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 (1) 7차에서 8차까지

5년 만에 개최한 이유?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가 5년 만에 다시 열렸다. 8년, 10년 단위로 들쑥날쑥하던 당대회를 5년 주기로 확정했다고 볼 수 있다.

조선로동당은 직전 대회에서 세운 목표가 달성돼야 차기 대회를 잡는다. 그래서 6차에서 7차까지는 36년의 세월이 걸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제8차대회는 이런 전통을 깨고 설사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도 5개년 계획이 완료되는 때를 맞춰 정상적으로 당대회를 개최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16년 조선로동당 제7차대회를 관통해 2021년 제8차대회에 이르는 ‘총결기간’ 정치·경제·군사·외교 분야에서 이룩한 성과를 첫째 의정, 중앙위원회 사업총화에서 보고했다. 그 내용을 살펴보자.

‘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란?

‘우리 민족제일주의’를 강조하던 조선로동당이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들고 나왔다. 민족이 아니라 국가를 더 강조한 셈이다.

‘우리 국가제일주의’는 사회주의 조국의 위대성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말한다.

제8차대회에서 새로운 시대를 ‘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라고 특징지은 이유는 민족보다 국가를 더 중시하기 때문이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우리민족이 세운 국가인 북한(조선)이 사회주의강국으로 등장함에 따라 ‘자존과 번영의 새시대’가 열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정은 총비서는 일찍이 ‘일심단결과 불패의 군력에 새 세기 산업혁명을 더하면 사회주의강국’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이미 정치강국, 군사강국이 된 북한(조선)에 남은 숙제는 세계적인 경제강국으로의 도약이다. ‘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는 결국 자체의 힘과 기술로 세계적인 경제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결심의 반영으로 보인다.

[정치] 선군정치에서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로 바뀌었나?

김정일 국방위원장 당시 조선로동당의 기본 정치방식은 선군정치였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로동당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의 기본정치방식은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라고 했다.

기본정치방식이 바뀐걸까? 선군정치로 완성된 국가 핵무력이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가 가능한 시대를 열었다고 봐야한다.

조선로동당은 ‘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의 기본정치방식을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로 정식화하고, ‘모든 것을 인민을 위하여, 모든 것을 인민대중에게 의거하여!’라는 기치를 들었다.

‘군대이자 당이고 국가이며 인민’이라며 군대를 우선하던 선군정치와는 달리 "인민군대가 참다운 인민의 군대라는 사명과 본분을 다하라"고 주문한다.

지난해 여름 태풍과 홍수 피해를 당한 인민들을 위해 군인과 평양 핵심 당원들을 피해 복구 지역에 파견한 것은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당과 군대의 존재 이유를 인민에 대한 헌신복무에 찾아야 한다는 원리를 실천적으로 입증한 것.

김정은 총비서는 총화보고에서 “정세가 아무리 엄혹하고 난관이 중첩되어도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를 철저히 구현하면 불리한 모든 요인들을 능히 극복하고, 방대한 과제들을 용이하게 해결할 수 있다”면서 인민의 의사를 존중하고, 인민의 편리를 보장하고, 인민의 평가를 기준으로 삼는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를 강조했다.

[경제] 도달 못한 목표와 자력갱생

김정은 총비서는 총화보고에서 “제7차대회 전략목표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자체의 힘으로 경제발전 할 수 있는 소중한 밑천을 마련했다”고 평가하면서, ‘자력갱생’을 유일무이한 혁명정신으로 재차 강조했다.

도달 못한 목표를 두고 일각에서 ‘경제 실패’를 운운하지만, 모두 근거 없는 왜곡에 지나지 않는다. 3% 성장을 예상했던 한국경제가 ‘코로나19’ 여파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아무도 한국 경제가 실패했다고 우기지 않는다. 사실 세계 모든 나라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데 비하면 북한(조선) 경제는 급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력갱생이란? 자강력을 증대시켜 조성된 난관에 활로를 열어가는 적극적인 공격전을 말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총화보고에서 “지난 기간 이룩한 성과들은 장기간의 극악한 제재봉쇄와 혹심한 재난 속에서 자력으로 이루어낸 것”이라면서, “난관을 뚫고 축적한 자강의 억센 힘이 있기에 사회주의강국을 지향하는 장엄한 진군은 더 기세차게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군사] ‘화성-15호’와 핵무력 완성의 의미

북한(조선)은 지난 2017년 미국 본토에 도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호’ 발사 성공을 핵무력 완성으로 본다.

국가 핵무력을 완성함으로써 사회주의강국 건설의 선차적 점령 고지인 군사강국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북한(조선)이 핵무력을 완성한 이유는 유일하게 실전에서 핵무기를 사용한 미국이 끊임없이 핵위협을 가하기 때문이며, 이미 시작한 핵무력 건설을 중단 없이 강행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정은 총비서는 총화보고에서 “우리 인민들과 후대들이 존엄 높은 강대한 나라에서 영원히 전쟁의 참화를 모르고 번영과 행복을 마음껏 창조해나갈 수 있게 한 것이야말로 가장 뜻깊고 긍지 높은 대승리”라고 핵무력 완성의 의미를 부여했다.

[외교] 자주권 존중을 떠난 관계 개선은 없다

미국과 그 추종 세력의 대북 제재와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조선)은 ‘자주권 존중을 떠난 관계 개선은 없다’는 원칙을 고수함으로써 국가의 존엄과 위상을 높은 경지에 올릴 수 있었다고 외교분야에서 이룩한 성과를 보고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최악으로 치닫던 중국과 5차례에 걸친 정상회담, 그리고 러시아, 쿠바, 베트남 정상과의 상봉을 통해 사회주의 나라들과의 단결과 연대성을 강화함으로써 자주와 평화을 지향하는 반제전선을 주도했다.

특히,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은 북미 사이의 역학 관계를 극적으로 변화시켜 북한(조선)의 존엄과 위상을 세계에 과시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총화보고에서 “영토와 인구도 그리 크지 않고 제국주의 반동들의 사면포위 속에 들어있는 대외적 지위에서 비약적인 상승변화가 일어나게 된 것은 우리 당과 인민이 장기간의 피어린 투쟁으로 안아온 고귀한 결실이며 오직 자기 당의 노선과 정책을 절대적인 진리로 믿고 받들며 어렵고 간고할수록 당의 두리에 더 굳게 뭉친 인민의 위대한 단결이 낳은 거대한 역사적 기적”이라고 평가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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