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북에서 바라본 우리 근대사

역사에 의하면 조선왕조실록을 현직 왕들은 못 보게 했다고 한다. 역사 왜곡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우리 선대들의 현명함이 돋보인다.

혹자들은 ‘현재가 과거를 규정한다’고 하지만,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할 때, 객관적 역사란 불가능해지고 역사 왜곡 논쟁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5천년 우리 민족사에서 근대로 불리는 70여 년은 남북 공동의 역사다. 그러나 서로 다른 체제로 살아가는 분단 현실은 이 공동의 역사마저 다르게 서술하고 말았다. 근대의 시작점도 달리 본다. 근대 개화사상, 갑오농민전쟁, 반일의병투쟁에 이르기까지 그 성격과 의미를 제각각 기술한다. 현재가 과거를 규정한 단적인 사례다.

‘북에서 바라본 우리 근대사’는 남과 북 근대사의 간격을 좁히기 위한 소중한 노력의 결실이다. 특히 우리 근대사는 일제 강점기로 이어지면서 일제에 의한 역사 왜곡이 있었다. 이런 식민사관의 잔재를 청산하는 데서도 이 책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북에서 바라본 우리 근대사’를 읽으며 문득 든 생각. ‘만약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이 통일되지 않았다면 경상도는 계백 장군의 호칭을, 전라도는 김유신 장군의 호칭을 뭐라고 불렀을까?’ 두 분을 다 장군으로 부르는 우리에게 이 책이 어쩌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줄지도 모른다.

▢ 책 소개

‘역사학의 통일’을 지향하는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에서 하나의 민족에 두 개의 역사학이 존재하는 현실을 극복하고 싶은 소망을 담아 ‘북에서 바라본 우리 근대사’를 펴냈다.

이남 역사학계는 ‘근대=자본주의화’로 보는 시각이 하나의 역사적 상식으로 굳어져 있다. 반면 이북 역사학계는 근대를 ‘반외세, 반봉건 투쟁의 시대’라고 정의한다. 자연히 근대의 시작점도 다르고, 역사적 사건에 대한 해석도 차이가 난다.

이책은 이북 역사학계가 기록한 ▲반외세 투쟁으로 시작된 한반도 ▲강화도 조약과 임오군인폭동 ▲갑신정변과 갑오개혁 ▲갑오농민전쟁 ▲일본의 국권 찬탈과 반일의병운동 ▲정치계몽운동 단체의 출현과 활동, 이렇게 여섯 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같은 역사를 경험한 남과 북이 사건 기록에서 무엇이 같고 왜 다른지를 찾아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하나의 역사학’을 향한 역사 통일운동의 출발점은 ‘소통’이다. 이 책은 북의 견해를 무조건 비판하던 냉전 시대의 타성에서 벗어나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북의 역사학을 톱아보는 ‘경청’의 지혜가 돋보인다.

▢ 목차

제1장 반외세 투쟁으로 시작된 한(조선)반도 근대사의 출발

1절 근대의 시점
2절. 조선에서 자본주의적 관계의 발생과 발전
3절 1860년대 민족적 위기와 대원군의 집권
4절. 조선 민중의 반외세 투쟁

제2장 일본군국주의자들의 강제 개방과 임오군인폭동

1절 미일공모의 서막
2절. 운양호 사건
3절. 강화도 조약
4절 개항의 후과와 민중들의 반일투쟁
5절 임오군인폭동(임오군란)

제3장 근대 부르주아 개혁운동

1절 개화사상과 개화파의 발생
2절 개화파의 부르주아 개혁운동
3절 갑신정변
4절 갑신정변 이후 부르주아 개혁

제4장 갑오농민전쟁

1절 갑오농민전쟁의 성격과 정의
2절 동학과 농민전쟁의 연관성
3절 농민전쟁의 전개 과정
4절 일본침략자들을 반대한 농민군의 투쟁
5절. 갑오농민전쟁의 역사적 의의와 교훈

제5장 일제의 조선 강점과 반일의병투쟁

1절 반일로 들끓는 한반도; 1895~1896년 반일의병투쟁
2절. 다시 든 총(1904년~1905년 반일의병투쟁)
3절. 도시를 점령하라!(1905~1906년 반일의병투쟁)
4절. 전민족적 항거로 발전한 반일의병투쟁(1907년~1909년 반일의병투쟁)
5절. 결코 식민지 노예 운명을 용납지 않는 민중

제6장 정치계몽운동 단체의 출현과 활동

1절. 독립협회의 조직과 활동
2절. 협성회의 조직과 활동
3절. 공진회의 조직과 활동
제4절. 헌정연구회의 조직과 활동
제5절. 신민회의 조직과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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