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부산시국대회
-다양한 풍자와 행진구호
-뜨거운 시민 호응 얻어
대한민국에서 '역동성'이라면 부산을 빼놓을 수 없다. 부산은 시대의 변곡점마다 특유의 억척스러움과 끈기로 위기를 돌파해 왔다. 그리고 지금, 윤석열 퇴진 광장이 열리는 이 시점에서 부산은 또 한 번 그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윤석열퇴진 부산운동본부(준)이 주최한 '윤석열퇴진 사회대개혁 13차 부산시국대회'가 23일(토) 전포대로에서 개최되었다. 현장에는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와 시민사회단체, 정당 등 1,500여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광장에서 빠질 수 없는 건 풍자와 해학이다. 부산시국대회의 시작을 알린 영상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명장면을 패러디한 것으로, 주인공 김판호가 상대를 위협하는 뻔뻔한 말투로 "제가 다시 한번 사과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을 윤석열의 대국민 담화에 빗대어 큰 웃음을 자아냈다. 지나던 시민들도 웃음을 참지 못하며 영상을 찍어 가는 등 흥미를 가지며 대회를 지켜봤다.

장선화 윤석열퇴진 부산운동본부(준) 상임공동대표는 기조발언에서 '민생파탄, 민주실종, 평화파괴' 등 윤석열의 실정을 조목조목 짚으며, "최근 불거진 공천개입과 국정농단 사태는 도저히 참고 넘어갈 수 없는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라며 "정의로운 시민들의 힘으로 윤석열을 끝장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시국대회에서 주목할 점은 거리에서 벌어지는 '윤석열퇴진 국민투표'가 이번 대회의 출입구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퇴진 국민투표소에 모인 시민들은 "투표로는 부족하다! 집회는 없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이날 시국대회에는 그러한 열정적인 시민들이 대거 참여했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실제로 'ㅇㅇ구 주민참가단'이라는 깃발을 들고 온 지역 참가자들의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학내 국민투표를 진행하다 국립부경대에서 불법연행당했던 부산 윤석열퇴진 대학생행동 소속의 왕혜지 학생은 "갖은 탄압에도 굴하지않고 윤석열정권의 문제를 청년들과 함께 이야기 할 것"이라고 기죽지 않은 모습을 보여 참가자들의 큰 환호를 이끌어냈다.
사회대개혁 발언자로는 보건의료노조 정지환 부산의료원지부장과 변종철 철도노조부산지방본부장이 나섰다. 정지환 지부장은 "코로나 이후 더욱 중요해진 공공의료를 윤석열정권은 내팽겨처버렸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싸움에 물러서지 않겠다."고 윤석열정권과의 한판승부를 다짐했다. 변종철 본부장은 "윤석열과의 싸움은 지금부터!"라며 "단결된 투쟁으로 후안무치 윤석열정권을 반드시 물리치자"고 호소했다.



본대회가 끝난 후 약4km 서면인근 행진이 이어졌다. 다양한 연령층을 공략하여 남녀노소 알만한 국민송 윤수일의 '아파트'로 분위기를 띄웠고, "쿵따리 샤바라"는 "윤석열 나가라"로 개사되어 떼창이 되었다. 특히 서면을 지나는 2030청년세대를 겨냥해 '락 페스티벌'에서 즐길법한 밴드음악으로 "퇴진"구호 외치는 모습에서 향후 시국대회가 얼마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엿볼 수 있었다.

행진은 1번가 복개로, 서면 로타리 등 주요 거리를 지나 서면 태화광장에서 마무리되었다. 대회 참가자와 지나던 시민들이 광장을 가득 메운 모습은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을 떠올리게 했다. 광장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보여줬던 2016년 촛불 혁명. 2024년 윤석열과 검찰 독재 세력은 다시 한번 국민 위에 군림하려 하지만 부산의 역동성을 보며 확신했다. 윤석열정권의 몰락, 국민 승리가 머지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