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서울에서 사드철회와 박근혜 퇴진을 외치다

12월 3일 박근혜 퇴진이 사드철회의 길 

박근혜 퇴진 6차 범국민 촛불 집회에 참가하려는 김천 시민들이 또다시 버스에 몸을 실었다. 40여 명이 버스를 꽉 채웠다. 먼저 박희주 공동위원장, 박태정 부위원장의 인사가 있었다. 특히 우리 부위원장은 농소 집회에 대해 걱정하는 마음이 크셨다.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만큼이나 김천 지역 사회가 이웃의 고민, 예를 들면 강정마을이나 세월호, 용산 참사와 같은 고민도 함께 나누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됐으면 한다”는 65세의 아버지께서 장애아들과 함께 하셨는가 하면 젊은 부부는 아이 둘을 데리고 참석했다. 이 부부는 지난 번 성주, 대구에서 눈 속에도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집회에 끝까지 참여했던 사람들이다.

“평소에 직장 때문에 잘 못 나와서 주말에는 꼭 나오려 한다. 열심히 하겠다. 아이들은 이런 세상에 안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온다. 우리가 뒤처지더라도 이해해 주기 바란다”는 엄마의 말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장애아들과 생활하면서 환경 문제도 중요하다 생각했고, 평화로운 세상에 살고 싶다”는 한걸음어린이집의 채은희 YMCA 이사.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인데 솔직히 김천, 농소가 아니면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아이가 사물함에 ‘사드배치반대’라고 붙여 놓은 걸 선생님이 찍어 보내주셨다.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투쟁했으면 한다”는 아이와 함께 참여한 엄마.

“아포에서 농사짓는다. 고향에 들어온 지 5년. 사드, 세월호, 탄핵, 하나하나 사건을 계기로 서서히 깨기 시작하는 모습에서 희망을 본다. 사람은 아는 만큼 보고 보는 만큼 말하는 존재다. 우리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시간을 갖고 이해시키고 바꿔나가노라면 희망적인 날들이 좀 더 빨리 오리라 믿는다”는 신휘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한 신용성님.

신종식님은 각자 사진을 찍어서 밴드나 페이스북 등에 올리자고 제안했다. 김종희님은 김종경 공동위원장이 사드가 절대 안 온다고 뒷짐 지던 사람인데 열심히 하는 것이 고맙지만 힘들었던 이런 저런 얘기를 풀어놓았다. 대구에서 이사와 너무 다르니까 때로는 상처가 되기도 했던 일을 풀어 놓으면서,

“사드 때문에 우리가 만났는데 사드가 물러나서 같이 살아야 하는데 서로 너무 멀리 등 돌리고 멀리 안 갔으면 좋겠다. 남편이 이것 하면서 살이 7㎏ 빠졌다. 싸우기도 했다. 박근혜가 나가야지 사드가 나가니 박근혜 내쫓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김종경 공동위원장은 부산에서, 김종희님은 서울에서 사드를 외치러 각각 가는 길이다.

“사드가 아니면 좋은 분들을 어디서 만날까? 사드가 아니면 김천이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 사드는 근본적으로 미국이 문제이다.

박근혜가 내려가는 건 분명한데(1월이든 4월이든) 내려가면 사드가 자동적으로 내려갈 것인가. 어떻게 사드를 정치적 과제로 올리는가, 어떻게 사드 문제를 띄워 올리는가가 중요하다”는 이봉도 구미 YMCA 이사. 남면에 이사 온지 삼 년 정도 됐다고 한다.

처음 시청에서부터 발언해 준 율곡동 주민도 발언했다.

“투쟁이 어떻게 즐겁고 신날 수 있는가 생각했는데 100일 지나니 그 구호가 정말 맞았다. 대한민국과 김천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차에 탄 분들 감사하다. 김천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사람들 절대 용서하지 말자. 박근혜 마지막 할 수 있는 일은 사드를 철회하고 즉각 하야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사드를 이겨내면 김천은 교통의 중심지로 크게 발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늘 40명은 14만 김천시민 대표로 사드반대를 외치고 돌아오자. 사드 꼭 막아내자.”

구미에서 세 사람이 함께 왔는데 평소에도 열심히 촛불집회에 참여한다고 하며, 그 중 한 사람은 남면으로 이사 왔다고 한다.

“농소 관변단체가 주동이 돼서 촛불집회를 한다는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저의가 의심스럽다. 멀게는 이철우를 비롯한 국정원 세력, 직접적인 배후조정자는 박보생 시장이 아닐까 합리적인 의심을 가지게 된다"는 박아무개님.

영무 1차아파트 사드대책위 위원, 민요교실에서 만난 할머니들의 말이 조금 변하는 데서 그래도 희망을 본다는 교동 송정희님.

덕천포도원 김아무개님은 날이 너무 더워서 이마에 헤드라이트를 달고 일을 했는데 그것에다 ‘체포하라’ 써붙인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새누리당 지지율 대구경북에서 15%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열심히 동참하겠다”는 착한 농사꾼.

오늘도 최씨 자매들이 오셨다. 권민석님도 함께 했다.

“이 촛불은 시민들이 되살린 촛불이니 그때의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 되살리자. 박근혜 내려가면 무조건 사드 간다. 우리 아들까지 둘이 머리수 채운다는 마음으로 (나와서) 열심히 싸우겠다.”

부곡동 사람이 많아 우리 박희주 공동위원장이 좋아했다.

구성이 집이지만 가끔 부곡동에서 잔다는 김동기 YMCA 이사는 “사드 반대하는 사람은 뜻이 좀 다르더라도 안고 가자, 또 어떤 누가 오든지 분열을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 특검에 사드에 대해 넣어달라고 강력하게 주장하자”고 했고,

박희주 공동위원장이 이에 대해 “농소에 촛불을 밝히려 하는 것은 끄려는 것이 100%다. 우리 100일 하는 날 백성철이 관변단체장을 만나서 회의를 가졌다. 함께 해야 하는 것은 맞다. 여기서 더 분열되면 촛불을 다시 밝히는 것은 힘들다. 우리는 사드 반대를 알리려 간다.

아들이 ‘난 사드보다 아빠가 더 중요해’ 하는 소리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는 박근혜 탄핵보다 사드가 가장 우선이다”고 말했다.

경복궁 주차장에 가서 점심을 먹고 KT 앞으로 이동했다. 여기서 성주, 원불교와 함께 사드저지 전국행동 주최로 ‘사드배치 반대’집회를 열었다. 맞은쪽에는 노동단체가 집회를 열고 있었고, 지하에는 장애인 집회를 준비하기 위해 장애인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박성민님의 발언. “국정교과서 심각하지만 다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국방 외교 안보는 망쳐지면 심각하다. 미국이 동북아에서 큰 패권을 유지하려 하는데 여기에 동원된 것이 사드배치다. 동북아 신냉전을 만들고 일본의 한반도 진출을 만드는 이 국정농단 실체는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문제점을 알리는 동영상을 보고 유영재님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불법적이고 무효임을 말했고, 이는 미일이 필요해서 하는데 사드배치 역시 마찬가지임을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을 지키는 희생양이 될 뿐이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체결되면 한반도에 일본은 들어올 수 있고, 북을 선제 타격할 수 있다. 이제 일본과 군사동맹이 맺어지게 되고, 우리는 한미일 동맹의 하위파트너가 될 수밖에 없다. 이 배후에 누가 있나? 미국! 그들이 사드배치 하겠다 했다. 그래서 미국에 대해 규탄하고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그 선결 과제는 이 정권을 쫓아내고 줏대 있는 새로운 정권을 세워 사드도 막아내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도 되돌리도록 하자.”

더불어민주당 이종걸의원도 발언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으로 한미일이 정보를 공유하게 되고 사드 정보도 공유하게 된다. 우리가 일본과 동맹을 맺을 수 있나? 우리의 잠재적 적이 되는 일본이다. 국민과 국회 동의도 받지 못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무효화시키고 사드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동북아 평화를 가져오도록 하겠다.”

‘한민구, 황교안’을 박근혜와 패키지로 묶어서 퇴진시키자는 발언도 나왔다. 이어서 영상을 보았다. 김천과 성주의 투쟁을 소개하는 영상이었다. 성주, 김천, 원불교 대표들이 소개됐고 각각 발언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이재동 성주투쟁위 부위원장은 ‘국민들이 내려오라 한다. 더 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한일군사정보협정을 체결하고 사드를 배치하려 한다. 이 땅의 평화를 위해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우리는 싸우고 있다. 우리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도 우리는 사드를 철회시키고, 한일군사정보협정을 폐기시키기 위해서도 박근혜를 쫓아내야 한다. 국민이 주인이다. 우리가 국민 노릇을 똑똑히 해야 한다. 6일 국방부에서 성주골프장에 측량하러 온다. 거기에 함께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했으며,

우리 박태정 김천시민대책위 부위원장은 “우리가 저질러 놓은 일이다. 평생 여당만 지지했다 돌아온 것은 사드라는 괴물을 갖다놓은 것이다. 이제 (박정권의) 모든 잘못이 드러났다. 세상은 바로 되게 돼있다. 희망을 잃지 말고 힘을 합해 투쟁하자”고 했다.

원불교 김성우 교무도 “한국의 어지러운 상황은 종교인의 책임도 크다 생각하며 참회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사드는 한국의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며 미국의 방위를 위해 하는 것임을 우리는 안다. 종교는 평화를 최우선 가치로 하기에 우리는 나서지 않을 수 없다.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평화를 이룩해내겠다”고 투쟁의 의지를 밝혔다.

이제 우리의 행진이 시작됐다. 청와대로 행진하면서 미국대사관, 일본대사관 앞에서 각각 집회를 했다.

“나라 팔아먹는 한일정보보호협정 즉각 폐기하라!”

“미국은 사드배치 강요 말라! 사드배치 즉각 철회하라!”

미국대사관은 차벽으로 단단히 막고 있었다. 그 앞에서 ‘양키 고 홈’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 옆 건물 위에는 카메라를 든 기자들이 새카맣게 진을 치고 있었다.

일본대사관 앞은 차벽이 없었다. 경찰이 허겁지겁 달려와 지켰다. 미국이 일본보다 더 센 나라임을 실감했다. 소녀상이 안보여 어디 있냐고 물으니 이 건물은 공사 때문에 임시로 빌려 쓰는 건물이라 했다.

서울 겨레하나 대학생이 나와 발언하고 있는데 우르릉 쾅쾅하는 벼락 치는 소리가 들렸다. 노동단체들이 집회를 마치고 행진하는 소리였다.

그들과 함께 청와대로 행진했다. 가다보니 옆 인도에도 사람들이 물결을 만들어 가고 있다. 박희주 공동위원장이 든 커다란 사드반대 깃발은 복잡한 인파 속에서 우리 팀을 찾아낼 수 있는 표지였으며, 대형 방송차에서 알아보고 ‘사드배치 철회하라’는 구호를 간간이 외치게 만들었다.

‘성주촛불’이라는 깃발과 달리 우리 깃발에는 지역 표시가 없어 대구에서와 같이 서울사람들도 처음엔 성주에서 온 줄 착각하기도 했다. 깃발에 표시가 있었음 좋겠다했더니 박희주 공동위원장은 누가 좀 글씨를 써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12월 14일이면 일인시위 100일을 맞이한다는 박희주 공동위원장은 시민의 뜻과 함께 함으로써 시민의 마음을 얻은 시의원이다. 사드반대 깃발을 들어 보았는데 무지 무거웠다.

청와대 100m앞은 사람들로 이미 차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앞에 있는 편이었다. 박희주 공동위원장이 사람들을 헤치고 나가 발언대에 섰다. “박근혜를 당선시키기 위해 미친 듯이 뛰어다녔으니 국민들에게 사죄한다”고 하고 “박근혜 퇴진과 사드철회 때까지 머리를 계속 깎겠다.”고 했다.

청와대 앞 사전 행사가 끝나고 광화문 본대회가 열렸다. 어둠이 성큼 내려왔다. 촛불이 하나 둘 켜졌다. 우리는 나와서 광화문 쪽으로 이동했다.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넓은 차도가 완전 사람들이 걷는 길이 되었다. 경찰 차벽이 있는 곳엔 어김없이 스티커가 붙여져 있었다. ‘주차 위반’, ‘박근혜 퇴진’과 같은 스티커도 있었지만, 예쁜 그림이 있는 스티커도 많았다. 마치 꽃이 핀 것 같았다.

사람들이 다양한 피켓을 들고 오고갔다. 나팔도 불고, 전자초도 들고 있었다. 이제 거대한 물결이 됐다. 광화문 광장에 오니 무대에선 한영애가 한창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사드 깃발을 못 찾아 우선 그 주위에 끼어 앉아 있는데 1분 촛불 소등과 다시 켜는 의식이 치러졌다. 주변에 불빛 때문에 별 느낌이 없었는데 나중에 TV를 보니 장관이었다.

초등학생의 발언이 있어 사람들이 다들 귀 기울였다. 자유 발언이 끝나고 행진이 시작됐다. 우리가 다녀온 청와대 앞으로 행진한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세종문화회관 앞에 있다 해서 사람들을 헤치고 그 쪽으로 다가갔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지나간다. 아무리 기다려도 끝이 나지 않는다. 기다리다 아직도 오고 있는 행진을 거슬러 우리 차가 있는 쪽으로 갔다. 여전히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한 서울 시민이 지나가면서 “박근혜는 쉽게 사드를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고생이 많다”고 격려했다. 차에 타니 이봉도님 부부는 남고, 두 사람이 다시 올라탔다. 차가 달리니 잠이 쏟아졌다. 한참 자다가 휴게실에 도착하여 정신이 좀 들었다.

늦잠을 자고 KTX를 타고 뒤늦게 합류한 박경범기획위원장이 사회를 했다.

“퇴진투쟁 와중에도 우린 사드가 묻힐까봐 이렇게 서울에 와서 외쳤다. 그냥 김천에서 촛불을 잡고 죽으라 외친다고 결코 사드는 물러가지 않는다. 전체 국민이 모인 자리에서 외쳐야 사드가 전제 과제가 될 수 있다”고 하고 월요일부터 있을 농소집회 걱정을 했다.

농소 집회의 시작은 지난 번 김종경, 김대성 공동위원장을 빼고 시청에 가서 국방부 면담을 요청한 데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국방부 면담에서 요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사드배치지를 다른 곳으로 돌리거나 아님 보상, 이것은 곧 사드를 들여오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촛불을 끄는 것인데 농소 어르신들이 현혹될 수도 있는 부분이기는 하나 실제로 보상이 법적으로 되지 않기도 하다.

어쨌든 집행부는 일단 “그들의 자발성에 대해서 인정한다. 그러나 평화촛불에서 후원한 후원금을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한다. 그리고 우리는 끝까지 평화광장을 지켜야 하며 특히 월요일 많은 사람들이 나올 수 있도록 연락하자고 했다.

집에 오니 한 시가 다 돼간다. 오늘 집회가 궁금해서 밴드를 여니 나온 사람들 수가 적지 않다. 평화광장에서 105번째 촛불을 지켜준 우리 시민들이 너무도 든든했다. 6일엔 감정평가를 막기 위해 소성리에 가야 한다. 어쩌면 몸싸움을 해야 할 지도 모른다.

추운 겨울, 점점 어려워지는 싸움, 그러나 이 고비를 굳건하게 버텨낼 때 우리는 반드시 사드 철회에 대한 전 국민적인 공감대를 이뤄낼 수 있고, 국민의 힘으로 야3당의 탄핵안을 이끌어냈듯이 사드철회도 이끌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비가 예정된 월요일, 근래 들어 가장 힘겨워질 날에 우리들의 촛불이 평화광장에 활활 타오르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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