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2개월 만에 신냉전에 편입하는 신기원
신냉전 돌격대 자처: 대러, 대중 대결 정책
한미일 군사동맹 추진: 프놈펜에서 시작되어 히로시마에서 완성
북과의 전쟁을 향해 질주: 한반도는 이미 전쟁 중
친미 굴종, 친일 굴욕, 신냉전 총알받이

[특별 기획] 윤석열 취임 1년 : 통일외교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을 맞아 정치, 경제, 사회, 통일외교 분야으로 나눠 평가한다. 지난 1년간 해당 분야 담당 기자가 쓴 기사를 참조하면 이해에 도움 된다. [편집자]

출범 2개월 만에 신냉전에 편입하는 신기원

출범 2개월 만에 미국의 신냉전 전략에 완전히 편입한 사례도 드물 것이다.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촉진하기로 합의”하고,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포괄적 전략동맹은 이전 시기에 논의되던 것이었다. 따라서 5월 정상회담에서 핵심은 ‘글로벌 동맹’이다. 글로벌 이슈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함으로써 나토 정상회의 티켓을 마련할 수 있었다.

바이든 정부에게 지난해 6월 나토 정상회의는 신냉전 구축에서 매우 중요한 정치 이벤트였다. 나토와 아시아 동맹국을 하나로 묶어 대러·대중 전선에 세워야 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구상대로 나토 정상회의는 러시아를 당면한 적, 중국을 미래의 적으로 규정하는 새로운 전략 개념을 합의했다.

▲ 5월 한미 정상회담과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한미일 정상회담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 5월 한미 정상회담과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한미일 정상회담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역시 같은 내용을 합의했다. 세 나라 정상은 ‘북핵 문제’뿐 아니라 ‘글로벌 현안’을 다루기로 합의했다. 미국의 신냉전 전략을 위한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는 출범 2개월 만에 미국의 신냉전 전략에 완벽하게 편입되었다. 나토 정상회의 전 대통령실 관계자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전략 개념’이 어떤 내용일지 현재로서는 전혀 모른다”라고 밝혔다. 아무 생각도, 어떤 전략도 없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고, 신냉전 전략에 편입된 것이다.

참고 기사 : 전쟁 구조에 휘말려 드는 윤석열 정부의 위험한 질주

신냉전 돌격대 자처: 대러, 대중 대결 정책

지난해 10월 30일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이후 러시아의 대외 무역 변화량을 조사하여 보도했다. 우리나라의 무역 감소액은 영국, 스웨덴, 미국에 이어 네 번째이다. 영국, 독일을 제외한 나토 동맹국들은 말할 것이 없고 일본의 무역액도 늘었다. 미국의 대러 제재에서 우리나라가 돌격대 역할을 하고 있음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 윤석열 정부는 영국, 스웨덴 다음으로 대러 제재에 적극 동참했다.
▲ 윤석열 정부는 영국, 스웨덴 다음으로 대러 제재에 적극 동참했다.

2022년 9월 20일 윤석열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에서 “힘에 의한 현상 변경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중국에 대한 대결 발언이었다. 이틀 전 바이든은 “전례 없는 공격이 있다면, 미국은 대만을 직접 방어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윤석열의 유엔총회 연설은 바이든 인터뷰 이틀 뒤에 나온 것이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민간인 공격·학살 상황이 발생하면 인도적·재정적 지원만 고집하기 어렵다”라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용 무기 지원 의사를 피력했다. 또한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 세계적인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라면서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의사를 피력했다.

▲ 지난 1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대만-중국 워게임 보고서를 발표했다. CSIS 전문가들이 한반도가 포함된 태평양 지도를 펼쳐놓고 워게임 관련 토론을 하고 있다.
▲ 지난 1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대만-중국 워게임 보고서를 발표했다. CSIS 전문가들이 한반도가 포함된 태평양 지도를 펼쳐놓고 워게임 관련 토론을 하고 있다.

이는 지난 1년 동안 윤석열 정부가 미국의 신냉전 돌격대를 자처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윤석열 정부는 가장 먼저, 가장 적극적으로 대러, 대중 대결 전선에 동참했다. 또한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정책이 변화하는 데 맞춰 윤석열 정부의 발언과 정책 역시 적극화되었다.

참고 기사 : “우크라이나 포탄 지원” 윤석열 발언 왜 나왔나

한미일 군사동맹 추진: 프놈펜에서 시작되어 히로시마에서 완성

지난해 11월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은 한미일 군사동맹 추진의 신호탄이었다. 한미일 프놈펜 성명은 위협의 대상으로 북, 러시아, 중국을 구체적으로 명기했다. 또한 프놈펜 성명은 군사협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하고, 구체적 방안을 명기했다. 미국은 “핵을 포함하여 모든 범주의 방어역량”을 제공하기로 했다. 3국이 진행한 연합군사훈련은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수호하는 우리(한미일)의 의지”라고 평가했다. 또한 북의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군사적 위협의 실체와 군사적 협력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되면 그것이 곧 동맹이다. 프놈펜 성명은 북, 중국, 러시아를 적으로 설정하는, 사실상 한미일 군사동맹을 합의한 최초의 한미일 합의이다.

프놈펜 성명 후 일본은 적 기지 공격 능력을 공식화하고, 공격용 무기를 도입하기 위해 사상 최대의 국방비를 책정했다. 윤석열 정부는 한일 관계 ‘정상화’에 착수했다. 2023년 3월 기시다 정부는 원하고, 우리 국민은 반대하는 ‘강제 동원 해법’을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일본을 방문하여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했다. 한일 역사 갈등은 한미일 군사동맹 추진의 최대 걸림돌이다. 윤석열은 대일 굴욕 외교라는 비판을 감내하면서까지 걸림돌 제거에 총력을 기울인 셈이다.

한미일 군사동맹은 ‘한미일 확장억제협의체’와 같은 형태로 구체화할 것이다. 그것을 위한 사전 작업은 이미 진행되었다. 프놈펜 회담에서 ‘북 미사일 실시간 정보 공유’를 합의했고,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핵협의그룹’을 창설키로 했다. 미국은 이미 지난 3월부터 한일 양국에 ‘북핵 억지’와 관련한 한미일 3자 협의체 창설을 제안했다. 6월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확장억제협의체’ 창설로 한미일 군사동맹 1단계는 완성될 예정이다.

참고 기사 : 한미일 프놈펜 성명, 일본 자위대 한반도 진출 문 열다

북과의 전쟁을 향해 질주: 한반도는 이미 전쟁 중

윤석열은 이미 후보 시절부터 북을 주적으로 선포했고, ‘선제타격’을 공식화했다. 2023년 2월 발간한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과 군대는 적”이라 규정하고 “일본은 가까운 이웃”이라고 명기했다. 북 지도부와 핵심 시설에 대한 초정밀 타격 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한반도는 한미 군사훈련의 연속이었다.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 F-35A 6대가 한반도에 전개되었고, 북으로의 반격을 위한 연합 상륙작전, 강습단 훈련이 실시되었다.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이 부산항에 들어왔고, 한미 해군훈련, 대잠수함훈련, 한미일 연합훈련, 한일 연합훈련이 연달아 실시되었다. 비질런트 스톰 한미 연합공중훈련이 진행되었다.

장거리 폭격기인 B-52H, 전략폭격기 B-1B, 스텔스전투기 F-22와 F-35, 무인 폭격기 MQ-9 리퍼, 로널드 레이건함, 니미츠함 등 항공모함, 스프링필드 핵추진잠수함 등 대북 핵공격무기(일명 전략자산)도 한반도에 수시로 전개되었다.

아래는 올 3월 한미 양국이 진행한 군사훈련 중 일부를 정리한 것이다. 거의 한 달 내내 훈련이 진행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 1년은 북과의 전쟁을 향해 치달았던 시간이었다.

▲ 2023년 3월 한미가 실시한 훈련 중 일부(!)만 정리한 것이다.
▲ 2023년 3월 한미가 실시한 훈련 중 일부(!)만 정리한 것이다.

참고 기사 : 한반도는 전쟁 중, 무엇을 할 것인가

친미 굴종, 친일 굴욕, 신냉전 총알받이

윤석열 정부의 1년은 친미 굴종, 친일 굴욕, 신냉전 총알받이로 요약된다.

미국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외교가 1년 동안 지속됐다. 미국 정보기관이 우리 정부 관계자들을 도청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악의 없는 도청’이라고 방어망을 치더니 급기야 미국 언론인으로부터 “친구가 염탐하느냐”는 질문을 받아야 했다. 철저하게 친미 굴종적인 모습으로 1년을 보냈다.

강제 동원 제3자 변제안은 지금까지 어느 정부도 추진한 적 없는, 굴욕 외교의 극치였다. 2015년 한일위안부합의는 공동기자회견이라도 있었다. 일본과 회담이라도 하고 발표하는 형식을 취했다. 그러나 이번 3자 변제안은 일본의 ‘선의’에 기댄 일방적 발표였다. 우리나라를 방문해서도 기시다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친미 굴종, 친일 굴욕은 신냉전 총알받이로 귀결된다. 미국의 신냉전 전략에 따라 윤석열 정부는 러시아와 중국의 적대국이 되어간다. 이미 한반도는 전쟁이 터져도 하나 이상할 게 없다. 작금의 한미일 군사동맹은 미국의 전쟁에 한국을 최선두에 세우려는 미·일의 합작품이다.

윤석열 정부가 대한민국의 외교와 안보를 책임지는 한 우리는 친미 굴종, 친일 굴욕, 전쟁 위기, 신냉전 총알받이에서 벗어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남은 임기 4년을 여기에 일도 매진할 것이다. 대통령의 정책을 바꿀 수 없다면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 대통령을 바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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