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눌도 ‘윤아무개’ 꼴보기 싫어서 뉴스 안 듣겠다는 전화가 왔다. 2, 3개월 전에도 앞으로 5년 동안 뉴스 안 보겠다는 또 다른 친지로부터 분노에 찬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다.

뉴스 안 보자니 세상 돌아가는 것을 그때그때 알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정말이지 어쩔 수 없어서 TV 뉴스를 시청한다.

그렇지만 그 꼴보기 싫은 ‘선제 타격’의 주인공 대한민국 군대 기피자 ‘윤아무개’의 이름 석 자만큼은 정말이지 입에 올리고 싶잖은 것이다.

그 이름 석 자를 입에 올리지 않기 위해서 이빨을 물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요 며칠 동안 꾹꾹 눌러 참고 있었다.

지난 19일(현지 시긴) 영국 여왕의 장례식이 있었다.

여왕 사망 소식이 전해지고 며칠 동안 통령 자신이 직접 안 가고, 다른 벼슬아치를 보낼 것처럼 알려지더니, 급기야 자신이 가겠다고 나섰다.

그러면 그렇지, 이 좋은 세기의 구경거리를 놓칠 수가 있겠는가. 그 잘난 박사 아내의 베게 밑 공사가 시작된 것이다.

여보 가요, 이 대단한 구경 찬스를 왜 놓쳐요오?

박사 아내로선 너무 절실했다. 안달이 난 것이다.

일생일대의 절호의 구경 찬스를 잡은 것이다.

어려서부터 꿈에 그리던, 말로만 듣던 엘리자베스 여왕, 그 장엄한 버킹엄궁, 경비병들의 그 멋진 유니폼과 영국 왕실의 쌍두마차, 장엄하고 호화찬란한 왕실 행사의 행렬들….

그뿐인가, 비싼 돈 들이고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눈을 만들고 콧부리를 높고 길게 올려붙였다. 여기에 주름살 하나 없는 탄력 넘치는 피부를 만들고, 광대뼈도 깎아서 요즘 아이들 좋아하는 길쭉하고 비좁은 얼굴 서양풍으로 바꿨다. 턱주가리도 역시 조선 턱주가리가 아닌 USA 턱주가리로 비너스를 닮게 다듬었다.

이 이쁜 얼굴 자랑, 애교머리를 하고 싶은데 영부인 체면에 차마 못 해서 뒷꼭지에 갖다 붙인 특유의 노루 꽁지 ‘애교 쪽’을 언제 자랑한단 말인가, 기회로다.

일류 디자이너 특류 재단 재봉 솜씨를 선보인 이천만 원 삼천만 원대의 외출복을 옷장에 가두어 놓을 수만은 없는 것이다. 옷 자랑 기기묘묘한 패션을 선보여야지.

비행기 탈 때 내릴 때 패션 바꾸고, 영국 미국 캐나다 3개국 방문에 미, 일, 캐나다 3개국 정상회담이라. 바이든, 기시다, 트뤼도 총리 만날 때마다 각각 눈부시게 빛나는 패션, 기상천외의 최신 디자인과 최첨단 색상을 과시할 것이다.

이 내 매끈한 몸매에 전 세계의 눈이 모일 것이고, 나의 빼어난 패션 감각에 탄성을 지르고 경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가슴이 뛰고 너무 벅차서 제대로 밤잠을 이룰 수가 없는 지경이다.

벼슬 못하고 돈도 없는 것들이야 눈알이 삐어 나오건 말건….

이렇게 해서 대에한 미인국 소오통령은 법무부 청사에 남고, 심복 검핵관과 충성스런 장관들의 환송에 대에통령 전용기가 서울공항을 출발 런던 템스강 변을 향해 날았다.

여기까지는 매우 좋았다.

통령은 기분이 좋아 정신이 붕 떠서 이쁜 영부인의 손을 꼬옥 잡고 전용기 트랩을 올랐다. 박사 영부인께서는 마지못해 흔들어 대고 싶은 손을 접고, 억지로 몸을 비틀어서 숙여지지 않는 고개를 숙였다.

통령께옵서는 무엇이 그리 대단하고 좋은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열 고른 치아 백옥 같은 새하얀 이를 드러내고 마냥 웃다가, 무슨 건곤일척의 큰 결심이라도 하는 것처럼 합죽이 입을 굳게 다물고 오물이 입술을 쑤욱 내밀어 보이셨다.

제 딴엔 무슨 국가 국민을 위한 큰일이라도 하나 건지러 가는 것처럼 과잉 몸짓을 보인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엄처시하(嚴妻侍下) 무서운 박사 아내 성화에 못 이겨 영여왕 장례식 구경을 나섰는데, 명색이 통령 나들이라 이에 상응한 명분이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마나님 성화에 헛구경 가는 게 뻔한데 백성들 여론 재우려면 같잖은 거짓말이라도 한마디 하는 수밖에 별도리가 없는 것이다.

미, 일, 캐나다 정상들과 중요 현안을 놓고 국익을 위해 정상회담을 열 것이다!

적어도 검찰총장 출신 통령이 아닌가?

세계 유수의 3개국 수뇌와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을 한다는데 누구 한 사람 이의를 달 자가 없었다.

거참 거창한지고….

미국은 세계 최강 제일의 패권국에다가 통령 자신이 뼈에 사무치게 좋아하고 숭배하는 나라다. 자신을 통령 자리에 앉히기 위해 계속 뛰겠다는 선철수를 끌어앉히고 온갖 술수를 다하여 0.73%로 당선시켜준 은혜의 종주국, 하늘 같은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이라.

한물갔다고 하여 간철수가 된 간물(奸物) 덕택에 0.73%의 당선을 쌍수를 들어 환영해 준 위대한 일본 총리 기시다와의 만남 또한, 이 얼마나 대단한 영광이고 한일외교사의 빛나는 역사 기록이 아닐까 보냐.

실리 외교 자원 외교 딱지를 붙여 캐나다 총리와 악수하고 사진 찍는 일 또한 세계 외교 무대의 발판을 넓히고, 적어도 검찰총장 출신 통령 신분인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국제적인 인물로 백성들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반도 남쪽 삼한 땅에 5천 년 만에 인물이 난 것이다.

사법시험을 아홉 번 턱걸이로 검사 감투를 거머쥔 천재에다가, ‘허물 벗은 중놈’을 전혀 안 닮은 틀거리에 고개 한 번 허투루 까딱거리는 일이 전혀 없는, 아주 진중하고 신중한 체모의 인물 중의 인물인 것이다.

인물은 역시 인물값을 한다.

세계 지배의 황제 조 바이든을 물경 48초간이나 붙잡고 정상회담을 진지하고 심도 있게 진행했다.

여기에 품위와 격조를 갖춘 의전(儀典)은 너무 엄숙하여, 통역 포함 장장 48초간의 시간 기록과 함께 그 분위기의 화기애애함 역시 세계 외교 사상 처음 있는 일로 기네스북에 오르고도 남을 일인 것이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우방 또 다른 숭배의 나라 대일본국, 그 선망의 나라 기시다 총리 각하를 어찌 감히 앉아서 맞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 가볍고 야무지고 날씬한 체구를 이끌고 달리고 뛰어가서 알현을 하는 것이 도리고 예의인 것이다.

대일본국의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욱일승천기에 비하면 태극기 같은 건 국기도 아니다.

태극기 까짓것 걸어 놓으면 뭐 하고 안 걸어 놓으면 뭐가 대순가.

외교 결례고 뭐고 내 검찰총장 시키는 대로 해!

아니지 참 나 용산(龍山)의 점령자 대에한미인국 통령 명령이야!

기시다 총리 각하 알현이 문제지, 나라 체면 강제 징용이 무슨 문제야.

국격이고 신발이고 기시다 각하께서 만나 주는 것 만해도 감읍하고 또 감읍할 일이 아닌가.

바이든 폐하께 인사 올렸고, 기시다 각하 얼굴 뵈었으면 그만이지, 이에서 더 큰 국격상승과 외교 승리가 어디 있단 말인가.

영여왕 조문 불발이야 애초 박사 영부인 구경거리, 옷 자랑 인물 자랑이었으니 별 상관이 없고, 이제 어서 본격적인 이국 풍물 구경 캐나다 비행이라.

박사 머리에 절세미인 영부인 모시고 머리털 나고 처음, 아니 0.73% 통령되고 처음 본격적인 외유를 즐겨보리다.

우리의 영웅 우리의 통령 통 큰 외교 외유로 만천하에 위력을 떨치고, 대에한미인국 국위선양 실익외교를 마치시고 5박 7일 만에 귀국을 하셨겠다.

세금 많이 쓰시고, 호화찬란한 전용기 타시고, 위세 당당 붕정만리(鵬程萬里) 외유 탐방이 속 빈 강정 깡통 외교라.

품위 0.73% 국위 망신 국격 황폐화로 국내 지지도가 20%대로 바닥을 기는 판이라.

국민의 짐, 윤핵관, 검핵관, 만세,

용산 가건물 정부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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