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5시 30분, 사가정 마을마당에서 진보당 중랑구 위원회가 현수막을 들고 서있다.
▲25일 오후 5시 30분, 사가정 마을마당에서 진보당 중랑구 위원회가 현수막을 들고 서있다.

윤석열 정부의 역사전쟁이 점차 가관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육군사관학교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에 더해 지자체까지 독립 영웅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지난 16일 육군사관학교는 홍범도 등 독립영웅을 기리는 ‘독립전쟁 영웅실’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특정 시기 및 단체 관련 편향성이 우려된다”는 명목이었다.

23일 육군 국정감사에서는 “독립영웅을 부정하며 일제에 항거한 역사를 지우는 것이 옳으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육사 설립 취지는 항일 운동하는 학교가 아니다”라며 정부여당의 편에 섰다.

여기 발맞춰 국민의힘 의원이 구청장으로 있는 서대문구는 홍범도 장군 추모 부스 설치를 불허했다. 서대문구의 불허 통보는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를 맞은 25일에 이뤄져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 중랑구 주민들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철회, △독립영웅실 철거 계획 철회, △독립영웅 명예훼손 및 역사 왜곡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진보당 중랑구 위원회 노혜령 위원장이 사회를 보고 있다.
▲진보당 중랑구 위원회 노혜령 위원장이 사회를 보고 있다.

25일 오후, 중랑구 주민들과 진보당 중랑구 위원회는 사가정 마을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정부의 역사전쟁 시도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들은 “가족 모두가 평생 독립을 위해 힘썼던 홍범도 장군에게 어떻게 국가가 이럴 수가 있느냐”며 “윤 정부는 독립전쟁 영웅에게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씌워 역사에서 지워내려는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고 있다”고 밝혔다.

홍범도 장군의 장남은 1908년 함경도에서 일본군과 교전 중 열여섯의 나이로 순국했고, 같은 해 장군의 부인도 일본 경찰의 고문으로 숨진 바 있다.

또한 이들은 “일본 정부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가 독립영웅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게 너무나 분노스럽다”며 “정부는 당장 역사 쿠데타를 멈추고 홍범도 흉상 철거 계획을 전면 백지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중랑구 주민 성정림 씨는 “이역만리에서 평생 독립을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홍범도 장군을 생각하면 마음이 저려온다”며 “6살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아이에게 온전한 역사를 전달하고자 나섰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서 참가자들은 홍범도 장군 현수막에 절을 올리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진보당 중랑구 위원회는 흉상철거에 반대하는 중랑구민 1천여 명의 서명을 국방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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