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한미관계 이대로 좋은가?(3) - 군사작전지휘권

미국은 한국에 어떤 존재이길래 대통령에 당선되면 가장 먼저 방문할까?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터뜨려 우리민족을 일제로부터 해방시켜 준 나라. 6.25전쟁에 참전해 이남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준 나라. 무상원조로 한국경제를 일으켜 준 나라. 군사작전권을 넘겨받아 우리의 안보를 지켜주는 나라’일까? 기획연재, ‘한미관계 이대로 좋은가?’에서는 미국 그 이면에 숨은 적폐를 역사적 사건들을 소재로 재조명 해본다. [편집자]

(1) 5.18광주 학살과 5.16쿠데타의 공통점 – 미국의 국내정치 개입
(2) 맥아더 포고령, ‘일장기 대신 성조기’ – 분단과 청산하지 못한 친일
(3) 정전협정문에 대통령 이승만은 왜 이름 빠졌나? – 군작전지휘권
(4) 사드, 문재인 대통령 뜻대로 안되는 이유? – 한미상호방위조약
(5) 미군, 아직 한반도에서 전쟁 중 – 한미합동군사훈련
(6) 두 여중생의 죽음, 15년이 지난 오늘 미군은? – 주한미군 범죄와 SOFA
(7) 미국이 좋은 걸까? 무서운 걸까? – 숭미 사대주의
(8) 미국, 경제 원조에서 FTA 재협상 압력까지 – 대미 종속 경제

 

▲ 1953년7월27일 조인한 정전협정문에는 당시 대한민국 대통령 이승만이 서명할 자리는 없었다. [사진 국방부홍보관]

전작권 없던 대한민국 대통령, 정전협정 조인에서 배제

6.25전쟁의 휴전에 합의한 정전협정문은 김일성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팽덕회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 마크 클라크 미국 육군 대장이 조인했다.

한국군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이 없던 대한민국 대통령 이승만은 정전협정문에 서명할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다.

▲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문을 조인하고 있는 김일성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왼쪽 상단), 팽덕회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오른쪽 상단), 마크 클라크 미국 육군 대장(왼쪽 하단), 협정문 초안을 작성하는 남일 조선인민군 대장과 윌리엄 헤리슨 미 육군대장(오른쪽 하단). [사진 : 국방부 홍보관]

110년째 군사 작전권이 없는 나라

구한말 대한제국의 군대가 강제 해산된 1907년 이후 일제 강점기와 미군정을 거쳐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110년째 군사 작전통제권이 없다.

다만 미군정이 끝나고 미군이 잠시 물러난 1949년 6월29일부터 6.25전쟁이 터진 1년간 임시로 한국군이 작전권을 소유한 바있다.

그러나 6.25전쟁이 발발하자 한강다리를 폭파시키고 부산으로 도망간 당시 대통령 이승만은 7월14일 한국군 전작권을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에게 이양했다.

이때 넘어간 전작권은 70년 세월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다.

일본 자위대는 있는 전작권, 우리는 없다

한국군 부대들의 전시 작전권은 한미연합사령부가, 평시 작전권은 1994년부터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갖고 있다. 

평시인 데프콘 4의 경우에는 한국 합참의장이 지휘하며, 데프콘 3부터 1까지는 한미연합사령관인 주한미군사령관이 지휘권을 갖는다.

데프콘 수위를 한미연합사가 발령한다는 점에서 한국이 작전권을 실제 행사한다고 보기 힘들다.

일본은 주일 미군(USFJ)이 주둔하고 있으나, 한국과 달리 자위대(JSDF)의 전시 및 평시 작전통제권을 일본 정부가 갖고 있다.

▲ 대한민국 군대의 전시작전통제권은 한미연합사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있다.

노무현 정부가 환수 결정한 전작권, 박근혜가 무기한 연기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은 부시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전작권 환수를 언급하고, 이듬해 2월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2012년 4월17일자로 전작권을 한국에 반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이를 뒤집었다. 천안함 사건을 핑계로 2010년 6월 이명박-오바마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작권 반환 시기를 2015년 12월1일로 연기했다.

더욱이 박근혜 정부 하인 지난 2014년 10월 한미 국방장관이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 반환을 무기한 연기함에 따라 노무현 정부 때 시작한 전작권 반환은 사실상 중단되고 말았다. 

▲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6년 12월21일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회 자리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을 주제로 연설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내 전작권 환수 추진

문재인 정부는 지난 25일 국정기획위 업무보고에서 “전작권 전환을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2022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작전통제권이 있는 자기 군대를 100년 넘게 가져보지 못한 우리 국민들은 전작권 환수를 어쩌면 불안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쟁이냐, 평화냐의 선택에 따라 조국의 운명이 갈리게 된다. 민족의 생사여탈권이 남의 나라 군대에 있는 것만큼 더 불안한 경우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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