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유튜브 계정 삭제 및 자료 제출 거부
야당, "자료 불충분, 청문회 불가"
여당, "이전 정부 후보도 똑같아"

‘후보자와 배우자·직계비속의 주식거래내역, 부동산 임대차 계약서, 과태료 부과내역, 관세법 위반내역, 학적 관련 사항, 건보료 부과내역 등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가 인사 청문회에 앞서 제출하지 않은 자료들이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의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고, 여야의 입장은 극명히 갈렸다. 야당은 김 후보가 제출하지 않은 자료를 일일이 열거하며 청문회가 진행되기 어려울 정도라고 주장했고, 여당은 또다시 이전 정부를 거론하며 당시 장관 후보자들도 마찬가지였다는 전략을 고집했다.
김 후보는 미국 버지니아 대학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명박 정권에서 대통령실 통일비서관으로 재직했고, 박근혜 정부 시기에는 국방부와 외교부에 몸담았다. 하지만 이후 유튜버로 전향하며 남북 간 합의를 부정하고, 독자적 핵 무장을 찬성하는 등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1월에는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미국의 주한미군 기지를 중국이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북 군산에 전술핵을 배치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북핵대응에 대해서는 독자적인 핵을 무장해야 한다고 말하며, 유사시 일본의 군사개입이 가능하다는 일본 기자의 입장을 두둔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후보로 내정되자 문제의 영상을 모두 비공개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의 지난 4, 5년 동안 활동, 정치적 견해가 생생히 담겨 있는 내용의 영상을 확인하겠다며 다시 공개할 것을 요청했지만, 김 후보는 삭제했다고 답했다.
이에 야당은 김 후보가 ‘평화통일’이라는 헌법 취지에 반하는 태도를 보여 청문회에 오를 자격조차 없다고 밝힌 바 있다.
21일 진행된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의 자질과 도덕성 논란이 제기됐다.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글 한국지사에 확인한 결과, 본인이 유튜브 공개 의사를 밝히면 바로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평생을 교수로서, 정치학자로서 활동했고 현안에 대해 맹렬하게 유튜버로서도 활동했는데, 증거인멸 의사가 없다면 왜 유튜브 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것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김 후보가 배우자와 자녀의 신상정보에 관해서는 전혀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고, 심지어 본인의 범죄기록인 음주운전 자료 또한 일주일 넘게 안 주고 있어, 음주운전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소유한 은마아파트에 대해서도 자료 제출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 후보가 5년 동안 유학을 갔다 왔고, 2년 동안 특별한 경력이 없었는데 98년 강남의 은마아파트를 산 것에 대해 이 돈이 어디서 나왔는가 확인이 필요하지만, 이것에 대해서도 매매계약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이어 “청문을 통해 구두 답변 식으로 질의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사전에 자료제출을 받을 필요가 무엇이 있냐”며 “청문회는 사전에 받은 자료를 통해, 구두로 검증하고 확인하는 절차로 이상 청문회 진행이 불가하다”고 답했다.
이에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청문회 당시에도 아들 병역 문제 자료 제출이 미비했다”며 “의료비 지출내역도 요구했으나,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받지 못했다”고 또 이전 정권을 소환했다.
현재 김 후보의 인사청문회는 정회 중이다. 야당은 김 후보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문제 삼으며 청문회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여당은 있는 자료로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야 간사 간 협의 이후 청문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