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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가 되니 아쉬운 게 많다. 재선을 하게 되면 이렇게 해야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고민이 참 민망하기만 하다. 하지만, 언젠가 다시 원내에서 누군가 비슷한 고민을 할 것을 알기에 그 순간 4년 평가를 기록할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5월, ‘의원회관 745호실 이야기’를 그렇게 마무리하려고 한다.‘전 국민 고용보험’이 국민적 화두가 되었다. 선거 시기 이정희 전 대표의 민중당 지지연설에서 언급된 전 국민 고용보험에 많은 국민이 관심을 보여주었다. 민중당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을 설계하기 시작한 건 1년 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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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종 김종훈의원 수석보좌관
2020.05.0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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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그들의 손에는 1300여 하청노동자와 가족들의 서명 용지가 들려있었다. 500여 가족의 실태조사, 세 번의 토론회, 현장에서 서명운동을 벌여가며 이해당사자와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마련한 입법 청원 기자회견이었다. 10분간의 기자회견을 위해 지난 몇 달간 정성을 쏟은 것이다.IMF 이후 조선소에도 하청노동자가 다수를 차지하게 되었다. 조선업 대기업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하청구조를 확대해 왔다.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하청노동자들의 노조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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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종 김종훈의원 수석보좌관
2020.01.1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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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가장 신뢰하지 않는 기관, 청렴하지 않는 기관 1위로 ‘국회’를 꼽는다. 20대 국회는 촛불국민의 개혁 요구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애물단지가 되었다. 국회를 향한 국민의 분노는 임계치에 와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국민들의 비난을 아는 국회도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이런저런 대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 내용도, 실천도 국민들의 성에 차지 않는다. 무엇이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는가?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국회의원의 월급 이야기다.국회의원은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월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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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종 김종훈의원 수석보좌관
2019.12.2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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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예산안 논의도 막바지다. 상임위 논의는 끝났고, 12월3일 예산안 상정을 예고하고 있으니 조만간 예결위 소위, 소소위에서 교섭단체 간 막판 조율이 있을 것이다. 국회법이 개정되면서 예전과 같이 예산안 의결이 12월31일을 넘기 일은 없어졌지만 그래도 예산안 통과 전 한두 번 곡절은 예상된다.정부의 올해 예산안은 전년도 대비 9.3% 증가한 513조 5천억 원이다. 총수입을 482조 원으로 예상하고 있으니 31.5조 원의 적자예산이다. 가계는 일부러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을 쓰려는 멍청한 짓을 하지 않지만, 경제가 어려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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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종 김종훈의원 수석보좌관
2019.11.2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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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방송통신위원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 안전위원회를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상임위에서 다루어지는 각종 과학방송통신 관련 정책적 내용 외에도 우정사업본부와 출연연·진흥원 등 60여개의 산하기관, 공영방송사 등에 대한 감사도 함께 진행된다. 예상되듯 우리 의원실에는 노동조합의 민원이 많다. 연구소에서 연구를 하는 박사님부터 청소하는 노동자까지, 방송을 준비하는 PD부터 작가와 스텝까지, 어디에도 노동자는 있다. 피감기관마다 비정규직 문제를 안고 있었고, 방송·통신·IT업계의 열악한 노동조건은 그대로 노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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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종 김종훈의원 수석보좌관
2019.10.3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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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어김없이 재벌 회장들의 국회 출석이 논란이 되었고, 증인 선정을 앞두고 기업 대관 담당자들은 자사 임원들의 출석을 막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올해는 자유한국당뿐 아니라 민주당도 가능하면 대기업 회장들을 국정감사 출석을 요구하지 않는 것을 방침으로 정리했다. 증인 출석도 교섭단체 간사 간의 협의로 이루어지니 우리 의원실이 요구한 MBN 사장, 현대건설 사장, 통신 3사 회장 등의 증인과 참고인 출석은 대부분 이루어지지 않았다. 현대건설의 증인 출석은 올해도 그렇게 무산될 상황이었다.우리가 현대건설의 출석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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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종 김종훈의원 수석보좌관
2019.10.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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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국정감사도 막바지다. 준비까지 포함하면 한 달 넘게 계속된 국감으로 사무실 사람들의 얼굴에는 피곤이 묻어나는데, 돌아보면 뭘 했는지 아쉽기만 하다.국회에 중요하지 않은 일이 있겠냐 만은 과학기술부,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피감기관으로 둔 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인기 있는 상임위는 아니다. 노동 현안과의 연관성도 떨어져 진보진영의 관심도 별로 없다. 그런데다 조국 법무부장관 논란에 국감인지, 조국 청문회인지 알 수도 없는 국감을 하고 있으니 재미를 찾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생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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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종 김종훈의원 수석보좌관
2019.10.1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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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씩 기자회견을 하려고 검찰청 앞에 갈 때면, 검찰과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내 나이 26살, 두 번째 검찰 조사를 받을 때였다. 묵비권을 행사하던 나는 검찰과 별로 할 말이 없었다. 젊은 시절이었지만 학생회장, 한총련 대의원이라는 이유로 감옥에 간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려웠고, 대학생들의 자주적 단체인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만드는 법 논리는 더더욱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검찰은 학생회장 명의로 만들어진 등록금 인하 요구 선전물도, 정부를 비판하는 선전물도 이적표현물로 만들어 놓았다.고문이 없던 시절이었고 경험도 있어 겁날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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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종 김종훈의원 수석보좌관
2019.10.0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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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청와대 개각 후 이번에 인사청문회를 해야 하는 대상은 7명이다. 우리 의원실도 최기영 과기부 장관과 한상혁 방통위원장의 인사청문회를 준비해야 한다. 조국 후보자 덕분에 언론의 관심도 받기 힘들고, 결산에 10월 국정감사도 있어 보좌진 입장에서는 좀 피곤한 상황이라 하겠다.인사청문회 제도는 2000년 6월, 16대 국회에서 도입되었다. 처음에는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감사원장, 대법관 등 임명을 위해 국회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인사들을 대상으로 했지만, 2003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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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종 김종훈의원 수석보좌관
2019.08.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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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가 시작되자 국민들은 누구랄 것 없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혹자는 과도한 민족주의를 우려하는데, 일본대사관 앞 집회 현장이나 불매운동의 방식, 서울 중구청의 현수막 사건 등을 보면 이렇게 절제된 대응을 하는 시민을 가진 나라가 얼마나 될까 싶다. 저항하는 민족주의가 아니라 합리를 가장한 지식인의 대중폄하가 더 아쉬운 요즘이다.촛불 민중은 이번 기회에 잘못된 한일관계를 다시 쓰자고 한다.국내적으로는 제대로 된 과거청산을 하지 못했고, 대외적으로도 분단 상황과 경제적, 군사적 이유로 일본에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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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종 김종훈의원 수석보좌관
2019.08.12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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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일 금요일 아침 7시 전화기가 잠을 깨운다. 김종훈 의원의 전화다.“아직 자는가 보네? 나중에 전화할게.”“아닙니다. 일어나야죠. 말씀하세요.”아침 10시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터라 김종훈 의원은 새벽 첫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오는 중이다. 올라오는 도중에 이런저런 고민을 하셨나 보다.(그렇다고 매일 새벽같이 전화하는 건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일본 경제보복 관련해서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뭐라도 해야죠.”고민해 보겠다며 전화를 끊고, 의원실 소통방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당연히 하는 규탄 기자회견으로는 부족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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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종 김종훈의원 수석보좌관
2019.07.2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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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값이 폭락하니 백종원까지 양파소비를 촉진하고 나섰다. 농민들은 정부의 책임을 묻는다. 내용을 보니 농민들이 정부에 책임을 묻는 이유가 있었다. 양파값은 거의 매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었다. 보관이 용이한 작물이라 저장량이 많은데 재고관리가 안 되고 있고, 파종이기부터 생산을 조절하지 않고 생산 후 수매 · 산지 폐기 등의 방식으로 물량을 조절하니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 몫이었다. 심지어 이런 때에도 한쪽에서는 양파 수입은 계속되고 있었다.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지 잘 말해주는 사례다. 산업정책에서도 정부의 역할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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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종 김종훈의원 수석보좌관
2019.07.1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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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준비된 싸움 1년이 넘어가는 아침 출근 선전아침 출근 선전이 있는 날, 김종훈 의원은 6시 30분이 되면 피켓을 펴고 중공업 문 앞에 선다. 국회의원과 지역일꾼들이 함께하는 출근 선전이다. 공장 문이 여러 개라서 돌아가면서 해도 1주일에 한번 만나기 힘들다. 사안이 생길 때마다 한 바퀴씩 돌다 보면 매일같이 출근 선전인 셈이다.대공장 출근길은 장관이다. 오토바이가 줄을 서고, 작업복 차림의 노동자들이 물밀 듯이 공장으로 들어간다. 통근버스, 자동차, 자전거까지 엉켜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조선업이 잘나갈 때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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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종 김종훈의원 수석보좌관
2019.07.0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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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선산업 위기와 민심의 변화지난 6월 14일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중공업 정문에서 남목고개(동구에서 시내로 나가는 유일한 길)를 지나 울산시청까지 18km를 행진했다. 행진하는 내내 시민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때도 노동자들은 이 길을 따라 시청까지 행진했다. 그 당시를 재현한 행사인데 다른 것이 있다면 지역주민들의 반응이 오히려 그때보다 더 뜨겁다는 것이다.지역 언론에는 매일같이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 주주총회, 노동자들이 투쟁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김종훈 의원의 인터뷰, 대담, 뉴스 출연도 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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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종 김종훈의원 수석보좌관
2019.06.2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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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관이라는 드라마가 시작된다. 국회에도 한 번씩 촬영 팀이 오가고 있다. 잘생긴 배우들도 나오고, 국정감사장에서 의원들의 호통에서 보좌진들의 업무까지 디테일을 살렸다고 하니 사람들 관심거리가 될 것이다.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국회를 주목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나오는 정치는 늘 특정한 사람들의 것이다. 보좌관이라는 드라마의 부제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정치인을 지칭할 것이고, 국회는 권력을 잡기 위한 정치인의 배신과 암투가 벌어지는 곳일 뿐이다. 예고편만으로도 대략 줄거리와 관점이 읽힌다.민중 권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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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종 김종훈의원 수석보좌관
2019.06.17 11:05