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폐점매각저지 서울대책위원회 결성
‘투기자본 규제입법 10만 서명운동’부터 본격 활동

미국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가 잘 나가는 홈플러스 매장의 문을 닫고, 부동산을 팔아치우는 사태에 대해 서울 제 단체들이 힘을 모아 대응에 나섰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진보당 서울시당, 서울진보연대를 비롯한 서울민중공동행동은 22일 서울 광화문 MBK 파트너스 앞에서 ‘홈플러스 폐점매각 저지 서울대책위원회 결성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폐점매각 저지와 노동자 일자리 보장 ▲투기자본의 기업약탈 방지와 규제입법 제정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울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구지역 알짜배기 우량기업을 폐업 먹튀한 미국계 사모펀드 ‘블랙스톤’, 대한민국의 굵직한 민자사업과 미래에너지 시장을 싹쓸이하며 국가안보 위협 비난을 받고 있는 호주계 사모펀드 ‘맥쿼리’,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주인공 ‘성기훈’의 실제모델인 쌍용차 노동자들을 대규모 구조조정하고 죽음으로 내몰았던 외국계 자본 ‘중국 상하이차’와 인도 ‘마힌드라’ 사례를 언급하며, 이들과 다르지 않은 투기자본 MBK의 홈플러스 약탈 행위를 규탄했다.

▲ 강우철 마트노조 서울본부장이 ‘먹튀폐점매각’ 경과를 보고했다.
▲ 강우철 마트노조 서울본부장이 ‘먹튀폐점매각’ 경과를 보고했다.

강우철 마트노조 서울본부장은 경과보고에서 “사모펀드 MBK는 홈플러스 인수 후 6년 동안 신규채용 없는 조용한 구조조정을 해오다가 이제는 홈플러스의 알짜매장과 부동산을 닥치는 대로 팔아치우면서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여태껏 팔아치워 먹튀한 매각대금만 4조 원이 넘는다. 흑자 알짜매장을 닥치는 대로 팔아치우면서 수만 명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업계 2위 유통대기업이 산산조각 나고 있다”고 알렸다.

한충목 서울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땅이야말로 국민의 것인데 이마저도 투기자본과 재벌과 기업들의 투전판이 되고 있다”고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와 국회는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가? 이제 천만 서울시민과 시민단체, 종교인들이 노동자들 곁에서 함께 하겠다”고 대책위 결성에 힘을 보탰다.

▲ 한충목 서울진보연대 상임대표가 투기자본의 행태를 규탄했다.
▲ 한충목 서울진보연대 상임대표가 투기자본의 행태를 규탄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도 투쟁발언에서 “오늘 아침에도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먹튀폐업 때문에 투쟁 중인 한국게이츠 노동자들에게 다녀왔다. 홈플러스 투쟁은 한국사회 노동자들의 고용을 지키고 생존권을 지키는 투쟁”이라고 강조했고, 오인환 진보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정치와 행정이 제 역할을 잘했다면 자본이 이렇게 노동자들을 내치는 짓은 못 했을 것”이라며 “노동자들의 삶을 지키는 정치가 필요하다. 시민단체와 진보정당이 노동자들과 끝까지 함께 하며 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왼쪽), 오인환 진보당 서울시당 위원장.
▲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왼쪽), 오인환 진보당 서울시당 위원장.

서울대책위는 “홈플러스 폐점매각 중단과 노동자, 입점주들의 고용안정 보장을 위한 활동을 기본으로 펼쳐갈 예정”이라며 “나아가 산업부문까지 망가뜨리는 투기자본의의 기업약탈을 규제하기 위한 투기자본 규제법 제정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책위는 투기자본 규제를 위한 법과 제도의 개선을 위해 ‘투기자본 규제입법 10만 서명운동’을 핵심사업으로 추진하며, 다음 달 11일(토) 13시 MBK 파트너스 앞에서 ‘홈플러스 폐점매각 저지 서울시민대회’를 열 예정이다.

 

[서울대책위원회 결성 기자회견문]

먹튀•폐점매각으로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투기자본 MBK를 규탄한다.

대구지역 알짜배기 우량기업 한국게이츠를 사들였던 미국계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청춘을 바쳐 일한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흑자기업을 먹튀 폐업했으며,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들은 역설적이게도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십여 일이 넘는 끝장단식투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천대교, 우면산터널,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등 한국의 굵직한 민자사업에 참여해 무리한 이용료 인상을 시도하며 시민사회와 마찰을 빚었던 호주계 사모펀드 맥쿼리는, 이제는 국내 산업용 가스와 가정용 도시가스 사업권까지 틀어쥐면서 대한민국 미래에너지 시장을 투기자본이 싹쓸이하며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1990년대 후반 선풍을 일으켰던 쌍용자동차는 외국자본 상하이차와 마힌드라에 인수되면서 노동자들이 대규모 정리해고가 됐고, 노동자들은 투쟁과정에 체포되고 가정이 푹비박산 났으며, 서른명이 자살을 했습니다. 외국자본이 약속했던 투자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쌍용차의 기술만 탈취당했으며, 재매각을 앞 둔 지금은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에 아파트를 짓고 개발이익을 취하기 위한 투기회사들이 달려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쌍용차가 몰락한 만큼 중국 상하이차와 인도 마인드라 그룹은 승승장구를 했습니다.

신종사기에 가까운 차입매수 방식을 통해 7조 2천억원을 동원하여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는 지난 6년간 1조가 넘는 이자비용을 홈플러스에게 부담시키고 우선주상환의 명목으로 수천억원을 강탈해 갔으며, 매장부지를 팔아 2조원을 빼가고 홈플러스에는 임대비용을 떠넘겼습니다.

MBK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 1조원 투자 약속은 내팽개치고, 이제는 부동산투기 개발업자들과 공모하여 폐점을 전제로 하는 땅투기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홈플러스 매출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흑자 매장 6개를 팔아치워 추가로 2조원의 자금을 회수하였습니다. 그렇게 MBK는 홈플러스 부동산 자산만 팔아치워 4조원이 넘게 약탈해 갔습니다.

MBK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 인수 후 자산이 3조원 이상 늘어 총 자산 4조 1천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국내 부호순위 10위권에 올랐습니다.

한국사회 기업의 구조조정과 노동문제의 핵심은 투기자본의 약탈행위입니다. 투기자본으로 인해 기업은 초토화되고 있으며 수많은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으로 생존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MBK는 국내 1위의 투기자본입니다. MBK와 같은 투기자본들이 홈플러스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한국의 노동자들을 희생양 삼아 돈찬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더이상 투기자본에 의해 노동자들이 희생되는 일은 없애야 합니다.

투기자본 규제입법으로 투기자본의 기업약탈행위 막아야 합니다. 악질 투기자본과 사모펀드에 의한 기업사냥 피해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의 묵인 속에 건실한 기업이 이리저리 팔리며 만신창이가 되고 노동자들은 생존권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토이저러스 파산 이후 사모펀드의 약탈적 이익추구를 방지하는 약탈금지법이 2019년 제정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악질투기자본 규제법안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홈플러스 폐점매각저지 서울대책위는 MBK의 홈플러스 폐점매각을 저지해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고 고용안정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투기자본의 기업약탈을 근본적으로 멈춰세우고자 투기자본규제법 제정을 위한 준비도 함께 해나갈 것입니다.

- MBK는 먹튀•폐점매각 즉각 중단하라
- 정부와 홈플러스는 일자리와 고용안정 보장하라
- 국회와 정부는 투기자본규제법 즉각 제정하라

2021년 11월22일
홈플러스 폐점매각저지 서울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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