오 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했고, 이에 승리해 본선에서도 당선됐다. 대구 동구 군위군을에 출마한 황순규 후보는 21,190표를 얻어 오히려 민주당 후보를 제쳤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과의 접전지역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따냈다. 서울 중·성동을 박성준 후보는 2,767표, 광진을 고민정 후보는 4,015표, 경기 안성 윤종군 후보는 3,468표 차로 당선됐다. 모두 진보당과 단일화를 이룬 지역들이다. 만약 진보당 후보가 희생 없이 총선에 완주했다면 민주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실제로 서울 도봉갑의 경우 민주당 안귀령 후보가 국민의힘 김재섭 후보에게 1,094표 차이로 졌다. 녹색정의당 윤오 후보의 득표율은 2,882표, 이 표가 당선자를 갈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보당은 비례선거연대 과정에서도 희생을 감수했다. 진보당은 더불어민주연합에 배치할 후보 3명을 선출했다. 장진숙, 전종덕, 손솔 후보다. 

민주당은 진보당 측에서 선출한 장진숙 후보를 문제 삼으며 억지를 부렸다. 민주당의 비명횡사 공천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던 상황에서 자칫 내부 갈등으로 비화할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진보당은 장 후보의 자진 사퇴를 알리며 정혜경 후보로 교체해 야권연대의 파열음을 잠재웠다.

21대 강성희 의원에 이어 원내 3자리를 차지한 진보당의 의정활동이 기대된다. 정의당이 원외로 밀려나면서 진보정치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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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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