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노동자 후보 3인 국회 입성
광역의원·기초의원 2석 가져와
범야권 192석, 그리고 국민의힘 참패로 22대 총선이 마무리됐다. 민심이 ‘정권 심판’을 택한 결과다.
‘윤석열 정권 심판’ 선거를 위해 뭉친 야당들 중 진보정당은 어떤 결과를 남겼을까?
지난 총선에서 6석을 차지하며 진보정당의 대표를 자임하던 녹색정의당이 원내 진입에 실패한 속에 진보당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정권 심판’을 위해 민주당, 새진보연합과 야권단일화를 이룬 진보당은 울산 북구 지역구를 재탈환했다. 비례 2명까지 포함해 국회의원 3명의 원내 정당이 됐다.
진보당, 노동자 후보 3인 국회 입성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노동자 출신인 진보당 윤종오 후보는 55.1% 득표율로 국민의힘 박대동 후보(42.8%)를 제치고 7년 전 박근혜 정권 아래 빼앗긴 의석을 되찾았다.
‘진보정치 1번지’, ‘노동자의 도시’라고 불리는 울산에서 야권단일화 경선 승리에 이어, ‘정권 심판’과 ‘노동자 직접정치’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모인 결과다.
지난 2월 야권단일화 합의로 더불어민주연합에 비례 후보를 배치한 진보당은 정혜경(비례5번), 전종덕(비례11번) 두 명의 비례 당선자도 배출했다. 두 당선자 역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보건의료 노동자 출신으로, 이들 노동자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전통적인 보수 텃밭 부산의 연제구에서 ‘정권 심판’ 돌풍을 몰고 온 진보당 노정현 후보는 아쉽게 낙선했다. 노 후보는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승리에 이어 본선에서도 분투했지만, 45.6%의 득표를 얻어 국민의힘 김희정(54.4%) 후보에 패했다. 그러나 그는 총선 당일까지도 여당 후보를 위협했고, 거대 양당에서 안심할 수 없는 유력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또, 비록 낙선했지만 눈여겨 볼 만한 결과들이 있다. ‘정권 심판’ 무풍지대이자 야당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지역, 대구에서의 득표율이다.
대구 동구군위을 지역에 출마한 진보당 황순규 후보는 20%에 가까운 19.5%를 득표했다. 달서병 지역에선 진보당 최영오 후보가 16.08%를 기록했다. 비록 3위를 차지했으나, 우리공화당 대표이자 18~20대 국회의원이었던 조원진(16.82%, 2위) 후보까지 위협했다.
이변 없이 민주당 후보가 싹쓸이한 전남에서도 진보당이 20%에 가까운 득표을 낸 지역구가 있다. 나주화순군 안주용 후보(19.8%),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이성수 후보(18.0%)다. 광주 북구을 윤민호 후보도 16.3%를 얻었다.
광역의원·기초의원 2석 가져와
국회의원 선거로 인해 가려진 보궐선거에서도 ‘야권단일화’ 열풍 속에 진보당 후보가 2석을 가져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21석에 이은 또 한 번의 선전이다.
진보정당이 12년 만에 제주도의회에 입성했다. 제주도의원(아라동을) 보궐선거에서 진보당 양영수 후보가 42.6%를 득표해 국민의힘 김태현 후보(31.4%)를 따돌렸다. 민주당-국민의힘-진보당 3파전으로 치른 지난 지방선거(아라동갑)에서 22% 득표해 낙선한 양 후보는 이번 선거에선 ‘정권 심판’의 주자를 자임하며 민주진보 단일후보로 나서 ‘당선’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진보당은 또 경기 수원, 서울 노원에 이어 수도권에서 세 번째 기초의원을 배출했다. 부천시마 선거구에서 야권단일후보로 나선 이종문 후보가 51% 득표율로 전 부천시의원인 국민의힘 이상윤 국민의힘 후보(48.69%)를 누르고 신승을 거뒀다. 일각에선 ‘진보당이 이변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권단일후보들의 승리에서 보여지듯 정권 심판의 바람이 재보궐 선거에까지 분 셈이다.
또, 이번 선거에서 최연소로 서울시의원 보궐선거(노원구 공릉1‧2동)에 출마한 진보당 유룻 후보는 15.8%가 넘는 득표율을 보였고, 충북 청주시의원 선거 최은섭 후보는 17.9%, 충남 당진 도의원 선거 김진숙 후보는 20.7%를 득표해 다음 지방선거를 주목하게 했다.
21대 현역의원인 강성희(전주을) 의원은 재선에 실패했지만, 진보당은 국회에 입성한 유일한 진보정당이 됐다.
한편, 심상정 의원이 5선 도전에 실패하고, 20년 만에 원외 정당이 된 녹색정의당. 김준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더 성찰하고 철저하게 혁신하겠다. 전당적 토론과 실천으로 새 진보 정치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