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의 국부유출과 재벌 경제의 대외의존성 (20)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1992년 624에서 2019년 2,197로 3.5배나 상승하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은 개방 첫해인 1992년 4.9%(4조 1,451억 원)에서 2019년 말 38.1%(561조 원)로 상승하여,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가장 큰 손이며 절대 강자가 되었다.

▲ 증시개방 후 코스피와 외국인 수익(자료 : 한국거래소, 신영증권, 매일경제 재인용)
▲ 증시개방 후 코스피와 외국인 수익(자료 : 한국거래소, 신영증권, 매일경제 재인용)

위 그림을 보면, 외국인투자자의 연간 총수익은 1992년 2조 7,000억 원에서 2019년 96조 4,000억 원으로 증가하였다. 외국인 연간 총수익은 전년 말 대비 보유 금액 증감액에 배당금을 더하고, 연간 순매수 금액을 빼서 계산한다. 2019년은 3분기까지 중간배당만 집계한 수치이므로 4분기까지 반영하면 110조 원에 가까울 수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배당금보다 시세차익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28년 동안 외국인 수익률이 코스피 증감률을 밑돈 경우는 단 세 차례뿐이었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 나오는 부를 독식... 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한국 주식시장은 생산적인 자본의 장기투자가 아니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외국인 투자자가 먼저 돈을 빼가는 투기성이 높은 시장으로 외국인의 ‘현금인출기’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급하게 돈을 넣고 빼더라도 세금이나 규제 같은 ‘벌칙’이 다른 신흥국과 비교해 매우 적고, 특정 산업(IT 수출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게 가장 큰 문제다.

한국은 매우 접근성이 높은 시장이다. 팔고 나올 때 사실상 벌칙이 없다. 단기간에 사고 팔아야 하는 투기세력에게 가장 중요한 건 이런 접근성이다. (2018년 10월 한국 주가가 다른 국가에 비해 많이 하락한)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 (앤디 버든 캐피탈그룹 CEO)

개인투자자를 차별하며, 기관투자자에게는 천국인 공매도 역시 외국인투자자들을 도와주는 제도이다. 상대적으로 신용이 낮은 개인투자자는 일부 증권사에서만 주식을 빌릴 수 있고 이자비용이 높지만, 기관투자자는 낮은 이자비용으로 한국증권금융, 예탁결제원 등의 주식을 대규모로 빌릴 수 있다. 이러한 혜택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법을 무시하고 무차입 공매도를 하거나 특정 세력이 내부 정보를 미리 알아내 악용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 2019년 코스피 투자자별 공매도 비중(%) (자료 : 김병욱 의원실(2020.8.26.))
▲ 2019년 코스피 투자자별 공매도 비중(%) (자료 : 김병욱 의원실(2020.8.26.))

한국은 증거금 최저한도를, 한국거래소가 증권사 재량으로 규정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일부 증권사들은 기관과 외국인에게는 증거금을 아예 면제해 주기도 해 무제한의 레버리지를 활용해 공매도를 할 수 있어 20배의 공매도도 가능하다고 한다. 공매도 상환기간 규정에서도, 외국은 공매도를 한 이후 일정 기간 이내에 상환해야 하지만 한국은 규정 자체가 없다. 위 그림은 2019년 외국인이 주도하는 공매도 거래를 보여 준다.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