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6)

14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선거인단 투표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과반인 302표를 확보함으로써 사실상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선거캠프 측이 제기한 경합지역 5곳의 부정투표 소송을 연방대법원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절차는 오는 1월 6일 연방의회가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어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고 승리자를 발표하는 일이다.

투표 41일 만에 미국 대선은 이렇게 끝나는가 싶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이날 새로운 반전 카드를 던졌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패한 트럼프 측이 ‘대체 선거인단(alternate slate of electors)’을 급조한 것.

트럼프 캠프는 대표적인 경합 주였던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위스콘신, 네바다, 미시간 주에서 ‘대체 선거인단’을 결성했고, 이들이 모두 트럼프 후보에게 몰표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이날 “우리가 경합 주에서 ‘대체 선거인단’이 투표한 결과를 연방 의회에 보낼 것이고, 이로써 우리의 모든 합법적인 구제책이 여전히 열려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선거인단이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측은 이들 5개 주에서 ‘선거 조작’이 이뤄졌기 때문에 합법적인 투표용지만 개표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승리했고, 그 결과를 반영해 대체 선거인단이 구성돼 차기 대통령 선출을 위한 투표를 했기 때문에 연방 의회가 이를 합법적인 선거인단 투표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원의장을 겸임하는 펜스 부통령이 내년 1월 6일 연방 의회 회의를 주재하고,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한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펜스 부통령에게 압력을 가해 선거인단 개표 과정에 개입하도록 하는 ‘최악의 막장 드라마’를 연출할 수도 있다.

물론 트럼프 측의 이런 황당무계한 주장을 연방 의회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그때까지 미국 대선은 끝난 게 아니다.

임기 37일이 남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를 통해 최근 불화를 빚어온 윌리엄 바 법무장관을 해임해 건재를 과시했다.

바 장관은 바이든 후보의 아들 헌터가 연류된 일명 ‘헌터 게이트’ 수사 상황을 대중에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하여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

한편, 선거인단 투표를 앞둔 지난 주말 무기를 소지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연방 의회 앞에서 시위와 폭동을 일으켜 30명이 체포되었다. 이 과정에 4명이 흉기에 찔리고, 8명의 경찰이 부상을 당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고 한 야구선수 요기 베라의 말은 이날 어쩐지 미개한 사회를 이끄는 독불장군의 고집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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