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북녘탐방 – 북녘의 산화와 역사, 그리고 사람들」 권독기
지난 10월, 북녘 각지의 산천과 유적, 그리고 생활상을 소개한 책인 「구석구석 북녘탐방」이 나왔다. 책 저자는 김이경 선생으로,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겨레하나)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오랫동안 북과의 교류사업과 통일운동에 힘썼으며 지금은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에서 상임이사로 일하며 역사통일운동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제1편으로, 강원도(북)-함경남도-함경북도-라선시 등 동해안 일대를 다루었다.

책이 나오자마자, 필자는 간만에 괜찮은 책이 나왔음을 직감하고 구매하였다. 그러나 개인 사정상 여러 일이 겹쳐서 책 내용을 빠르게 훑어만 보고 탐독은 못 하고 있었다가 좀 늦게서야 탐독하면서 권독기를 쓰게 된다.
책은 기본적으로 경원선(북: 강원선), 평라선 철길과 동해안을 따라 펼쳐진 북의 고을과 산천을 소개하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 일화를 담는 형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단순한 탐방기 내지는 북 바로알기 운동 서적이겠지만, 이 책이 다른 탐방기나 기존의 북 바로알기 서적과는 구별되는 지점은 다른 데 있다.
먼저, 북의 산천과 고을, 유적을 생생하게 잘 그려냈다. 단순한 탐방기나 지역소개의 경우라면 해당 지역의 정보나 특징, 유적과 관련한 내력만을 설명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반면, 이 책에서는 지역・유적・명승지 등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해당 지역・유적・명승지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역사, 설화, 생활상, 일화, 문학작품 등)들을 잘 녹여내어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특히, 남녘에서 반공・반북 악마화와 보도・출판으로 인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북의 문학예술작품이나 해당 지역과 관련된 지도자의 현지지도 일화, 동포들의 삶과 애환이 책 곳곳에 어려있다. 한 지역이나 특정 유적・시설을 소개함에 있어서 다양한 이야기와 동포들의 생활상을 잘 녹여낸 것은 저자가 오랫동안 남북협력사업과 통일운동을 이끌어 왔던 경험과 동포애에 근거한 것이리라.
여기에다가, 북의 산천과 동포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진 자료도 눈길을 끈다. 보통 우리가 떠오르는 북의 모습은 기존의 반북・반공 보도로 인해 고난의 행군 시절 헐벗은 모습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나마 북 바로알기 운동을 펼치는 활동가나 연구자라도, 현재 평양의 눈부신 발전상은 익히 보았어도 지방의 발전상 및 생활상까지 떠올리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반면 이 책에서는 「조선중앙통신」, 「로동신문」 등 보도사진뿐 아니라 북의 인터넷매체와 다양한 소개편집물, 영상 등을 통해 구한 최근의 북 동포들의 생활상과 다채로운 사진들이 책을 펼치면 생생히 펼쳐진다. 책 한 권을 쓰고 사진을 구하더라도 최대한 북녘 산천과 동포들이 실제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을 찾고자 한 노력, 그야말로 독자들은 물론 동포들에 대한 사랑이 묻어나오는 정성이 아닐까? 이와 같은 서술 방식을 보면서, 필자 역시 앞으로 어떻게 글을 쓰고 책을 저술할지 고민하게 된다.
이렇듯, 「구석구석 북녘탐방」은 북의 산천과 동포들의 생활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여러 이야기들을 잘 녹여냈다는 점에서 참 매력적이고 참신한 책이다.
또한, 구석구석 북녘탐방은 강원도-함경도지방-라선시를 다룬 이번 편이 끝이 아니라, 평양-남포-평안남북도-황해도 지방-자강도-백두산 등지를 담은 후속편이 나올 예정이다. 후속편에서 펼쳐질 더욱 다채롭고 생생한 북의 산천과 동포들의 이야기가 여러모로 기대된다.
그런 점에서, 「구석구석 북녘탐방」을 적극적으로 권하는 바이다. 북 바로알기 운동 교재나 통일교과서는 물론, 북에 대한 연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도 적극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