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로동당 8차 대회 기념공연 [사진 : 조선중아통신 갈무리]
▲ 조선로동당 8차 대회 기념공연 [사진 : 조선중아통신 갈무리]

2021년 1월 13일 첫 막을 올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공연이 24일까지 평양체육관에서 열렸다. 이 공연에 대해 노동신문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품속에서 참된 삶을 누려온 우리 인민의 행복한 모습과 세상에 유일무이한 일심단결의 대화원을 성악과 기악, 무용과 집단체조, 배경대와 조명의 변화무쌍한 조화로 펼쳐 보인 공연은 시종 관람자들의 격정을 자아냈다”며 “관람자들은 공연을 보면서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근본이념으로, 영도 사상으로 하는 우리 당의 현명한 영도 밑에 조국의 부흥발전과 번영이 마련되게 되었음을 가슴 뜨겁게 절감하였다”라고 보도했다. 

▲ 공연 관람 중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사진 : 조선중앙통신 갈무리]
▲ 공연 관람 중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사진 : 조선중앙통신 갈무리]

개막 첫날 김정은 위원장과 8차 당대회 참가자 등이 관람했던 이 공연은 이후 일반 주민들에게 공개되었는데, “당을 노래하노라”라는 제목처럼 당의 영도 아래 “하나의 대가정”을 노래한 공연이었다. ‘우리식 3차원 다매체’라 불리는 3면 스크린을 활용한 입체 영상쇼로 화려하게 시작한 공연에서는 평고를 이용한 조선무용과 모란봉, 농악 등도 선을 보였지만, 역시 압권은 형광 의상을 입고 춘 ‘조선식’ 타프춤(Tap dance, 탑프춤과 혼용)이었다. 원설경 외 24명의 혼성 무용가가 출연한 타프춤 <사회주의 전진가>는 기존의 정통 탭댄스(Tap Dance, 한국은 ‘탭춤’)에 현란한 텀블링과 비보잉을 가미해 관객들에게 큰 박수 갈채를 받았다.

탭댄스는 밑창에 탭(tap)이라는 쇠붙이를 붙인 구두를 신고 리듬감 있게 무대 바닥(Dance Floor)를 쳐서 경쾌한 소리를 내며 추는 춤이다. 아일랜드의 클록(Clog) 댄스가 미국으로 전해진 뒤 미국 남부의 흑인들의 춤과 섞이고 재즈와 탱고 등의 음악을 만나면서 고유한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 

클록(clog)이란 신발 밑에 나무를 덧붙여 마룻바닥을 빨리 밟아서 소리를 내며 추는 춤이다. 아일랜드와 영국 랭커셔 주에서 유행했는데, 이후 미국에 유입되어 니그로의 춤과 융합되면서 19세기경부터는 주로 흑인 연예인들에 의해 민스트럴과 보드빌 무대에서 추어졌다. 1920년대 재즈의 유행과 함께 인기를 끌면서 독립된 춤으로서 영역을 찾았고, 리듬이 더욱 다양해지고 발레의 기교까지 채용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영화에 등장하고 부터이다. 진 켈리가 나온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g in the rain, 1954년 개봉)가 대표적이다. 그레고리 하인즈의 “백야”와 탭댄스를 추는 펭귄이 주인공인 “해피 피트”로도 널리 알려졌다. 최근에는 2016년 영화 “라라랜드”에서 주연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의 낭만적인 탭댄스 장면이 나온 바 있다.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탭춤은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극중극 탭댄스 장면이 화제가 되었고, <빌리 엘리어트>에서도 빌리와 마이클 역을 맡는 아역 배우들이 화려한 탭댄스를 선보였다.

무용작품으로 탭댄스는 ‘아리리쉬 댄스’로 유명세를 누렸다. 1993년 유러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기획자 모야 도허티가 아일랜드 전통음악에 맞춘 탭댄스를 구상하여 마이클 플래틀리, 얀 버틀러와 같은 최정상급 아일랜드 탭 댄서들과 만든 7분짜리 공연 “리버댄스”가 그것. 쪼개진 비트와 다이나믹하고 경쾌한 리듬의 탭댄스에 열광하는 관객 반응에 힘입어 “리버댄스”는 2시간 분량의 무대작품으로 만들어졌고, 이후 유럽 전역과 미국 브로드웨이에까지 진출하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로드 오브 더 댄스”와 “스피릿 오브 더 댄스” 그리고 최근의 “갤포스 댄스”에 이르기까지 아이리시 탭댄스는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춤을 넘어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보는 듯한 웅장한 스케일의 무용극으로서 거듭난 데 있다. 또 무용수들의 신기에 가까운 탭댄스는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전통적인 탭댄스를 바탕으로 플라멩고, 발레, 살사, 탱고, 재즈 등이 가미되면서 다양한 춤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1940년대를 전후해서 탭댄스가 선을 보였다. 세계적인 탭댄서 애스테어가 주연으로 출연한 뮤직 영화 “그랜드호텔” 등이 상영되어 탭댄스의 진면목을 보여 줌으로써 이 춤에 대한 관심과 인기를 불러일으켰다. 걸그룹의 비조(鼻祖)라 칭해도 과언이 아닌 이난영·장세정·홍청자·서봉희와 함께 “저고리시스터즈”(1935~1939)를 구성해 춤·노래·연기가 어우러진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 제주도 출신의 무용가 이준희를 시작으로 1950년대 전후 한국 탭댄스의 제1인자라 일컬어졌던 김음률이 한국에 탭댄스를 알린 선구자로 손꼽힌다. 

북에서 타프춤이 전면으로 등장한 것은 왕재산예술단의 창설과 함께이다. 보천보전자악단과 함께 북측 대중음악의 시작을 알린 왕재산경음악단이 오랜 침체기를 벗고서 2011년 왕재산예술단으로 이름을 바꾸며 활동을 재개하였다. 그리고 새 지도자의 새 시대를 여는 2012년 타프춤 <청춘시절>을 선보인 것이다.

김정은 시대의 북측의 무대공연을 주도하는 것은 두 축이다. 비록 “명작폭포”를 강조하며 ‘고전적 불후의 명작’의 창작을 주창하고 있지만, 그 ‘본보기’가 되어 인민과 만나고 있는 것은 바로 모란봉악단과 왕재산예술단이다. 모란봉악단이 ’장군님‘의 악단으로 독보적인 지위에서 ’우리식 전자음악‘으로 대중음악의 새 지평을 열었다면, 왕재산예술단은 대중 예술단으로서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왕재산예술단은 다른 예술단과 합동으로 매년 전국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2016년에 삼지연군 순회공연을 비롯해 량강도 순회공연, 청진공연, 흥남비료련합기업소 공연, 평안남도 순회공연, 평양 공연 등 130여 회 공연을 진행한 바 있으며, 이러한 전국 순회공연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공연에서는 ‘가리라 백두산으로’ ‘사랑의 빛발’ 등 혁명적인 노래뿐만 아니라, 타프춤 <청춘시절>,  <명랑한 취사병> 등의 모던 댄스를 과감히 연목(repertory)에 올려놓고 있다. 

왕재산예술단은 특히 새롭고 화려한 무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타프춤과 ‘륜(輪)춤’이 대표적이다. 2017년 7월 9일 평양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있었던 ‘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발사 성공기념 음악무용종합공연’에서 왕재산예술단은 여성 무용수의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타이트한 흰색 바지와 상의를 입고, ‘달려가자 미래로’ 노래에 맞추어 칼군무를 펼쳤다. 또 가요 ‘승리의 축배’를 반주 음악으로 한 ‘타프춤’도 무대에 올렸다. 군복을 입은 남성 무용수 8명과 빨강, 노랑, 파랑색의 드레스를 입은 여성 무용수 8명으로 구성된 단원 16명의 탭댄스는 서양식 무도회를 보는 듯하였다. 그리고 ‘륜(훌라후프)춤’이 등장했다. 여성 무용단원 7명이 짧은 탱크 톱과 미니스커트를 입고 기계체조 동작을 응용한 무용을 선보였다. 지금까지 선보인 가장 파격적인 무대의상이었고, 가장 아찔한 퍼포먼스였다. 

타프춤은 2019년 1월 북측 예술단의 중국 방문 공연에서도 선을 보였다.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 등이 관람한 가운데 진행된 북측 예술단의 공연은 조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하는 국가 차원의 초청 공연이었다. 일반적으로 외교 차원에서 진행되는 공연은 정치적 민족적 색채가 강한 작품으로 구성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여기에 타프춤이 당당하게 한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타프춤을 추기 위해서는 기존 무대와는 조금 다른 조건이 필요하다. 일단 바닥은 항상 마루여야 한다. 시멘트 바닥 등은 슈즈징이 부러지기 쉽고 무릎도 잘 상하기 때문이다. 탭핑 사운드를 증폭시키기 위해 플로어용 마이크도 필요하다. 그래야 바닥과 발이 만나는 지점에서 다양한 소리가 나올 수가 있다. 움직이면서 발을 내려놓아 쿵 소리 내는 ‘스탬프(Stamp)’, 안움직이면서 소리를 내는 ‘스톰프(Stomp)’, 당구의 히키처럼 당겨 끄는 ‘브러시(Brush)’, 발을 내려놓을 때도 ‘따닥’ 두 동작이 이어지는 플랩(Flap) 및 슬랩(Slap)과 여기에 회전하는 턴까지 섞은 탭핑 콤비네이션 등등 수십 수백 가지의 소리를 연출할 수가 있다. 

이렇게 난이도가 있는 타프춤은 이제 북에서도 당당히 무용의 한 갈래로 자리를 잡았다. 여러 작품이 선을 보였지만 유튜브에 공개된 작품을 중심으로 대표작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왕재산예술단의 대표적인 타프춤 '청춘시절' [사진 : 조선중앙통신 갈무리]
▲ 왕재산예술단의 대표적인 타프춤 '청춘시절' [사진 : 조선중앙통신 갈무리]

역시 ‘으뜸’ 작품은 <청춘시절>(5분6초)이다. 2012년 첫선을 보인 이래 최근까지도 꾸준하게 사랑을 받고 있는 연목이다. <명사수의 자랑>, <신입 병사의 기쁨> <그리움이 넘치는 초소> 등이 정치적 색채를 띠고 있는 반면에 왕재산예술단의 대표 타프춤인 <청춘시절>은 정치적 색채가 옅어서 더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10명의 여성 무용수가 검정 스타킹에 푸른색의 짧은 원피스를 입고 등장하여 정통적인 탭댄스 방식으로 오와 열을 맞추어 율동과 함께 다양한 발동작으로 발랄하고 경쾌한 리듬을 밟아 나간다. 후반부에는 기존의 푸른색 의상을 벗어 던져버리고 수영복을 연상케 하는 속옷 차림의 스팽글을 단 무용복으로 전통적인 탭댄스의 진수를 보여 주며 대미를 장식한다. 

작품 <우등불>(4분32초)은 <청춘시절>이 초기 작품으로 전통적인 탭댄스에 기초했다면, 보다 조선식의 타프춤으로의 변화를 도모한 작품이다. 남성 무용수 7인과 여성 무용수 7인의 혼성 무용으로 경쾌한 동작과 각 성별 군무와 혼성 군무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상반신 동작이 다채로워졌고, 특히 무용과 구별해 독자적인 위치를 누리고 있는 북측에서의 무용음악이 무용동작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흥미롭다. 공연 중 여성 무용수가 재등장할 때 의상에 부착된 스카프가 소품으로 등장하여 볼거리를 제공하고, 중간에는 남성 무용수들이 스트릿 댄스를 추어 재미를 배가하고 있다. 

북측에서 <우등불>은 예술부문에서는 보통명사에 가깝다. 노래로도 무용으로도 창작이 되어서 지금도 널리 연행이 되고 있다. 특히 1990년 평양문예출판사에서 출간한 리종렬의 장편소설 『우등불』의 경우 6만 부를 발행할 정도였다. 작품은 김일성 주석의 항일 투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제목에서 “우등불”은 추운 지방에서 유격전을 하는 전투원들이 땅속에 구덩이를 파고 적에게 불빛이 노출되지 않게 이용하던 난로불을 지칭한다.

이 작품에서는 김 주석의 혁명관을 “죽어도 함께 죽고 살아도 함께 살겠다는 동지애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강하고 혁명은 승리하는 것”이며 “혁명의 길은 가정에서 시작되고 인정을 떠나서는 가지 못하는 길”이라고 설파하고 있다. 그러면서 소설 속 인물인 정수를 통해 “조선 혁명의 주인공은 우리 자신과 우리 인민이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사상이 있고 우리의 혁명 로선이 있다. 우리의 힘으로 조선 혁명을 완수하자”라고 다짐하고, “정수의 가슴 속에 꺼질 줄 모르고 타오르던 희망과 신념의 우등불! 그 불길을 받아 안고 규림은 가는 것이다”라며 끝맺고 있다.

소품을 이용한 대표적인 작품 중에 하나가 <우리 손풍금수 왔네>(4분9초)이다. 월북 작곡가이자 <김일성원수님께 드리는 노래> 등으로 입지전적인 위치에 올라 2019년 3월 3일 동평양대극장에서 탄생 100주년 기념음악회도 열렸던 박한규가 작곡한 동명의 가요를 반주로 한 이 작품에는 10명의 조선인민군해군 모자를 쓴 남성 무용수가 나오는 데, 이들의 여가 시간인 듯 1명의 손풍금수가 등장하여 작품의 중심축을 이룬다. 손풍금을 연주하며 춤도 추고, 손풍금수를 중심으로 대련도 하고 장기도 보여 주는 등 다채로운 극적인 구성이 흥미있다. 탭댄스가 가진 절제와 박력이 그대로 드러난 이 춤에서는 특히 강렬한 타악기 소리에 맞추어 코를 찍고 발바닥을 울리고 뒤축을 때리는 신기에 가까운 발재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해군 복장의 탭댄스는 또 있는 데 바로 <군항의 저녁>(6분42초)으로 왕재산예술단 작품이다. 조선인민군 여성 해군의 야유회를 연상케 하는 설정으로 처음에 2명의 무용수가 나오고 따라서 반대편에서 나머지 무용수가 등장해 총 10명의 여성 무용수가 등장한다. 대단히 서정적이고 유려한 선율과 동작으로 시작하는 게 이색적이며, 여기서 등장하는 통기타(아쿠스틱 기타) 연주자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반전이 된다. 위의 작품에서 손풍금 연주자의 연주 실력도 상당한 데,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 통기타 연주자의 연주 기량도 대단히 높다. 동작에서 나팔도 불고 노래도 하면서 작품에 이야기를 부여하는 데, 여성 특유의 서정성과 동시에 남성 무용수 못지않은 절도와 기백을 보여 주고 있다. 무반주 공연으로 이루어진 <해병들의 발장단>도 재미있는 작품이다.

타프춤은 왕재산예술단만의 전유물이 아닌 듯, 조선인민군협주단의 작품 <사진사 온 날>(4분33초) 역시 수준 높은 작품이다. 군복을 입은 여성 무용수 6인이 소품인 꽃다발을 들고 추는 데 이때 등장한 사진사와 꽃다발을 매개로 하여 대화하듯 작품을 구성하였다. 특히 이 작품에 주목을 하는 것은 예의 발레 동작이 가미된 것도 그렇지만 ‘조선식’ 탭댄스답게 서정성이 부여가 되었고 상반신 동작에서 조선춤의 유려한 동작이 채용이 되어 ‘우리식 탭댄스’로서의 안착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노래의 나라”인 북측에서 송가와 혁명가요가 압권이듯, 타프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바로 남성 무용수 조태일 외 12명이 출연한 <행군 또 행군>이 그것이다. 작품의 배경은 한국전쟁이다. 무대 뒤편 배경막에는 한국전쟁 당시의 산악 전투 장면 등이 투사되고, 조명은 전체적으로 어두우며, 푸른색 톤으로 일관되고 반주 음악 역시 혁명성을 반영한 듯 웅장하고 비장감이 넘쳐 난다. 전투복을 입은 13명의 남성 무용수가 탭댄스를 바탕으로 현대무용에 가까울 정도의 다양한 동작과 역동성을 보여 주고 있는데, 혁명적인 무용음악에 맞춰 전쟁이 주는 비장감과 동지애 등을 담은 드라마틱한 서사를 담고 있다. 과연 야전복을 입고 추는 이 작품보다 더 한 강렬하고 전투적인 탭댄스가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당 제8차대회 기념공연에서 공개된 <사회주의 전진가>(5분55초)는 조선 타프춤의 현재와 미래를 예감케 하는 작품이다. “(조선식) 사회주의 한길로”라는 주제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원설경 외 24명이 출연을 하고 있는데, 어두운 무대에서 발광 무용복을 입은 남녀 혼성 무용이다. 무대 배경막에는 노동당사, 과학자거리, 미사일 등 ‘자력갱생’의 현재가 영사가 되고 있다. 그리고 무용수들은 ‘일심단결’로 자본주의 공연에서 흥하고 있는 텀블링, 현대무용, 방송댄스, 비보잉 등 거의 모든 춤(Dance)을 담아내었다. 음악 역시 북측 특유의 유려한 선율과 화성 그리고 박력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비트 쪼개기를 하여 무용을 뒷받침해 주었다. 해서 조선식 탭댄스인 ‘타프춤’이 여전히 진행형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 북측의 대표적인 조선무용 작품인 '쟁강춤', 최승희의 '무녀춤'을 딸인 안성희의 재작업을 거쳐, 1992년 제자인 인민예술가 김해춘이 '쟁강춤'으로 재형상화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사진 : 조선중앙통신 갈무리]
▲ 북측의 대표적인 조선무용 작품인 '쟁강춤', 최승희의 '무녀춤'을 딸인 안성희의 재작업을 거쳐, 1992년 제자인 인민예술가 김해춘이 '쟁강춤'으로 재형상화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사진 : 조선중앙통신 갈무리]

북측이 타프춤을 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상당하다. 초급학교 시절의 소조 활동부터 예술 영재 교육의 학원과 중고등 과정, 그리고 전문대학까지 정연한 예술 교육체계가 기본이다. 모든 무용 연습에서 발레 동작을 할 만큼 발레는 북측 무용에서 완전하게 수용된 무용이다. 체조 무용이라고 부르듯 체조와 무용이 별개가 아니다. 최승희로부터 출발한 조선춤의 유려하고 고운 동작과 선 그리고 다양한 발놀음 등 칼군무로 대변되는 조선무용의 체계가 탄탄하다. 이미 70년대 기악혁명과 민족배합관현악을 거치면서 우리의 전통 가락과 장단을 서구화한 음악에서 무용음악을 별개의 음악 장르로 둘 만큼 반주 음악이 훌륭하여 무용작품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것이 무용수의 높은 기량으로 나타난 것이고 무대 제작 전반과 조화와 상생을 이루면서 조선식 탭댄스로 빠르게 발전한 것이다. 

북측은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당규약을 변경하였다. 당규약 서문에 ‘인민대중제일주의’ 정치를 사회주의 기본 정치방식으로 정식화한 것이다. 인민대중제일주의란 김정은 총비서가 2013년 1월 제4차 당세포비서대회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는 본질에 있어서 인민대중제일주의”라고 말하면서 처음 등장했다.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모든 것을 인민을 위하여, 모든 것을 인민대중에게 의거하여’라는 구호처럼, 당규약에서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자기 발전의 전 행정에서 인민의 요구와 이익을 첫 자리에 놓고 인민생활을 끊임없이 높이기 위하여 투쟁하여온 조선로동당의 혁명적 본태와 드팀 없는 의지의 발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조선노동당 제8차대회 사업보고에서 “혁명발전의 원동력을 인민대중의 심장속에서 찾고 그들의 심장에 불을 다는 인민대중제일주의 정치의 위력은 부닥치는 난국과 정세변화에 대처하여 인민들의 정신력과 창조력을 최대로 발동하는데서 집중적으로 표현되였다”라고 부연하였다. 

바로 타프춤이 그 발현인 것이다. 김정일 시대에 주체예술이자 황금의 예술이라 평가받은, 깊은 울림이 있는 예술적 완성도가 높은 조선예술이 주류였다면, 김정은 시대에 예술은 ‘인민성’과 ‘통속성’을 바탕으로 ‘대중성’을 확보함으로써 이룩하고자 하는 “인민대중제일주의”의 분명한 성과이자 “위민헌신”과 다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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