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일기 '김천사드, 택도 없다' 8

12. 7 추위에도 꿋꿋이 109회째 촛불도 지켰다.

오후 2시에 소성리 집회장으로 갔다. 오늘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김천, 성주, 원불교와 사드저지를 위해 일하는 단체들이 모여 집회를 갖기로 했는데 오늘 그 첫 집회가 있어서다. 12시쯤 눈이 약간 뿌리는 것 같았는데, 소성리에 도착하니 다행히 날씨가 따뜻했다.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가장 눈에 뜨인 것은 월명마을 사람들이 쳐놓은 천막이다. 이곳에 2명씩 교대로 농성하는데 오늘은 집회가 있다고 열다섯 사람이 나왔다고 한다. 김천역 촛불집회에도 나와 주십사 하니 천막을 지키기 때문에 나가기 어렵다고 이장님이 말씀하신다. 그래도 촛불을 지켜야 하지 만약 촛불이 꺼지면 김천 주민이 다 설득됐다고 하며, 사드배치의 길로 간다고 그러니 촛불집회에 좀 참석해 달라고 했다.

이장님이 농소 집회에 한 번 가보았다는 말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에 대해 조금 설명을 하고 특히 보상 이야기는 사드가 들어온다는 전제하에 하는 거라고 강조했는데 이야기하다 집회가 시작돼 중단해야 했다.

어제 국방부에서 감정평가 나온다는 정보를 듣고 저지하기 위해 나왔던 분이 왜 어제 안 왔냐고 묻는다. 미안해서 어제 어쨌느냐니까 수상한 승용차들을 돌려보냈다 한다.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을 맡은 김성혜 교무가 나와 “성자의 발자취를 따라 온 우리는 성주 땅에 함께 하는 복을 타고 났다. 이 추운 날에 나온 우리가 무슨 복이냐 하겠지만 당시는 어렵지만 복으로 화할 일이 분명히 일어날 것이다. 전 세계에 평화를 전파하는 평범한 성자가 된다. 함께 하게 된 인연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라고 했다.

대경대책위 김찬수 위원장은 “사드는 아직 미국에 있고 국방부에선 입으로만 와 있다. 롯데CC를 사면 예산이 들어가고 그러면 국회 동의를 받아야하니 꼼수를 부려서 맞바꾸자 했다. 그래 값을 매기는 평가 작업을 하려는 것이다. 그게 맞아서 쪼개든 어째 하려면 1월 3일에 이사회를 열어 한다고 한다. 아직 값도 정하지 않았다. 아직 도장 찍지 않았다. 지금까지 우리는 롯데에 관해서는 한 번도 행동한 적이 없다. 원래 달성에서 골프장 하려다 쫓겨서 이리 들어왔다. 그때 못 들어오게 막아야했는데 들어왔다. 골프장 한다고 돈 벌어가 (여기 환경을 오염시키고) 할매들한테 옷 한 벌 해준 것 있나? 그러다 이제 저거 멋대로 남양주땅과 바꾸어 튄다는 거다. 앞으로 잘하겠다 했는데 이제까지 잘못한 것 고쳐야 한다. 한 차 맞추어 롯데 본사에 가서 항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이 자리에 앞장서 있으니 여기까지 왔다. 우리 막아 낼거다”하고 사회자가 앞에 서있는 어르신에게 이야기했다.

“교무님 말씀 듣다보니 ‘새해 복 많이 지으십시오’라고 인사해야겠다. 우리가 밤마다 촛불 켜는 것, 전국에서 100만, 200만이 촛불 켜는 것이 바로 복을 짓는 것이다.”라고 사회자가 말하고 나서 소성리, 월명리 동(이)장님을 소개했다.

“사드반대 끝까지 하겠다. 우리 마을은 협상하는 소리 한 번도 통화한 적이 없다”라고 월명리 이장이 강조했다.

성주투쟁위 촛불지킴이단장이 인사를 했다. 성주도 김천만큼이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촛불을 지켜왔다. 가장 큰 변화는 관과 함께 하던 데에서 관이 완전히 빠진 것. 집회하던 군청 앞마당에서 쫓겨나 인도에 앉아 집회했던 적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촛불지킴이를 만들어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김천과 성주, 원불교 세 군데서 사드를 물리칠 수 있도록 파이팅을 외쳐보자.”

우리 김종경 대책위 공동위원장이 나와서 말했다. “올 연말까지 사드와 박근혜 정권 중대한 기로인 듯. 표면적으로는 사드가 묻혀있지만 그러나 이는 매우 민감한 문제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다. 함께 풀어야 할 사업은 롯데 CC에 사드 들어오는 것 막는 것이다. 다음 주에 롯데에서 국방부와 부지 협상을 거래하는 실제 등기이사와 면담이 예정돼 있다.

1)구체적으로 국방부와 어느 정도 진행되었나?

2)롯데도 우리와 마찬가지 고통을 받고 있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자. 버텨라. 몇 달 못 버티나? 중국에서 또 국내에서 퇴출되는 걸 감당하겠나? 외교적으로 재검토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하겠다.

3) 땅 맞교환도 사실 국회 동의 거쳐야 한다. 국방부가 급하게 서두르려는 이유는 박근혜가 물러나면 진행을 못하니 그런 거다. 사드 배치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70% 못할 가능성 있다. 한민구도 좀 있으면 모가지 날아간다.

사드가 들어오면 삶의 터전 다 뺏기니 그대로 골프 치게(골프장도 좋은 건 아니지만) 놔두자.”

세상에! 골프장 들어설 때 별 반대 없이 들어섰더니 이런 일이 생겼구나. 하긴 김천도 부산과 수도권에서 거부한 미군 폐기물을 슬그머니 아포에 들여왔으니 시드도 별 무리 없이 받아들인다 생각했겠지.

원불교 교무님의 기도로 마치자 하니

“서로가 이익 되는 세상으로 만들어가는 기점에 서 있는데 김천 성주가 그 기점에서 평화를 외친다. 평화꽃을 우리가 피우고 있다. 천지, 성자, 부모는 서로 통한다. 왜냐 이해를 초월하기 때문이다”하시며 노래로 대신 했다.

“이해를 초월하신 성자님들, 구원의 세계를 만드시고......”

“성주 김천 원불교가 하나 되어 사드배치 막아내자!”

“박근혜는 필요 없다. 박근혜를 탄핵하자!”

“박근혜를 비호하는 새누리당 해체하라!”

“순실이가 갖고 온 사드 즉각 중단하라!”

“우리가 똘똘 뭉쳐 막아내자!” 이렇게 집회를 마쳤다.

저녁 평화광장에 도착하니 천막에서 오뎅을 나눠주고 있다. 오늘이 수요일이구나. 전엔 술 취한 아저씨들이 좀 오는 것 같아 조금 꺼렸는데 날이 추워지니 따뜻한 국물이 반가웠다. 배수향 자문위원을 비롯한 우리문화봉사회원들 고맙다.

오늘의 사회자 김덕기 자문위원. 인사와 구호를 외치고 시작한다. “농소 가슴 아픈 일이다. 우리는 마음 넓게 잡아서 다시 돌아오도록 설득도 필요하겠다. 돌아오면 받아주겠습니까?”하니 “예!”하고 대답했다.

오늘 오후 소성리 집회를 소개하고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시간 있는 분들은 참여하라는 안내가 있은 후 율동맘의 율동이 있었다. ‘격문’. 본인들은 그런 말 하지 말라지만 우리의 소중한 보물 1호이다.

김종경 공동위원장이 오늘은 시간을 충분히 얻어서 발언을 했다.

“오늘 소성리 집회에 조금 일찍 가서 롯데 CC를 들어가 보니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집회에 100명 정도 참석했으며 마치고 성주 투쟁위 운영위에 참석했다. 성주는 우리보다 39일 정도 더 앞서 투쟁했다. 배울 점도 있고 연대의식도 재확인했다.

사드반대 목적은 1차적으로는 재산권, 생존권, 조상대대로 살아온 터전을 빼앗길 수 없다는 것, 가장 가까운 농소나 남면, 혁신도시가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는다. 율곡동 집값 하락이 현실적인 문제이고, 농소도 마찬가지이다. 거래가 끊기고, 담보대출도 안 되고, 지역 농산물도 팔리지 않는 이런 것은 현실적으로 느끼고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이것을 지역이기주의라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차원의 문제를 넘어서 후손들의 평화를 해치는 세계 평화 걸림돌을 물려줘선 안된다. 현실적 피해만 가지고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사드가 물 밑에 가라앉은 건 사실이지만 정권이 바뀌는 순간 1차적으로 재검토 될 것이 바로 사드이다.

교과서 문제는 교과서를 폐기하면 된다. 한일군사협정은 재협상할 때 안 하면 된다. 세월호 진상 규명도 정권이 바뀌면 진실이 밝혀진다. 특검이 수사에 들어가 성역 없는 수사를 하면 분명히 잡아낼 수 있다. 그런 문제는 사실 한 달하면 해결된다.

그런데 사드는 미국이라는 강대국이 버티고 있다. 미국은 최고의 수입이 무기 판매이다. 무기를 팔아 지금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록히드 마틴은 거대한 다국적 군산복합체기업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생각지 않는다. 자기 이익만 생각한다.

박근혜 내려온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물론 내일 모레 숨통 끊어지면 70% 우리 승리가 결정될 것이다. 본격적으로 과도내각이 꾸려지고 대선체제에 돌입하면 박근혜 실정 중 사드 문제가 하나의 의제가 될 것이다. 우리 김천, 성주, 원불교와 사드저지 전국행동, 대경, 부산울산 해서 6자 회담을 열어서 야권이 정권을 잡으면 사드 재협상, 전면백지화를 제1의제로 채택하는 조건을 각서로 받기로 했다.

사드는 농소, 김천, 한국을 넘어서 국제적인 외교적인 문제이다.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이고 외교적 문제이다. 세계 평화에 관한 문제이다. 단순히 레이다 기지 설치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동북아 패권차지, 중국 견제, 대중국방어용 무기이다. 그 진실이 이미 일본 교토에서 사드기지 반대를 외치는 분들이 여러분에게 설명했다.

이것을 지역 문제로 축소해서 싸우면 이길 수 없다. 야권, 정치권과 연대가 필요하고 국민들과 연대가 필요하다. 어떤 경우에도 이것을 김천, 성주의 문제로 축소하면 이길 수 없다. 우리를 응원하고 지원하는 전국의 많은 국민이 박근혜 퇴진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사드배치를 반대하고 있다. 다음 정권에서 무산시키고 우리 행복한 삶을 되찾아야 한다. 박근혜 탄핵이 가결되는 순간 70%는 사드가 무산되니 여러분 희망을 잃지 마시고 끝까지 촛불 들고 이 자리를 지켜 달라.”

김덕기 사회자가 “탄핵이 207~222표로 가결될 것이다. 새누리당이 200표 못 넘긴다고 하나 가결을 장담한다”고 하고, ‘잃어버린 9년’을 이야기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서 온갖 비리, 국부 유출로 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렀고 민주주의는 70년대 이전으로 후퇴했다. 그걸 다시 복원시키려면 김천 시민들이 결집해야 한다. 민주화를 위해 힘을 모으자.”

농소 젊은이들이 성금을 모아 51만원을 후원해서 모두 박수를 쳤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소리가 들렸다. 노래하는 목수 신명섭님이 나오셨다.

“232만이 모인 힘은 성주와 여러분들”이라며 “죄는 미워하고 분노하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고 했다. 동요메들리와 ‘걱정 말아요 그대’,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일어나’를 불렀는데 그러다보니 시간이 다 가 버렸다.

율동맘들의 하야가(원제 이게 나라냐 ㅅㅂ). 초등생이 나와서 같이 춤추었다. 율동돌이라나.

오늘도 사회자와 함께 하는 다짐,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이렇게 109회째 촛불도 지켰다. 추위에도 꿋꿋이 촛불을 지킨 우리 시민들, 감사하고 너무나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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