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사설] G7 정상회의는 진지하게 ‘베이징선언’을 읽어보길 권한다

이번 BRICs 14차 정상회담은 러-우 충돌이라는 세계사적 격변기에 개최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미국과 나토 등 서구 동맹이 갈수록 편가르기와 신냉전에 몰두하고 있는 가운데, 브릭스의 포용과 개방 메시지는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출처: 환구시보 사설 2022-06-24 23:19 (현지시각)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화상을 통해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로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러시아의 브릭스 대상 무역 총액은 지난 3월까지 38% 증가했다"라고 전했다. [사진 : 뉴시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화상을 통해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로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러시아의 브릭스 대상 무역 총액은 지난 3월까지 38% 증가했다"라고 전했다. [사진 : 뉴시스]

지난 6월 23~24일 제14차 브릭스 정상회의가 열렸다. 거기서 채택된 <브릭스 정상 제14차 회의 베이징선언>은 다자주의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하고, 글로벌 거버넌스가 보다 포용적이고 대표성과 참여적일 것, 그리고 국제법 및 유엔의 중심적 역할을 강조하였다. <선언>은 또한 주요 선진국들이 책임 있는 경제정책을 채택하여 개발도상국에 심각한 충격을 주지 않도록 정책 외부효과를 관리하도록 촉구했다. 지금처럼 세계의 발전이 새로운 격변기에 접어들은 시기에 나온 <베이징선언>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예상했던 대로 중국이 이번 의장국을 맡고 있는 브릭스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미국과 서방 여론에는 해괴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주목할 만 한 점은 그들이 이번에 브릭스 국가들에 대한 도발과 분열에 주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인도에 적지 않은 공을 들여왔는데, 아마도 코로나19 사태와 러-우 충돌이 겹치며 브릭스 국가들 사이에 틈새를 만들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브릭스 국가들은 그들이 만든 가짜 도로판으로 가지 않고 오도되거나 분열되지도 않았다.

브릭스 국가들의 공감대를 상징하는 <베이징선언>이 89차례에 걸쳐 '발전'을 언급하고, 105차례에 걸쳐 '협력'을 강조한 것이 이 점을 가장 잘 보여준다. 시 주석의 중요 담화에서 말한 것처럼 "브릭스 국가들은 폐쇄적인 클럽도, 배타적인 '작은 울타리'도 아닌, 서로 도우면서 대가족을 지키고 협력하며 윈윈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이다. 브릭스 정상회의의 메시지는 국제사회 특히 미국 서방 국가들이 꼼꼼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브릭스 및 브릭스로 대표되는 신흥시장국과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기왕의 편견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는 또한 서방세계가 비서방세계와 대립하기보다는 소통을 강화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브릭스(BRICs) 정상회의와 비슷한 시기에 서방국가들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G7 정상회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등 세 차례 주요 정상회의가 잇달아 개최된다. 미국이 참가하고 주도하는 뒷부분 두 개의 정상회담은 특히 브릭스 정상회의와는 대조적이다. 우리는 여기서 완전히 다른 두 가지 글로벌 거버넌스(관리)에 관한 주장을 엿볼 수 있다. 미국과 서방은 편 가르기, 작은 마당 담장 쌓기, 위계질서가 뚜렷하다. 신흥시장국과 개발도상국은 진정한 다자주의의 실천, 개방과 포용, 협력적 상생을 적극적으로 주장한다. 낡은 관념과 새로운 주장이 줄다리기를 하며, 인류 미래의 운명은 이 역사적 줄다리기 결과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다.

'개방과 포용, 협력과 상생' 정신을 이어가는 브릭스 체계야 말로 진정한 다자주의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브릭스 플러스'(브릭스 5개국 + 초청 13개국ㅡ주) 협력에는 올해 APEC 정상회의 주최국과 G20 정상회의 개최국도 포함되어 있다. 브릭스 기제는 세계의 서로 다른 지역, 발전단계가 서로 다른 국가들의 국제문제에 관한 폭넓은 시각을 담고 있다. 특히 브릭스 국가들은 중동문제에 관한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했다. 그리고 이번 <베이징선언>은 아프가니스탄· 이란· 북한 등 의제에 관한 건설적인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지역 국가들로부터 폭넓은 긍정을 받고 있다.

오늘날 미국 역시 '다자주의'를 자처한다. 하지만 미국이 주도하여 구축된 기제에는 겉으로는 다자간의 참여가 있긴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이 유일한 주체이다. 워싱턴은 자신의 실력과 지위에 의거해서 규칙 제정을 완전히 주도하며, 미국의 규칙은 작은 울타리 안의 최고의 규칙이 된다. 미국 언론은 이번 G7 정상회의와 나토 정상회의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여 “전대미문의 단결”을 이룰 것이라고 하면서, “미국 중심의 서구 민주진영”을 수호할 것이라는 말로 마치 냉전시대로 돌아간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미국과 서방 여론에서 브릭스 체제가 '반미(反美) 연대'를 지향한다는 편협한 시각을 보이고 있는 것은 별로 이상하지 않다. 이는 일부러 만든 말의 함정인데, '가상적'을 정교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자기 서클 내의 절대적 복종을 유지키 위해 끊임없이 외부의 적을 찾고 만들어내야 한다. 하지만 글로벌 공통 이익과의 편차가 클수록, 그 같은 작은 울타리가 국제 이슈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은 떨어지게 된다. 세계 다른 나라들도 이런 위험한 울타리를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바라볼 것이다.

세계는 확실히 다시 한 번 기로에 서있다. 평화인가 전쟁인가, 발전인가 쇠퇴인가, 개방인가 폐쇄인가, 협력인가 대항인가? 이 같은 시대적 질문은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불안과 도전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브릭스(BRICs) 정상회의는 하나의 놀라운 기쁨이다. 우리는 곧 개최될 G7 정상회의와 나토 정상회의가 세계에 놀라운 걱정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 또 한 가지 제안할 것은 G7 정상회의가 <베이징선언>을 진지하게 읽어보라는 것이다. 반드시 수확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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