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사설] 일본은 새로운 역사적 오점을 보태지 말아야 한다.
독일 해양과학연구기관에 따르면, 후쿠시마 연안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해류를 보유하고 있어 방류일로부터 57일 이내에 방사성 물질이 태평양의 대부분으로 확산되며, 10년 후에는 전 세계로 확산되게 된다.[번역자]
출처: 환구시보 사설 2022-07-22 23:13 (현지시각)
일본 원자력계획위원회는 22일 임시회의를 열고 도쿄전력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공식 승인했다. 이는 일본이 각계의 관심을 아랑곳하지 않고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강행하는 관건적 일보이다. 그 다음에는 후쿠시마 등 지방정부의 동의만 있으면 도쿄전력은 해저터널 등 방류시설 공사를 정식 착공하게 된다. 우리는 시종일관 만약 일본이 이해관계자 및 관련 국제기구와 충분한 협의와 합의 없이 해양 방류를 강행한다면, 자신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에 있어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의 신뢰는 무너진 지 오래다. 당초 도쿄전력이 수억 달러대의 설비를 아까워하지 않았다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심각성을 최초의 4등급에서 인류 역사상 최고 수준인 7등급으로 끌어 올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도쿄전력은 사고 이후 수차례 데이터의 은폐 조작 등 악행이 드러났지만, 일본 정부의 방임과 비호 아래 매번 사과를 하고 어물쩍 넘어가곤 했다. 해양 방류의 정당성, 일본 데이터의 신뢰성, 정화장치의 유효성, 환경영향의 불확실성 등에서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단 한 번도 명확히 한 적이 없다. 이들이 ‘자율 자정’을 통해서 불씨를 제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계획에 대해 매번 진척 상황을 통보할 때마다 특히 ‘저조’한 자세로 일관했다. 이런 ‘저조’는 까놓고 말해 뒤가 켕겨 은근슬쩍 넘기려는 짓이다. 적당히 얼버무릴 수 있으면 얼버무리고, 얼버무릴 수 없으면 강행하려는 극도의 이기심의 발로인 것이다. 일본은 여러 차례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공언하면서, 국제사회에 노력한다는 이미지를 주려고 했다. 하지만 사실은 많은 핵과학자들이 더 좋은 방법을 제시했지만, 다만 해양 방류 방안이 ‘가장 싸다’는 이유에서 그것을 채택했을 뿐이다. 국제사회에서 ‘치밀한 이기주의자’를 꼽으면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가 상위에 들 것이다.
국제사회의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해 일본은 트리튬(삼중수소)이 미량 함유된 방사능 오염수는 안전하다고 여러 차례 공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카메라를 향해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희석된 방사능 오염수를 마시지 못한 장면은 아직도 많은 이들의 기억에 생생하다. 보여주기 쇼조차도 감히 못하는데 과학적이고 엄밀한 논증은 말할 필요도 없다. “바다의 희석작용으로 피해를 줄인다.”는 논법이 더욱 기만적인 것은, 방사성 원소는 아무리 희석돼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말의 숨은 뜻은 그 손실을 전 인류가 분담하도록 한다는 데 있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처리는 전 세계 해양 환경과 환태평양 국가의 공중 보건과 관련된 것이기에, 결코 일본 일국의 사적인 일은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일단 워싱턴이 묵인 내지 찬성의 눈길을 보내기만 하면, 일본은 감히 천하의 악행을 저지르는 것을 보아 왔다. 워싱턴은 일본의 방류 지점이 미국 본토와 멀리 떨어져 있어 ‘자기와는 상관없는 일’로 여기는 것 같다. 일본의 방류를 묵인하는 대신 일본과 지정학적 협력과 충성을 요구하는 부끄러운 거래를 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심지어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처리 노력에 대해 “공개적이고 투명한 노력”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그처럼 객관 사실을 고려하지 않는 수준에 그저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이는 미국과 서방의 이중 잣대가 얼마나 놀라운지를 세계에 똑똑히 보여 준다. 중국인의 고기 섭식은 환경을 해친다고 하면서,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를 태평양으로 방류하는 것은 ‘안전’하고 ‘책임’있는 태도라고 한다. 만약 같은 일이 중국에서 일어났다면, 아마도 미국과 서양 언론은 입에 거품을 물어 태평양의 해수면을 1m나 끌어올렸을 것이다.

태평양은 결코 일본의 ‘오염물질의 방류장’이 아니다. 해양 생태계는 사소한 일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기체이기에, 일단 방사능 오염이 확산되면 미국을 포함한 절대 다수 국가는 모두 자기 한 몸만 생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다. 앞서 독일 해양과학연구기관들은 후쿠시마 연안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해류를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방류일로부터 57일 이내에 방사성 물질이 태평양의 대부분으로 확산되고, 10년 후에는 전 세계로 확산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린피스의 핵 전문가들은 일본 방사능 오염수에 함유된 ‘탄소14’가 수천 년 동안의 위험이 존재하며, 또 유전적으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 중 하나다. 독립적이고 철저한 안전점검이 이루어지지 않은 한 일본은 방사능 오염수를 태평양으로 방류하는 독단적 결정을 할 권한이 없다. 일본이 굳이 국제사회의 우려를 외면한 채 독주한다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가는 순간 일본을 영원히 따라다니게 될 새로운 역사적 오점은 태평양의 바닷물로도 씻을 수 없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